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다가올 구정 생각하니 슬퍼지네요..

.. 조회수 : 1,203
작성일 : 2012-01-18 19:20:03

이번 구정이 결혼하고 두 번째 명절입니다.

첫 명절이였던 작년 추석 때,

명절 당일 전 날에 형님(시누이) 집에 아침 일찍 가서 음식 준비를 했어요.

시부모님께서 지금 형님(시누이)과 함께 사시거든요.

시댁은 단란하고 화목하고..그런 분위기에요.

다들 좋은 분들이라 결혼하면서 제게 그런 가족이 생겼다는게 참 좋았었어요.

저희 친정은..그렇지 못해요.

이런 얘기 신랑 말고는 처음 해봅니다.

저희 친정은 뭔가 좀 틀리네요..

부모님이..사이가 좋지 않으세요..

어렸을 때부터 이런 저런 일이 많았지만,몇 년전,아빠가 집을 담보로 돈 1억을 가져다 쓰는 바람에 엄마가 그걸 알고는...그 집도 다 엄마가 힘들게 모아 장만하신거..

그 후부터 두 분이 일절 말을 안하고 각방을 쓰시며 살아오셨어요.

중간에 몇 번인가,

울화가 치밀이신 엄마가 아빠한테 화를 토내놓으시면서 싸우신 적이 있었구요.

저희 형제는 가운데서..뭐라 말도 못하고..중간에 껴서 그렇게 자랐네요..

특히 저는 맏딸이라 그런지,만만해서 인지,편해서 인지,,중간에서 말을 전하는 역할을 담당해왔어요.

그 스트레스...슬픔.....정말 가슴에 한이 됐네요..

나이를 들면서,두 분 사이,이런 집안 분위기,어떻게든 해보려고 저 혼자,,정말 노력해본다고 했는데..

동생들도 남자라 그런지 시큰둥...

가슴에 상처만 쌓일뿐......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어요..

저는 결혼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그런 부모님의 모습..아빠라는 가장의 모습...을 보면서 남자도 못 믿고,,싫고,,

남들처럼 행복한 결혼이란건 내 인생에 없다고,절대 안할 거라고 생각해왔거든요..

그러다 신랑을 만나고...진실되고 믿을만한,,,그리고 단란한 신랑가족의 모습을 보면서 저도 남들처럼 살아볼 수 있겠다 싶었어요.내 인생도 그렇게 한 번 살아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가여운 엄마와 동생들,,이런 가족한테 보통 여자들처럼 그렇게 결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래서 엄마,동생들도 나로인해 보통 가족처럼 잘됐으면 좋겠다는 그런 마음도 있었네요..

결혼할 때 친정엄마는 어려운 살림에 천만원을..

제가 굳이 됐다는데도 보태라고 주셔서..저 그거랑 제가 번 돈이랑 합쳐서 결혼준비했어요.

아빠는 아무것도..정말 아무것도 해주신게 없고,,오히려 두 번, 남들은 결혼할 때 사위가 뭘 해준다더라..라고 하셨네요.

바란것도 없지만 정말 서운했어요..

그래도..마음은 좋은 사람이다..그래도 아빠니까..라고 생각하며 결혼하고서도 나름대로 도리는 다할려고 해왔어요.

그런데 얼마전,,엄마가 또 터트리셨어요..

그동안 참고 사셨는데...또 알아보니 빚이 아직도 그대로라고...

그동안 이자만 내면서..집에는 돈 한푼 안가져다 주면서..그렇게 살아오신거라네요

저한텐 이자도 내고,목돈 생길때 빚도 갚아서 원금이 얼마 안남았다고,그러니 걱정말라고 큰 소리 치던 아빠...

결국 얼마전 혼자 집에 갔는데....엄마와 아빠 두 분이서 또 싸움...........

저는 가운데서.....

어떻게든 돈 갚을 방향으로 엄마 설득...적반하장인 아빠 설득....

나이가 들고 시집을 갔는데도,아직도 그런 상황이 너무 어렵고 슬프고 가슴아파요..

두 분이서 이혼하신다네요..드디어요..

그렇게 차라리 이혼하고 그런 모습 안보여주는게 자식한테 좋지 않겠냐고 얘기해왔는데..드디어 하실려나봐요..

정말 끔찍하게 싫고 가슴 아프네요..

몇 일 전 문득...설을 앞두고 시댁에 선물이라도 해야할 것 같단 생각에

신랑하고 얘기를 했는데요..

작년 추석 때 형님(윗동서,신랑 형 아내)이 친정에서 보냈다고 고기를 싸오셨더라구요.

그게 생각나서,,생각해보니 나도 뭔가 해야할 거 같아서 얘길했더니 신랑이 사실..자기도 조금은 부러웠다고 하더라구요..

저 결혼하고 지금까지...형님되는 분은 종종 친정에서 이것저것 시댁에 먹을거리를 보내주셨어요.

친정이 시골이시라..채소같은것,먹을 쌀같은것도 거기서 주문...

