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큰딸이요, 2월생이라 다음달에 딱 세돌되고 이제 막 네살됐어요.
작년 봄에 동생 보고 격동의 시기를 여러달 어찌어찌 넘겼나 싶었는데,
새해 들어서 말 그대로.. 미친듯이.. 말을 안들어요 ㅠ.ㅠ
말을 안듣는걸로 끝나는게 아니라 아예 말을 거꾸로 들어요.
동화책 개굴개굴 청개구리에 나오는 딱 그 청개구리에요.
예를 들어,
밥을 먹다 식탁을 발로 막 차길래 식탁 흔들지 마라.. 그러면
여지없이 보란듯이 싱긋 웃으면서 식탁을 발로 더 차구요,
둘째가 잠들어서 눕혀놓고 나오면 꼭 그 방에 들어가려 해서 들어가지 마라 하면..
역시 여지없이 더 세게 문 덜컹덜컹 여닫구요.. 뭐 그런식이에요.
청개구리 + 놀부 캐릭터가 딱 이럴거 같아요.
그래서 제가 붙들고 하지 말라는데 왜 하니? 그러면, '(이렇게 하는게) 좋아서 그랬지.' 그럽니다 .
처음엔 울화통이 터져서 미친듯이 화도 내고 언성도 막 높였는데요,
제가 이렇게 화 낸다고 애가 수그러드는게 아니고 애도 더 소리높여 울곤하니
이제는 그냥 무시하는데, 아직까지 싹 무시하는 통 넓은 속은 못되서
저 혼자서 '아 진짜 짜증나 너 미워 싫어' 이렇게 좀 중얼중얼 거려요.
이 말도 애가 들으면 아마 곧이 곧대로 따라할거같아서 입 밖으로 꺼내지 않으려 해도
제 속이 너무너무 복장터져서 울화가 치밀어서 아직까지는 입 밖으로 소리가 나오네요.
원래 네살이 이런건가요 선배님들..?
이러다 마는건가요, 이 다음 단계는 또 어떤 난관이 기다리고 있는건가요?
애랑 기싸움 해 봤자, 그리고 이겨봤자 뭐 할까 싶다가도.. 정말 인간 대 인간으로 너무 화가 날 때가 있어요.
아직 어린이집은 안보내고 있고 3월부터 보내려고 하는데요.
이렇게 매일 아웅다웅 미워미워 하다가 정작 어린이집 보내면 미안할거 같아서
하루라도 더 잘 해주고 잘 지내보려고 하는데 제가 아직 그릇이 너무 작고 사람이 못되었는지
애를 너무 막 대하는거 같아서 힘드네요.
너 밉다밉다 혼잣말 하고 동영상 하나 틀어주고 이렇게 저는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책상에 앉아서 혼자 화면 보고 노래 중얼중얼 따라하는 애 보니 또 마음도 아프구요.
아휴.. 저는 언제쯤이나 좀 더 좋은 엄마, 온화한 엄마가 될까요.. 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