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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고통스러운 기억이 자꾸 되살아나요

.. 조회수 : 2,378
작성일 : 2012-01-24 05:45:11

저는 직장에서 중간책임자예요.

올해 팀을 짜면서

30대 중반의 남자를 저의 기획으로 두었어요.

올해 중반까지는 잘 지낸 편이었어요.

그 남자기획이 능력이 있어서였고,

저도 그 사람이 인간적으로 괜챦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하반기 넘어가면서부터

남자 기획이 다른 팀의 팀장이랑 친하게 지내더라구요.

다른 팀장은 나이가 50대 중반 남자.

저는 40대 중반 아줌마구요.

 

사적으로 친한 것이야 상관없어요.

그런데 다른 팀장이 자기부서에서 해야 할 일도

우리 기획에게 시키고

우리 기획도 그 팀장이랑 같이 있는 시간이 늘어나구요.

 

그런데 저는 그 팀장을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공적인 일도 사적으로 처리하려고 들고

어떤 상황에서 직감과 직관이 앞서나가다보니 본인의 편의대로 상황을 왜곡시키기도 하고

사무적인 섬세함이 부족하여 실수만발인 것을 다른 사람에게 시켜서 해결하고...

 

 

저 역시 직설적인 면이 있어서

그 기획에게 그 팀장의 에피소드 같은 것을 얘기해주면서

결과적으로는 그 팀장의 단점을 들추기도 했지만

사적으로는 저 역시 그 팀장과는 친하게 지내요.

장점도 있는 사람이니깐요.

 

 

또 저는 타인에 대해서

장점은 장점이고 단점은 단점이라는 태도를 가지고 있어요.

그러나 그 바탕에는 인간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깔려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여름 이후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하기만 하면

기획은 괜히 삐딱하게 반응하고 튕겨나오는 느낌이었습니다.

원래 까칠한 성격이니 그러려니 했는데...

 

어느 날은 크게 터졌어요.

어떤 사안에서 부딪쳤는데

저한테 화를 내더군요.

제가 기획에게 화낸 것도 아닌데, 기획이 저한테 불같이 화를 내더라구요.

저는 왜 그러냐? 설명을 했고 같이 화는 내지 않았어요.

오히려 나중에 제가 문자로 먼저 사과를 했죠.

 

그런데 그런 큰 일이 3번정도 있었어요

그때마다 제가 사과하고

기획이 했던 말 중에

다른 사람은 부장님 반만해도 부장님 보다 더 잘한다.

부장님은 왜 모든 것을 잘한다고 생각하냐?

여자는 못하는 부분이 있다. 인정해라.

왜 맨날 다른 사람 욕하고 다니냐?

앉았다하면 남욕하고 정말 듣기 싫어 죽겠다. 예수님이나 부처님처럼 모든 사람을 품어줄 수 없느냐?

-->그래서 제가 남의 단점까지도 좋게 해석할 수 없는 부분은 나도 동의하고 집에가서도 밤에 혼자 반성한다니깐

혼자 반성하는 것은 정말 위험한 일이다. 왜 그렇게 고고한 척 하느냐?

-->제가 남편에게 그런 말을 하니깐 당신이 남욕한이나 하고 다닌다는 것은 정말 아닌데? 업무처리나 자기 주장이 확실한 건 맞지만...이라 했고, 가까운 사람에게 그러니간 제가 남욕하고 다닌다는 것은 좀 어이가 없다해요. 아마도 그 기획이랑 가까운 다른 팀장에 대한 저의 시각이 기획에게 못마땅했을지도...

왜 모든 일을 독단적으로 결정하려 드냐?

--> 이 부분은 다시 생각해도 울컥한 것이 제가 추진력이 있다는 이야기는 좀 듣지만, 기획이 그렇게 생각한 사례는 좀 어이가 없었어요. 이미 다 여러 팀장들의 동의얻어서 추진한 일인데 제 맘대로 결정했다고 오해하더군요.

---------------------------

저에게 저런 요지로 소리소리 지를 때 그 광경을 목격한 사람이

너무 놀라서 저에게 위로를 하는데

지금 이 광경만 보면 제가 잘못한 것 같죠?

그러면서 또 자기 변명을 늘어놓고...

 

그 일 때문에 너무 힘들어할 때 저랑은 부서가 달라서 멀리 떨어진 어느 분이

저한테 와서 그러더군요.

기획을 조심하라.

왜냐니깐 그 사람은 너무 심리가 불안정해보인다.

