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얼마전에 이사를 하여
시댁 식구들과 집들이 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번 설은
집들이겸 친정식구들과 보내기로 했어요.
친정엄마, 이모
여동생 가족들 4명
기러기아빠 남동생
사촌여동생(외삼촌 딸) 가족들 5명...
이모도 여동생도 사촌동생도
모두 친정에 온것이지요.
사람들 많이 초대해서
밤늦게 음식 준비를 하면서도
하나도 힘들지 않고 즐겁기는 이번이 처음인 듯...
여동생도 사촌등생도 하하호호
사촌동생이 결정적으로
친정식구들과 설을 쇠니 이렇게 아무 부담도 없고 좋네...정답을 멘트로 날렸네요.
여동생이 전을 부쳐오고 한과도 가져오고
사촌동생은 샐러드 채소를 준비해 왔어요.
저는 떡국과 잡채, 나물들 무치고 밑반찬들을 준비했구요.
결혼한 지 20년이 넘었어도
시집식구들이 와서 먹고 갈 때면...아무것도 안해오고 봉투를 주지만
외며느리인 저는 왠지 혼자 식모가 된 느낌...이랄까...뭐 좀 그랬는데
친정식구들과 지내니 또 다른 느낌이네요.
요양원에서 지내시는 엄마...얼마나 오랜만에 외출인데...
평소에 못해드린 좋아하시는 음식 만들어 드려야지,
언제 우리집에 오셨는지 기억도 안나는 이모...대장암 수술도 하셨는데 뭐라도 해드리고 싶고
여동생은 어제 시집식구들 치르느라 고생했으니
내가 편히 한 끼쯤은 해주고 싶고
외로운 기러기아빠 남동생은 엄마음식 솜씨 닮았다고 내가 한 음식을 얼마나 좋아하는데...
우리집에 고모들 오신다고 세배 온 사촌동생 가족들...생전 처음 우리집에 오는 건데
제부가 뭘 잘 먹는지...마음이 쓰이더라구요.
그런데 남편은 가만히 앉아있기만 해도 너무 피곤한 표정이네요.
저녁도 안먹고 지금 잠들어 버렸어요...ㅎㅎ
매번 설을 이렇게 친정식구들과 보낼 수 있다면
모든 명절 불만들이 사라질 것 같아요.
대신 남편이 별로겠지요....자기 식구들과 보내고 싶지...
울 남편이 제 이런 기분을 알아주기만 해도 좋을 것 같아요.
이렇게 한 번 친정식구들과 옛이야기 하면서 깔깔거리고
뒤집어지게 한바탕씩 웃으며 명절을 보내고나니
그간 시집식구들과 치르느라고 힘들었던 스트레스까지 다 날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