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면 아기를 데리고 시댁에 갑니다.
아주버님네 식구들도 아기를 데리고 옵니다.
남편의 누나도 옵니다. 누나는 결혼 안해서 혼자 와요.
저희 어머님은 며느리들에게 다 맡기시는 분은 아닙니다.
음식 대부분 다 해놓으시고, 차례상에 놓을 전 세 종류 정도,
차례상에 딱 놓을 만큼의 양만 부치는 것 거들라 하세요.
하지만 한 살에서 일곱살까지 아기들이 모여있으니,
애 기저귀갈고 우유 먹이랴, 칭얼대는 거 달래랴, 간식 주랴,
모인 식구들 끼니마다 상차리랴 설거지하랴, 디저트 준비하랴,
이래저래 며느리들은 주방에 있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잔뜩 쌓인 설거지를 하고 있으면,
거실에서 깔깔깔 티비보면서 웃는 소리 들립니다. 남편과 누나입니다.
커피 타고 있으면,
여보 난 녹차, 컴퓨터 방에서 밀린 미드 보던 아주버님 목소리들립니다.
전부치고 있으면,
어머님 침대에 누워서 늘어지게 잠자던 시누, 새우튀김 집어먹으러 주방에 쓱 들어왔다 나갑니다.
애 밥먹이느라 내 밥은 눈으로 들어가는지 어쩌는지도 모르게 정신 없는데,
어머님이 아주버님 밥 다 먹었으니 물 떠다 주랍니다.
남편은 자기 밥숟가락 딱 놓고 리모콘 바로 잡습니다.
이런 #$%^%&*%^&*&$#%^
아니 다같이 즐겁자고 모였고, 다같이 먹는 음식 준비하고 치우는데,
이 남매들은 왜 이렇게 늘어져있나요?
자기네 엄마가 이렇게 땀 뻘뻘 흘려가며 고생하는데,
자기들은 뭔데 가만히 앉아 받아먹고 있나요?
성인이 된지도 한참 된 것들이, 가족의 일부가 쩔쩔매며 일하는 것을 태연히 보고 놀고먹고 있나요?
왜 본인들 아버지 제사를 지내는데, 손 하나 까딱안하고 남의 손을 빌어먹나요?
이건 매번 생각해도 교양이 없는 거에요.
교양머리가 없지 않고서는 저렇게 가만히 앉아서 받아먹어야할 이유는 없는 것 같아요.
저도 똑같이 뒹굴뒹굴 해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어머님이, 내가 너희들보다 설거지 빨리 하니 그냥 놔두고 애나 봐라 하시지만,
그래도 저는 상식 선에서, 최소한의 교양 선에서,
제일 연로하신 분 혼자 일하게 놔두고 티비 앞에 앉고 싶진 않던데요.
명절 때마다 이 남매의 행동에 너무 화가 나요.
남편에겐 누차 이야기해서, 커피라도 타라, 애라도 적극적으로 봐라, 최소한 한 번의 설거지는 해라.
라고 말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중인데,
도대체 저 아주버님과 시누한텐 어떻게 해야할까요?
교양없는 식구들 개과천선 시키신 분 있으면 조언 좀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