사춘기를 정상적으로 보낸 사람 같지 않다(실은 고등학교 중퇴에 검정고시로 대학감)

사랑을 많이 못 받은 것 같다.

저런 사람의 피해망상증은 가장 가까우면서도 만만한 사람에게 다 폭발한다.

그 사람의 부인이 아닌 것을 다행으로 알고

가능하면 사무적인 대화만 하고

혹시 기획이 공격해오면 절대 자세를 낮추지 말고 맞받아쳐라.

안그러면 또 그런다.

 

그로부터 며칠 후 술자리가 있었는데

기획이 저에게 그러더군요.

부장님 이해해 주십시오.

제가 원래 좀 그렇습니다.

다른 팀에 있을 때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길래 제가 대답했어요.

미소지으면서

"앞으로 **님을 더 사랑해야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저의 진심이었구요

그 순간

기획의 뭐라고 더 말하지 못하고 눈빛이 확 꺾이는 것은 느꼈는데요.

 

 

문제가 생겼습니다.

제 맘속의 트라우마라고 해야하나요?

요즘 잘려고 누워있으면

자꾸 기획이 했던 폭언들.

억울한 상황해석.

날 얼마나 무시하면 그렇게 소리지를 수 있을까?

말 내용을 떠나 그 울림과 분위기. 날 누를려고 하던 위압적인 자세.

 

한번은 제가 울었어요.(정말 바보같죠)

그러니깐 여자우는 것 제일 보기 싫다고 하면서

그래도 우니깐 이제야 여자로 보이네요.

아... 정말 떠올리기도 싫은 장면이네요.

 

지금 생각해보니

정서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사람인데 제가 너무 파고든 것 같습니다.

그 기획은 사모님과의 직장 문제 등으로 이제 다른 곳으로 전근해요.

앞으로 마주칠 일은 거의 없겠지만

저는 설연휴 기간 맏며느리 노릇하느라 피곤한데 잠도 못자고

이렇게 전전긍긍하네요.

벌써 몇 달 된 일임에도

상처가 더 아프게 다가와요.

 

더 사랑하고 감싸주어야 할 사람이라는 것도 맞겠지만

저는 그러기에 강하지 못한 사람이란 걸

다시 한번 느끼네요.

다시 만나서 그때 그건 아니라고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싶을 뿐여요

아마 그러면 또 소리지를 듯.

 

집에서 자신은 농담으로 한 말인데도

가끔씩 자기 마누라가 자주 집구석에 쪼그리고 앉아서 운다는 이야기가

납득이 되네요.

IP : 118.41.xxx.193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밝열매
    '12.1.24 6:30 AM (119.64.xxx.251)

    언제 적 지나간 바람인데 아직도 지나간 바람을 쫓고 계시나요?
    쫓은들 그거 잡을 수 있나요?
    잡은 들 지나간 방귀 잡아서 약에 쓰실일 있나요?

    놓아라! 놓아라! 하는 것은
    바지가랭이 찢어진다고 이수일이 심순애한테 마지막으로 하는 말이 아니고여
    일어나는 이에 특히 지나간 일에 얽매이지 말라는 것이지요.

    이런 일 저런 일, 좋은 일 나쁜 일, 섭섭하고 얄미운 일...
    모두 '나'라는 존재가 일으키는 말썽입니다.
    모두 '나'라는 존재만 없었다면 겪지 않을 일이지요.
    그러나 '나'라는 존재가 없을 수 있나요?
    여기 이렇게 퉁퉁거리고 불불 거리고 있는데..

    그 퉁퉁거리고 불불대는 '나'라는 존재가 가짜라는 것이지요.
    공(空)하다는 것이지요.무(無)라는 것이지요.

    씨나락 까먹는 소리 같지만 한 번 '나'가 없다고 생각해보셔여.
    기획은 원글님이 아닌 허공에 대고 소리 지르고 난리 부르스 땡긴 거지요.
    한 마디로 꼴깝떤거겠지요.

    그 순간 원글님이 거기에 없었던 것처럼 행동할수 있었잖아요.
    울기는 왜 울어요. 돌부처처럼 묵묵히 있었다면
    바람은 돌부처를 흔들지 못하고 그냥 지나갔을 겁니다.

    자기가 한 말은 남이 받아 먹지 않으면 자기가 도로 먹게 되어 있어요.
    손님에게 내어놓은 음식, 손님이 먹지 않으면 식은 음식 주인이 먹어야 하는것처럼...

