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애 버릇 잡으려고 혼내다가 지쳐서 저런 생각도 해 봤어요.
어짜피 사회생활 시작하면 다 배울거.. 집에서는 그냥 너 하고픈대로 해라.. 놔두는게 낫지 않을까..
고집센 네살 아이, 아직 어린이집에 다니지 않는 아이..
올 봄에 어린이집 보내려고 생각중인데 그렇게 결정짓고 보니
이 아이가 어린이집 가서 선생님들한테 미움이나 받지 않을까..
다른 애들이랑 부딪히지나 않을까.. 미리 걱정이 앞서서
밥 먹을 때 식탁 흔들지 마라, 의자에 앉아서 장난치지 마라,
동생꺼 니 맘에 든다고 막 뺏지 마라, 아무거나 입에 넣지 마라,
니가 좋다고 뭐든 니 맘대로 할 수 있는거 아니다,
그러면 남들도 싫어할거고 유치원 선생님들도 싫어할거다,
차례지켜라, 인사 잘 해라, 징징대지 말고 말해라,
기타 등등등.. 요즘 하루하루 잔소리의 연속이에요.
물론 다 좋은 버릇을 들여놓으면 좋을 부분들이지만
아직 네살인 아이가 단번에 말을 들을리도 없고
무한 반복으로 가르치려다 보니 종국엔 잔소리가 되고,
어쩔 땐 야단을 치다가 제 감정이 앞서서 화를 내고 소리치고 맴매도 하고.
그러면 또 아이는 울고 제 눈치보고 더 어깃장 놓고.. 그런 악순환이 되기도 하지요.
한두번 그냥 넘어갈 법도 하지만 그러다 지 고집만 앞서고
아무때나 울면 된다고 생각할까봐, 떼 쓰면 다 된다 나쁜 버릇들까봐
애를 잡는것 같아서요.
이러저러한 모든 습관.. 그냥 어린이집 다니기 시작하면 알아서 익히게 될까요.
저는 그냥 집에서 오냐오냐 이쁘다 이쁘다 쓰다듬기만 하는 엄마역할만 해도 될까요.
아이가 어질러 놓은거 치우는거, 지저분해진 아이 씻기는거 그게 귀찮지는 않아요.
아마.. 제 어린 시절 언젠가 유치원에서 선생님한테 호되게 혼난 기억이 있는건지
유난히 제 아이가 밖에 나가서 다른 사람의 미운 눈길을 받을까.. 그게 걱정이 되는 것 같아요.
잘 가르치려다가 죽도 밥도 안되고 애랑 의만 상할거 같으면,
그래서 결국엔 아이가 기댈 엄마도 없이 자신감도 없이 그런 아이가 될 것 같으면,
차라리 그냥 모든 교육은 세상에 맡기고 저는 그냥 애를 내버려둘까.. 싶기도 한.. 그런 밤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