사실 예전에 한번 글 올렸어요..
독일서 랭귀지 코스 다니는 중이고 동유럽 사람들과 수업 듣는데 강사가 찬바람 쌩쌩 분다구요.
2달 배운 것 치고는 언어 공부는 잘 되고 있고 갈 수록 재미있는데 정말 뜻밖의 요소가 스트레스를 주네요..
저는 정답도 열심히 대답하고 수업 잘 듣는 학생이에요. 근데 완벽하게 문장을 만들기엔 내공이 부족하니까 말 수가 많은 학생은 아니죠. 2달 배운 외국어가 입에서 척척 나오진 않죠.
일단 문법, 어휘, 리딩에 있어서는 제가 제일 열심히, 잘 하는 학생이고 ( 뭐 한국 학생들이 대부분 그렇겠지만) 제가 수업 열심히 듣는 만큼 강사가 차가운 게 정말 이해가 안 갑니다.
제가 사실 강사 출신이에요. 해서 어떤 스타일의 학생이 유난히 눈에 밟히고 편하고 어떤 스타일이 살짝 꺼끌한지 자알 압니다. 맹세코 저는 까탈스럽게 굴거나 수업도 건성 듣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제가 발표를 해야 하면 똑부러지게 대답 잘 하고 정답도 잘 얘기하고...인성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아닙니다. 사실 학창 시절 선생님들 한테 이쁨을 "더" 받으면 받았던 스탈이지 선생님 눈 밖에 나는 스탈이 아니죠.
처음엔 내가 아시안이라서 그냥 본능적으로 아시안한테 무관심하고 좀 싫어하는 사람인가 싶기도 했어요.
대충 감안하고 내 공부 열심히 하자 싶었는데 이 강사한테 수업을 매일 아침 8시30분 부터 12시 반까지 6개월을 들어야 하더라구요. 강사가 바뀌길 기대했는데 한 강사한테만 죽 수업을 듣더군요. ;;;
독일 국가에서 보조하는 코스를 듣고 있어서 딱히 학원 옮길 상황도 아니구요.
아...스트레스 받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수업 끝나고 나가면서 인사 해도 시큰둥...다른 학생들 활짝 웃으면서 보내는 거랑 대비되죠..
사실 제가 정답 대답해도 코멘트 반응 안하고 있다가 다른 학생이 같은 대답 하면 그제서야 맞다 이런 적도 여러 번이에요.
오늘은 어떤 다른 여자가 안하던 눈화장을 진하게 하고 왔더니 아는 척을 하면서 여자 수강생들에게 눈화장 하냐고 한 명씩 묻는 거에요. 저한테도 물어볼 줄 알았는데 저는 안 묻고 그냥 진도나가더군요.
앞으로 5개월을 수업 더 들어야 하는데 강사가 꺼끌하다보니 궁금하고 뭔가 더 질문을 하고 싶어도 그냥 묵힐 때가 많아요. 자꾸 누적되다 보니 스트레스도 받구요. 스트레스 받아서 좋을 게 뭐가 있나요...아...5개월은 진짜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제가 진중한 편지를 보내볼까 하거든요?
수업을 더 열심히 듣고 싶은데 선생님께서 제가 부족하더라도 좀 더 관심을 주셨으면 좋겠다, 내가 말이 아직은 유창하지 않아도 내가 말 할 때 따뜻하게 조금 기다려줄 수 있느냐 그럼 나도 기운 얻고 더 적극적으로 발표할 수 있을 것 같고 등등..
자기 수업 더 열심히 듣고 싶다고 마음을 열고 편지를 쓰는데 어느 누가 계속 밉상으로 보겠어요.
어떤가요;; 아...나이 먹어서 내 생애 진짜 이런 일로 스트레스 받을 줄 몰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