  • 2. 밝열매
    '12.1.24 6:46 AM (119.64.xxx.251)

    지금 이 순간부터 어떠한 경우에도 울지 마셔여.
    오늘의 대한민국을 일구는데 막중한 기여를 한 대한의 엄마들이
    울어서야 되겠어여? 그러니까 여자라는 소리를 들어야할 이유가 없어요.

    '나'는 거기에 없는데 너는 어디다 대고 나불대는 것이냐?
    이렇게 일어나는 현상을 인식하고 그저 바라만 봐 보셔여.
    한번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아마, "저 여자 어디서 도 닦고 왔나보다" 다들 그럴겁니다.
    그리고는 두번 다시 님에게 함부로 못할거예요.

  • 3. 밝열매
    '12.1.24 6:47 AM (119.64.xxx.251)

    원래 김 안나는 숭늉이 더 뜨겁고
    소리 안 나는 방구가 더 지독하더라구요...

  • 4. 밝열매
    '12.1.24 6:50 AM (119.64.xxx.251)

    아, 제가 있을 곳이 아닌가요? 저는 남자거든요.
    엄마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싶어서 왔지만
    쫓아 내신다면 다시는 안 나설게요.^^0

  • 5. 휴..
    '12.1.24 8:45 AM (211.246.xxx.164)

    죽을듯 사랑한 남자가있었어요..그런데 헤어지고 곧 다른 사람이랑 결혼해요.. 그때 저희 어머니랑 서로 못할짓 많이 했어요.. 지금은 비록 잘지내지만..

    어제 목욕탕엘 어머니랑 둘이 갔습니다.. 때밀어주시는 분이 없어서 서로 등을 밀어주다 제 엉덩이 쪽에 살이 텃나 보드라고요 ., 튼살을보고 어머니가 언제 텃냐 그러길래 안보이는데 어찌아냐 했어요 ㅡ 어머니가,

    난 알지, 니가 소갈머리 내부릴때 튼거지 뭐,

    이러시는데, 저 너무 분노가 일어나서 어제 잠한숨 못잤습니다. 예비신랑한테 너무 미안하구요 .. 원글님 심정도 이해 되요.. 시간이 약이 되리라 믿습니다.. 스스로가 더 강건해져요, 우리!

  • 6. 하늘
    '12.1.24 10:24 AM (222.112.xxx.48)

    밝열매님 읽은 책 중에 권하고싶은 책 있으면 댓글 달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요즘 책에 빠져서리,,,,

    휴님,,,정말 화가 솟구쳤겠어요,,내려놓고 용서하세요
    아,,그리고 결혼 축하드려요!!!

  • 7. ...
    '12.1.24 7:34 PM (115.161.xxx.234)

    우선 '모든 사람이 다 내 맘 같겠지'하는 생각은 금물이에요.
    심리적 거리를 두고서 그 사람을 검증해 보세요.
    그러면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이다 하는 게 나올 거에요.
    그런데 저경우 악의를 가지고 있는 게 보이잖아요.
    저건 말도 안 되는 공격인 거에요.
    그 땐 그 말에 전혀 신경쓰실 필요가 없어요.
    보세요.말에 신경쓰다 보니까 상처만 받고 구구하게 설명하다보니 꼬투리를 잡혀버리잖아요.
    그 사람들은 억지스러운 말로 상대를 당황하게 하고 기분을 상하게 하려는 의도에요.
    그 땐 강하게 반격을 하시거나 별 대답할 가치를 못 느낀다 싶으면
    "그러게요."등의 말로 얼버무리면 되는 거죠.

    이제 아셨으면 '그래,그 사람은 원래 못된 사람이야.나를 화나게 하려고 일부러 그런 말도
    안 되는 공격을 해댄 건데 내가 거기 말려들어 속상해하면 나만 손해지~'하고 털어버리세요.

    그리고 앞으로는 잘못했다는 생각이 안 들면 절대 먼저 사과하지 마세요.
    아마도 남과 불편한 갈등관계를 잘 못 견디시는 분같은데 그런 불편함을 빨리
    털어버리는 훈련을 해보세요.

    마지막으로 저도 님같이 억울한 상황에 제대로 맞받아치지 못한 경우 자꾸 떠올라
    마음이 아팠던 적이 있어요.
    그럴 땐 이렇게 하죠.
    머릿속에 그 상황을 떠올려요.
    그 사람이 공격을 해올 때 멋지게 받아쳐주는 장면을 그려요.
    입으로 소리내서 말해도 좋구요.
    그러고나면 한결 편해지던데 그렇게 해보세요.

    그리고 위에 밝열매님은 장자사상하고 통하시네요.
    저도 그렇게 하려고는 하는데 잘 안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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