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전화가 왔는데
목소리 쩌렁쩌렁 "니가 내 며느리 맞냐? 시어머니 다 죽게 생겨서
119 실려가게 생겼는데 전화한통이 없다.'"하십니다.
많이 흥분하셨더이다. 깜짝놀라 들어오니
우리 부부는 어머님이 명절때 감기가 와서 몸이 별루 안좋으셨는데
나이도 있고 기냥 지나가는 감기려니 하고
대스럽지 않게 생각했었나봐요.
명절날은 시누도 오고 해서 딱히 걱정안하고
친정가서 가족들과 지내다보니 아무생각을 못했거든요.
연휴끝나고 시누랑 통화할때도 시누가 아무말도 안했거든요.
아프면 아프다고 말씀을 하셨을텐데 말이죠.
그래도 "전화한통 했어어하는데" 많이 서운하셨나봐요.
다른 자식들도 전화한통 없었나봐요.
전 막내라 식구들 모이면 나이들도 있고해서 많이
어렵거든요. 부엌에서 설거지하고 뒤치닥거리하구
형님들 다보내고 제일 늦게 친정으로 가면 넉다운되요.
긴장이 풀려서.
설다음날엔 제부생일도 챙기랴 아이병원도 챙기는라
깜빡했거든요. 근데 그전화 받으니 맘이 넘 불편해요.
어머님이 81이십니다.
아주 정정하세요. 다리도 짱짱하시고 허리도 짱짱하셔서
아직까지 고추농사며 깨농사 벼농사 지으세요.
6형제가 있는데 다들 객지 사시구 오직 막내만
어머님가까이서 지내고 있죠.
막내아들을 아버님마냥 생각하고 계시는것 같아요.
불안들어온다,tv리모콘안된다,등등 사소한 것들
옆에 사람한테 도움청해도 될것을 퇴근하고 오라하십니다.
아들이니까 그럴수 있지만
신혼때부터 1박2일로 가서 그 많은 논동사,밭농사 도와드렸습니다.
지금생각하면 참 착한 며느리,아들이었나봅니다.
지금12년차인데 지금 생각하면 너무 내 삶을 시골일에만
그래서 그 좋은 신혼때 놀러간 기억이 없네요.
지금도 일주일에 한번씩가요. 일이 줄기는 했지만 가는 횟수는 별반 차이가 없네요.
시골 일이란게 끝이 없더이다.
금요일 저녁이면 울리는 전화벨 맞아요.시골에서 온 전화
주말 스케줄이 쫙 어머님 계획을 설명하셔요.
쉬는날 몰아쳐서 아들에게 일을 주세요.
어쩔때는 다음날 출근을 많이 힘들어할때는도
이게 먼가 싶어요.
어머님도 아시겠죠.
결혼하고 금방 일 줄인다하셨는데.
형님들도 제사때도 내가 있으니 안오시고.
멀리살아서 이해는 하면서도
전화한통없어요. 김장도 혼자,제사도 혼자,명절때는 제일
먼저와서 준비하는 사람이고요. 멀리서 오시는분들은 손님대접
이제는 저도 좀 쉬고 싶어요. 주말마다 긴장하고 있어요
일주일에 한번갈꺼 이주에 한번으로 할까봐요.
아들은 가서 어머님 식사라도 챙기라고 날 꼭 데리고 갈려구해서 합니다.
가면 또 제가 어머님 안스러워서 열심히 합니다.
저도 시골 다녀와야 맘은 편하지만
어머님은 사근사근 하시는 분은 아니고 하고싶은말 다
하고 사시는분이라 뒤끝은 안남으시겠지만
듣고 있는 사람은 맘이 많이 다쳐요.
제가 전업이라 노는 며느리라 생각하시나봐요.
이제 울아이들 밖으로나가서 이것저것 체험을 하고 싶은데
넘 시골에 묶어있어서 놀러간 기억이 가물가물
아이들아빤 시간 내라네요. 월차쓰고 가자고.
참. 주말에 못가니.
일하는 며느리는 대접받더라구요. 큰며느리는 어려워하시고.
주위에서 보면 그래서 일하는다는 사람도 있고,
참 어렸네요. 세상사가
난 한다고 하는데 ......
그래도 많이 부족한가봐요.
82님들의 위로도 받고 싶고, 조언도 듣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