저희 친정은 아무것도 일절 없어요...가끔 엄마가 우리 먹을 김치나 반찬 조금 해주신거...

상견례도 안했는걸요....결혼식때도 끝나도 다 같이 밥먹는데 두 분만 따로 앉아서 말도 안하고...

상견례도 어렵게 핑계대며 피했는데...

결혼후에도 가끔 상견례도 못했으니 밥 한끼 하자는 말씀 하시는데 정말 말도 못하고....

그럴때면 정말 우울해져요...

사실 저도 내색은 안했지만...시어머니께서 형님이 가져온 야채같은거 나눠주시거나,뭐 받았다 말씀하실때나,추석 때 다 같이 고기 먹는 자리에서 형님친정에 고맙다고 전해달라고 가족들이 말할때나..

늘 왠지 가시방석같았어요..

시댁은 제가 느끼기에 전혀 개의치 않아하시는데..오히려 형님이 좀 당당해하는 분위기지만..

시댁에서도 속으론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단 생각도 들어요....

저는 속편하게 선물같은거 서로 안주고 안받고 싶으니까 아무렇지 않은데..

한편으론 형님에 비해 너무 관심없는거 같은,너무 정없는거같은 친정이라고 생각하실까봐 마음이 쓰이네요..

그래서 신랑한테 그냥 내가 준비해서,친정에서 보낸거처럼 하기라도 하면 어떨까 싶어 얘길 꺼냈는데

내 손으로 준비할 생각하니 이게 뭔가 싶고...

신랑이 그런 마음이였다니....

그동안 왠지 서러움과 슬픔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것같아요..

신랑한테도 미안하고 면목없네요.....

안그래도 친정가도 사위라고 잘 대해주는것도 없고,두 분은 말도 안하고,나 혼자 가운데서 아둥바둥했는데..

형님네는 아주버님가면 사위라고 같이 밥먹고 술먹고 자고 오고....

우리 친정은 다같이 모여 밥 한끼 먹은 적 없네요..

착한 우리 신랑은 그래도 좋은 분들이라고 잘하려고 하고,,그동안 한 번도 이런 말 한 적 없었는데..

우리 가족은 정말 왜 이럴까싶어..너무 슬프고 우울해져요..

이번에도 시댁가족끼리 모두 모여 오손도손 음식준비하고 밥 먹으며 정말 명절다운 분위기 보낼텐데..

처음 명절때도 우리 친정,,명절에도 부모님 따로 식사하고,가족들끼리 대화도 없고,,나혼자 다른 가정들처럼 잘 해보겠다고 아둥바둥거렸던 생각에 왠지 서럽고 혼자서 더 힘들 엄마 생각도 나서 참 씁쓸했었는데....

 이번에도 저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을거같아요...

 형님이 또 뭐라도 준비해주셔서 싸가지고 오시겠죠...

이렇게 시댁하고 친정끼리 이것저것 나누고,명절때도 나누고 하는게 도리인건가요??

 제가 준비해서라도 이번에라도 시댁에 뭘 해드려야할까요??

만약 그런다해도...안그래도 씁쓸한데....앞으로 계속 명절때마다 이래야 되나 싶어  정말 슬프고 신랑한테 미안한 생각뿐이네요..

IP : 114.205.xxx.4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아
    '12.1.18 7:33 PM (175.126.xxx.116)

    저희도 참... 암울한 가족이었어요.
    저희 어머니 뭐 하나 챙겨줄 줄 모르셨고.. 윗동서, 즉 형님은 친정에서 수산물, 과일 바리바리...
    저도 참으로 가시방석, 부러움.. 등등...할 얘기야 많지만..
    결론적으로 저는 제가 마련해 갔어요.
    신랑하고 얘기 한 후에 과일이나 고기나 곶감이나 제가 사서 저희 어머니가 어머니 드리라고 하시네요 하면서 전해드렸네요. 그냥 그렇게 처리하니까 맘이 편하더라구요.
    그리고 시댁에서도 원래 보내셨지만 또 답례품 보내시고 그걸 자연히 친정엄마에게 몇 년 간 드리니
    저희 친정 엄마 뭐 사가라고 돈을 챙겨주실 정도로 변하셨어요.
    원글님도 그냥 씁쓸한거 서운한거 부러운거 접어두시고 그렇게 하심이 어떨런지요?
    너무 우울해 하지 마세요. 저희 가족 아직도 문제가 많~~이 많~~이 있어 말보따리 풀면 일년 열두달 얘기해도 모자를 정도지만.. 잊을 건 잊고 넘길 건 넘겨버려야 하는 것 같아요. 사람 변하기가 쉽지가 않더군요.
    힘내세요~

  • 2. 똥강아지
    '12.1.18 7:40 PM (211.234.xxx.66)

