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어릴적만 해도 동네에 서점만 서너개였어요.
크지는 않아도, 나름대로의 특색이 있었던지라 자주 드나들며 책도 읽고 서점 아줌마랑 친분도 쌓고 그랬지요.
중고등학교땐 참고서 사러 매일이다시피 들렀었고,
잠깐 들러선 머리식힐겸 잡지도 좀 들여다 보고, 서점 아줌마랑 세상 돌아가는 얘기도 하고.. ^^
그러다 대학들어가고 취직하고, 저도 사는게 바빠서 서점에 발길을 끊었지요.
정말 필요한게 있으면 인터넷으로 구입하고, (그게 더 싸기도 하고요 )
그러다 시집을 가서 친정동네를 떠났어요.
명절때 친정에 가게 되었고, 아이들이 책고르고 싶다고 하길래, 서점을 찾아나섰죠.
음.. 그많던 서점이 다 없어졌더라고요.
딱 한군데, 그나마 동네에서 제일 큰 서점 하나만 남아있더라고요. ( 제일 크다고 해봤자 동네서점..크기죠 뭐 )
반가운마음에 아이들과 들어갔더니 서점 아주머니, 30년전 그대로 계시네요.
제 얼굴도 알아보시고, 제가 자주 사가던 잡지이름까지 기억하시고.. ^^;
순간 너무 반가웠어요.
아이들이 책 고르는 동안 아주머니와 얘기를 나누었는데
동네서점이 지금 다 망해가고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지금 아주머니네도 겨우 버티고 있다고 .
인건비 줄이고 뭐줄이고 해서 겨우 입에 풀칠만 할 정도라고요.
그도 그럴것이 요즘 대형 서점의 횡포가 너무 심하대요.
교보문고같은 곳이 지역 곳곳 들어오고나선 사람들이 동네서점을 찾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인터넷 서점에서도 30% 이상씩 저렴하게 파니, 당연히 젊은 사람들은 거길 찾지 않겠느냐 하시네요.
아주머니왈, 책값 마진은 별로 남지 않는데요. 대형서점에서 그렇게 싸게 팔수있는건
다 출판사에서 직접 대량구매하기 때문이라고요.
당연히 사람들은 싸게파는 곳을 찾아가게 되어있고, 그만큼 싸게 팔자니 남는게 없으니 서점이 망해가는거죠.
지금 전국에 있는 서점의 80%는 문을 닫았대요. 나머지 20%도 이제 오늘내일..
이렇게 서점이 문을 닫으면 중간도매상과 소형출판사들도 유지가 안되고..문을 닫게 되고
결국 남는건 대형서점과 대형출판사... 벌써 수많은 좋은 출판사들이 도저히 유지가 안되어 문을 닫았다네요.
그렇게 우리가 좋은 책을 접할 기회는 별로 없어지네요...
사실, 저역시 싸고 편리한 맛에 인터넷이과 교보에서 거의 구입하는터라 뭐라 할말은 없었지요.
하지만 현실을 알고나니 마음이 아프네요.
다음에 친정올때까지 문열고 있을지 모르겠다는 아주머니의 씁쓸한 말.. 이 계속 마음에 남아요.
외국 여행가면 동네마다 오래된 서점들이 몇개씩 꼭 있고.. 장사도 잘되던데..
대형서점과 출판사가 판치는 우리나라의 구조.. 상.. 몇년안에 동네에서 서점볼수있을일은 없겠네요.
차라리, 책은 나라에서 정액제 -로 지정해서 어느곳에서나 같은 값이었으면 좋겠어요.
할인을 해도 다같이 할인을 하고요.
그래야 소점포도 살지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