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명절에 시댁식구에게 의도치 않은 서운한 소리 들을 때 저도 대처하는 법을 터득했네요.

남편에게 고맙네요 조회수 : 2,565
작성일 : 2012-01-25 01:00:26
뭐랄까 코드가 안 맞다고 할까.
상대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만 
가끔가다 한번씩 제 생각에는 어쩜 저렇게 아무 생각없이 이런 말을 저런 말을 할까
그게 생각해보니 저를 겨냥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서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할 수 있는 것이긴 한데
뭔가 때와 장소와 상황에 맞지 않을 때 꼭 저에게 하는 말 같아서 지레 열받은 적이 많았죠. 

혼자 속 박박 긁어보기도 하고 그러다가 남편에게 불평을 늘어놓기도 했는데
어느날 남편과 대판 싸우다가 니들끼리 해결하라고 저보고 일침을 놓더라구요.

그래, 남편때문에 맺게 된 관계지만 나와 상대의 일이지 내가 해결해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있던 중
설이 다가오고 저는 여느때처럼 설 전날에 정말 열심히 전 7가지와 잡채와 불고기를 만들어 갔습니다.

차례를 지내고 저녁 시간에 시누이들이 왔어요.
그 분들도 제가 그리 썩 맘에 들기만 할까요. 그렇지만 오빠의 처이고 또 사랑하는 어머니의 며느리이고
조카의 엄마이고 좋은 게 좋다고 늘 웃음으로 반갑게 저에게 대해주지요. 
여기까지는 매우 나이스!

저와 어머니까 상을 차리고 드디어 저녁식사 시간.
음식에 대한 칭찬이 시작됩니다. 칭찬 받자고 한 일도 아니고 저는 담담합니다.

잡채가 도마 위에 올라갑니다.
요즘 잡채 보기 힘든데... 라고 서두가 나오면서
시누이 두 분이서 만담이 시작합니다.

나는 사. 
그래 그래 사는 게 나아.

사는 게 더 싸게 들어.

저는 속으로 ( 그래 그렇겠지)

그리고 사는 게 더 맛있어!
마자 마자

참 밥상머리에서 그러면 안되는데

제가 입을 열었어요.

그럼 나도 이제부터 사오겠다고
사는 게 더 싸게 들고 심지어는 더 맛있는데
뭐하려고 11시간 동안 꼬박 앉지도 못하고 고생해서 이 짓을 하냐고.

깜짝 놀라서 그런 게 아니고 라고 말을 하네요. ( 저도 압니다. 저보고 한 소리 아니라는 걸)
남편 얼굴보니 표정 안좋더라구요.

혹시 나중에 갈굼을 당하지나 않을까 걱정도 되었지만
화투도 치고 맥주도 마시고 잘 놀다가 왔습니다.

나중에 저보고 까칠하고 예민하다고 욕해도 할 수 없지만 전 마음 속에 앙금이 없네요.
그냥 모르는 척 해준 남편도 고맙구요.

전체적으로 유쾌한 명절이었습니다.

 

 

 
   
IP : 110.14.xxx.215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25 1:15 AM (122.36.xxx.11)

    잘하셨어요
    앞으로도 할 말은 하면서.
    남편이 못마땅하게 여겨도
    무시하세요
    어차피 조금 시끄럽고 껄끄러워야
    타협이 됩니다.

  • 2. 잘했어요.
    '12.1.25 1:18 AM (211.226.xxx.191)

    우리 시누들도 예전에 그랬었는데
    저는 꾹 참았거든요.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어이구-_-;;


    지금 생각해도 화나요.
    바보같이 왜 참았을까 하면서.

    4식구가 와서 1박2일 지내면서 시어머니 용돈만 드리고
    고기 한근도 안사왔어요.
    맛있다는 말도 안해요.

    매운탕이 맛있다 누가 그러면
    생선이 물이 좋아서 싱싱해서 그런거야 이러면서요.
    지금은 얼굴도 안보고 살아요.

  • 3. ..
    '12.1.25 1:19 AM (118.129.xxx.81)

    혹 남편못마땅하게 여기면 , 남편보고 교통정리잘하라고하세요..
    그리고 부인이 당하는건 마땅한건지... 잘하셨어요... 음식타박하는사람들한테는
    먹을자격을주면안됩니다...

  • 4. 우와
    '12.1.25 1:24 AM (116.127.xxx.95)

    원글님 나이스~
    잘하셨어요 ~

  • 5. 뭐랄까
    '12.1.25 1:50 AM (112.153.xxx.36)

    왠지 엄청 통쾌한데요?

  • 6.
    '12.1.25 7:54 AM (222.108.xxx.66)

    시누와 같이 명절을 보낸다는 것으로도
    남편분이 님께 충분히 고마워해야할 것 같은데
    전7 개는 어떤 전일지.

  • 7. truth2012
    '12.1.25 7:55 AM (152.149.xxx.115)

    전부다 사서 하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4122 고성국은 평론가가 아니라 박그네 바람잡이 인증한 듯~ 9 큐티인증 2012/02/24 1,286
74121 둘째 출산 5달째,,살이 잘 안빠지네요...얼른 빠지면 좋겠어요.. 2 애기둘엄마 2012/02/24 1,156
74120 좀 전에 사라진 할머니 아빠, 오빠가 밉다는 글 보신 분. 나거티브 2012/02/24 933
74119 동생이 뇌사상태입니다. 꼭좀봐주세요 47 제발 도와주.. 2012/02/24 17,120
74118 양재역에서 교육개발원가는 길 아시는분!! 4 단호박좋아 2012/02/24 1,231
74117 믹서기 활용?? 2 잘쓰시나요?.. 2012/02/24 1,485
74116 중딩 아이 핸드폰 비밀번호 알고계세요? 15 엄마 2012/02/24 2,454
74115 그들은 이럴때 입을 닫습니다 안돼! 2012/02/24 568
74114 초등 저학년때 미국 1년 갈 계획인데..아이를 영유/일유 중 어.. 5 뒤돌아보지마.. 2012/02/24 1,425
74113 초등 교과서 어디서 살수 있을까요 2 ^^ 2012/02/24 1,004
74112 서럽운 세입자만 웁니다..글(평) 8 로스트원두 2012/02/24 1,737
74111 문재인이 말하는 '사람중심 사회'란? 2 ㅉㅉㅉ 2012/02/24 721
74110 그때 잡을걸..합니다.. 4 민들레화분 2012/02/24 1,531
74109 주차하다가 주차기둥에 빽미러를 들이받았는데요 주차 2012/02/24 1,349
74108 꿈은꿈일뿐이겠지 혹시 2012/02/24 509
74107 김승진&박혜성 3 갑자기 2012/02/24 2,353
74106 썬킴과 같이방송하시느분 있잖아요?? 1 로즈마미 2012/02/24 904
74105 휄체어 어디서 구해야 할까요? 5 혹시 2012/02/24 640
74104 고무 손잡이 스텐 냄비 어디서 파나요? 2 있다 2012/02/24 768
74103 또 목사들 선거판에 개입하기 시작, 총선 앞두고 선관위 비상? .. 3 호박덩쿨 2012/02/24 636
74102 미국 대학가에...(꼭 좀 봐주세요!) 5 라맨 2012/02/24 1,278
74101 나꼼수를 들은 적은 별로 없지만 82땜에 친근해지네요 1 .... 2012/02/24 751
74100 웃기지마 이름 2012/02/24 447
74099 교사가 무시받기시작한이유 20 ... 2012/02/24 5,025
74098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들, 종편과 인터뷰를??!! 3 도리돌돌 2012/02/24 7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