    토닥 토닥..
    많이 힘드셨죠. 십분 이해가 가요.
    저랑 많이 비슷 하네요.
    저도 결혼 제가벌어 했어요. 저희 아빤 심지어 하객들 밥값도 내라고 하셨어요.
    전 결혼 13년차에요.
    저도 원글님 처럼 형님네 친정이부자라서. 애들 생일날 십년동안 수수 팥떡 해오시는 친정식구들 너무 부러웠어요.
    이주에 한번 친정가는 형님도 부럽구, 친정아버지가 딸보고 싶다고 시어머니 계셔도 오세요.
    전 다음에 형님네 집에서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울오빠는 돈잘벌더니 엄마는 나몰라라. 아빠는 몇년전에 돌아가셨어요.
    시누들 셋이나 있는데 다들 너무좋아요. 남편보다 전 시누들 때메 살아요.
    오늘도 시누네 반찬 해다드렸더니(부탁하셔서) 두올케 친정갈때 들고가라고, 그비싼 배한박스. 한과 한박스 사주시네요.
    그러고도 밥 같이 못먹어서 미안하데요. 회사다님.
    울엄마는 제생일 남편생일 우리애 생일 한번도 연락없죠.
    저 친정에 잘해요. 가전 제품 거의 제가 사드렸구요.
    용돈. 화장품.병원비.보험. 전화. 다부담합니다.

    그냥 지금은 팔자라 생각해요.
    명절때도 가서 얼굴만보고 옵니다. 다른때는 항상 밥사드리고 오는데 명절엔 음식점 안하니까요.
    전 명절에도 안가고 싶은데 남편도 챙기고,시누들도 저리 챙기시니 차마 안가진 못해요.
    글이 길어졌네요.
    상처가 치유되길 바래봅니다. 원글님 탓이 아니에요.

  • 3. ..
    '12.1.18 7:48 PM (121.181.xxx.203)

    한국여자들 참 착한거같아요
    원글님 미안할거없어요..
    부모님이 그래도 키워주셔서 며느리로 보내주신건데
    신랑이 감사해야져..
    미안하긴 머가 미안해여..
    가정사 안좋은건 그냥 그런거구...어쩔수없잔아요.^^

  • 4.
    '12.1.18 7:49 PM (118.219.xxx.4)

    비교하지 마세요
    원글님만 할 도리 하시면 됩니다
    부모님은 어쩔 수 없어요
    비슷한 입장이라서요 ㅠ
    그리고 이혼하시면 양쪽으로 신경쓰이고
    따로 뵈어야하고 눈치도 보이고 더 힘들어져요
    시부모님이 친정에 선물 보내시면 님이라도
    신경쓰셔야겠지만 그렇지않으면 그냥 두세요
    다 같을 수는 없지요 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0087 영어 대사 해석 안되는 부분 도움 부탁드려요 2 위기의 주부.. 2012/01/18 565
60086 어떤 음식을 해가면 좋을지 하나씩만 좀 알려주시면... 2 음식솜씨 2012/01/18 674
60085 5년된 컴퓨터 바꿔야 하나요?아님 업그레이드 하면 될까요? 6 골치덩어리 2012/01/18 1,073
60084 예비고삼이 이과에서 문과로 전과를 하고 싶어합니다. 7 예비고삼 2012/01/18 2,366
60083 벌써 3번 다녀 왔는데... 3 과학관 2012/01/18 1,327
60082 저도 가방 봐주세요~ 3 반짝반짝 2012/01/18 1,923
60081 미국앞에선 한없이 작아지는 조중동-KBS 1 yjsdm 2012/01/18 492
60080 경험자분들 많은 조언부탁드려요 3 아니 벌써?.. 2012/01/18 612
60079 안검경련 1 라이프 2012/01/18 461
60078 이마트몰에서 파는거 테팔 곰솥 써보신분들 계세요? 2 테팔 2012/01/18 2,092
60077 25년전 왕따당했던 나... 10 우주 2012/01/18 2,782
60076 오늘 끝장 토론에.. 2 ... 2012/01/18 690
60075 교복 6 중학생맘 2012/01/18 777
60074 설날 제수용 조기 냉장해도 될까요? 1 허브 2012/01/18 1,086
60073 (급함)렌즈 안과 밖 구분해서 껴야하나요? 7 처음 2012/01/18 788
60072 암웨이 정수기 1 코디 2012/01/18 1,028
60071 브리타필터 마트에 파나요? 3 정수기 2012/01/18 905
60070 시부모님들 안계시는데도 시작은아버님네가 오시는분 계신가요? 13 혹시 2012/01/18 3,004
60069 직장에서 점심식사비 후불청구하는곳이요.. .. 2012/01/18 384
60068 딸 하나 인데 어떻게 키워야될까요. 2 남매이야기를.. 2012/01/18 1,134
60067 정수기 필터값 29만원 폭탄 맞았슴다 ㅠㅠ 7 사과짱 2012/01/18 3,091
60066 학교 다닐 때,, 이런 기억.. 2 추억속으로 2012/01/18 566
60065 폐업하는 자영업자분들은 어떻게 사실까요? ... 2012/01/18 1,395
60064 애들 한복 금박 많은 거 어때요 6 고민 2012/01/18 947
60063 명절때 음식 만들어주는 도우미 2 2012/01/18 1,6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