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일주일 있으면 두돌이에요...
한참을 컴퓨터 앞에 앉아 "두돌"을 키워드로 검색해보았더니...
다른 집 아기들은 아기가 아니더군요.
숫자도 30까지 읽고, 낱말카드 100개는 척척 알고,
두 돌에 지구본을 돌리며 "영국에 가고싶다"고 했다, 엄마는 싫고 아빠는 좋다고 말했다,
등등 단어 너댓개 이은 문장을 아무 어려움없이 하는 아기들도 많던데... ㅜㅜ
저희 아기 할 줄 아는 자음 '발음'이 몇 개 안돼요.
ㅂ, ㄷ, ㅈ, ㅊ 딱 요거입니다.
저 네 개 이외의 자음으로 시작되는 말은 아예 발음이 안되고요...
그리고 한 음절 이상으로 된 말은 아예 하려고도 안해요.
받침 발음도 절대 안하려고 하고요..
요즘 소방차 가지고 노는데 빠져서는 저랑 제법 역할놀이를 하는데요,
"불이 나면 소방서에 전화를 해야해. 그럼 엄마가 소방차를 출동시켜서 불을 끄러 갈게.
자 따르릉 해봐." 그러면 전화기 귀에 대는 시늉하고 "때에" 합니다. -_- ㄹ 발음을 못해서요.
제가 전화 받고 "네 소방서입니다 어디에 불이났나요?" 라고 물으면,
"책장에 불이 났어요." 라고 말하고 싶은걸 "채, 부, 채, 부" 합니다. -_-
아... 첨엔 귀여웠어요.
그렇지만 정말 답답하고 걱정이 많이 되네요.
치즈도 치. 숫자 칠도 치. 택시도 치. 불도저는 부우. 칙칙폭폭은 퍼퍼. 우유는 우우. 물은 스읍~. 입니다. --;
익숙한 단어 외에 다른 말은 아예 하려고 하지 않아요.
입을 꾹 다물고 있거나,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눈으로 말하면서 응응응. 합니다.
마임은 아주 현란하게 발달했어요. 손목 스냅이 예술입니다. 수화하는 것처럼도 보여요.
응응응. 하면서 뭔가를 가리키는데 제가 못알아들으면 짜증과 땡깡 작렬이고요..
하루종일 응응응, 어어어, 부~
주변 어디서도 24개월에 언어치료나 검사는 시기상조다 하고,
책 많이 읽어줘라, 기다려라, 우리 애는 다섯살에 말 시작했다 하시는데 저는 조바심만 나고...
제가 뭘 할 수 있을까요?
혹자는 제가 너무 미리미리 잘 알아들어서 아기가 굳이 말할 필요를 못느낀다고도 합니다.
그렇지만 그 앞에서 못알아듣는 척 해봤자 땡깡만 작렬이고요...
언어는 소통이지, 가르쳐서 되는게 아니다 라는 주장도 있어서 이거 따라해봐 저거 어떻게 말하지?
하고 자꾸 시키는 것도 애 스트레스 준다는데,
저는 그냥 책이나 읽히면서 이대로 지켜봐도 될까요? ㅜㅜ
혹시 한글나라 수업 같은 거 시키면 도움이 될까요? 부작용이 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