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가 며늘입니다.
처음부터 합가는 아니었고 중간에 합가한 케이스예요.
같이 사는 동안 시아버지가 2년정도 편찮으셨어요.
직접 병간호는 안했지만 입원 퇴원하실때 중간에 드시고 싶은거 있으실때 제가 다 해다 드렸어요.
몇달동안 날마다 주사 맞으러 가실때도 제가 모시고 다녔어요.
저 그때 일하는 중이었어요.
물론 전 학원 강사라 오전 시간이 그나마 자유로웠고 남편은 출근해야하니 그럴수 밖에 없었어요.
같은 지방에 사는 시누이 둘은 한번도 그런 일 한적 없고 가끔 입원하셨을때 병문안만 왔었어요,
시누이들은 집에서 과외했습니다.
그 중간에 저희 친정엄마가 많이 편찮으셔서 제가 정말 많이 힘들어햇었어요.
엄마 시한부선고 받았고 지병이 도져서 병원에 입원하셔서 제가 간호해야 했을때
제 아이들 밥 신경안쓰셔서 제가 정말 서운했었어요.
엄마 퇴원하시고 아이들이 친정에 왔을때 저보고 처음 한 말이 굶어죽을뻔 했다는 거였어요.
4일동안 할머니가 딱 한끼 챙겨주더라고..
제가 밑반찬 다 해놓고 꺼내서 가열만 하면 되는 냉동식품도 있다고 죄다 말씀드렸었어요.
그런데도 잘 모르겠고 어쩌고.. 그러시더라구요.
전 별로 말이 많지 않아요. 왠만한건 그냥 참고 넘어가요.
그런데 그때는 정말 정말 서운해서 시어머니한테 대놓고 말했어요.
정신병원에 계신 시아주버님 면회가야햇을때 ..
시아버님 돌아가시고 시어머니하고 제가 보호자로 되어 있어서 제가 늘 혼자 면회갔었는데
그때는 병원에서 시어머니도 오셔야 한다고 해서 제가 모시고 갔었어요.
저 결혼하고 시아주버님 처음 봤어요. 그것도 정신병원에서..
정말 서운했다고... 제가 결혼하고 처음으로 한 부탁인데 어쩜 그러실수가 있냐고..
어머님 미안하다고 하시죠..
근데요. 이번엔 제가 마음이 완전히 닫혔나봐요.
엄마 돌아가시고 시어머니한테 말하기가 싫어요.
하루에 한마디도 안나와요.
엄마 돌아가시고 장례 치르고 며칠후에 시어머니가 저한테 그러시대요.
다 잊어버리고 우리끼리 행복하고 즐겁게 살자고......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저런 뜻이 말이었어요,
물론 악의는 없으셨겠죠. 근데 엄마 장례 치르고 한달도 안지났어요. 저희 엄마 시어머니보다 6살이나 어렸어요.
힘들겠지만 시간 지나면 그래도 괜찮아진다.,, 이런식으로 말만 하셨어도 그렇게 서운하지 않았을거예요.
그냥 이런 저런게 쌓여서 말하기가 싫었어요.
오늘아침에 어딜 다녀오시더라구요.
남편이 어제 술마시고 많이 힘들어해서 오전 내내 남편 신경쓰느라 정신 없었어요.,
밖에서 들어오시길래 어디 다녀오시냐고 했더니 시장에 갔다오셨대요.
들어오시면서 우리 그이 살아계셨을때는 차로 태워다주고 그랬는데 안계셔서 아쉽다고 하시대요.
우리그이.. 그말 듣더니 제 아들이 웃대요. 시아버지 살아계셧을때 웃는 얼굴 단 한번도 못봤거든요.
심지어 시아버지한테 먼저 말 건네는 일도 드물었어요.
저한테 말씀하셨으면 제가 모셔다 드렸을텐데 왜 그러셨나니까 제가 편하지 않고 어려워서
말하기 싫으셨답니다... 하하
그동안 병원가실때마다 제가 모시고 다녔어요.
같은 지역에 사는 딸들은 한번도 그런일 없었어요.
그동안은 편했는데 오늘 아침에 갑자기 제가 어려워지셨나 봅니다.
제가 너무 어려워서 그런 이유도 거리낌 없이 제 앞에서 말씀하셨나봅니다.
전 나이 먹어서 악의는 없지만 눈치 없고 공감능력 없으면 그것도 죄가 된다는걸 시어머니를 통해 배웠습니다.
그런데 시어머니한테는 눈치 없고 공감능력없는 며늘로 남고 싶어요.
2월부터 다시 일 시작합니다.
그리고 가을에 분가합니다.
그냥 쭉~ 평생 ~ 그런 며늘로 남을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