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인용) 전 절대로 그 용인 근처에 가지도 않고 삼숑제품은 절대로 안 삽니다................
에버랜드 동물원에서 1년 가까이 일했던 사육사가 지난 6일 25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사인은 균에 감염 돼 생긴 패혈증. 유족들은 "고인(故人)이 살이 10kg이나 빠질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일했고, 사망 직전에 동물원 우리 철창에 찢겨 얼굴과 다리에 흉터가 났었다"며 그의 죽음이 산재 라고 주장했다. 고인이 싸이월드 미니홈피 등에 남긴 글이 근거다. 패혈증은 상처 로 인해 감염되거나 과로로 면역력 이 떨어졌을 때 감염될 수 있다. 반면 에버랜드 측은 고인이 "동료와 회사 밖에서 술을 마시다가 다쳤다"고 맞섰다. 유족들은 "회사가 거짓말을 했다"며 반발했고,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승인을 신청 할 계획이라고
어느 장례 식장. 영정사진에는 갈래머리를 한 앳된 여성이 삼성 에버랜드 사육사 근무복을 입고 미소 를 짓고 있었다. 스물다섯 살. 생을 마감 하기에는 지나치게 젊은 나이의 사진 속 김유리(가명) 씨는 장례식의 침침한 분위기와 어색하게 마주하고 있었다.
어색한 광경은 또 있었다. 삼성 에버랜드가 보낸 화환이 늘어선 복도에는 삼성 직원으로 추정되는 조문객들이 끊임없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기자가 조문을 온 박원우 삼성노동조합 위원장에게 다가가자 인파는 홍해가 갈라지듯 양끝으로 갈라졌다. 갑자기 수십 명의 눈이 기자에게 쏠렸고, 누군가가 휴대전화기를 꺼내 기자의 사진을 채증해갔다. 삼성 인사팀 관리자였다.
첩보영화를 방불케 하는 장례식장 분위기에서 김유리 씨의 큰아버지 김영철(가명) 씨가 삼성노조 조합원들과 마주했다. 김 씨의 주위에 삼성 인사팀 관리자 두세 명이 줄줄이 따라붙었다.
유족들은 김 씨가 "일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몸무게 가 10kg이나 빠질 정도로 몸이 쇠약해졌고, 지난달 초부터 계속되는 감기 증세를 겪었다"고 말했다. 노무법인 현장의 문은영 노무사 는 12일 유족과의 면담에서 "김 씨는 체중 이 비정상적으로 줄어들 정도로 과중하게 일했고, 사망하기 직전에 동물원 철창에 찢겨 상처가 났던 만큼 (김 씨의 죽음이) 산재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씨가 처음 패혈증이 발병한 원인 은 아직 확실치 않다. 상처를 통해서 균에 감염됐을 수도 있고, 일하면서 면역력이 전반적으로 약해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전자 의 경우에 대해 공유정옥 산업 의학 전문의는 "그 상처가 일터에서 생겼다면 해당 질병 의 업무관련성(산재일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싸이월드 댓글로 미루어보면 김 씨의 상처가 일하다가 생긴 것은 유력해 보인다.
감염 경로가 상처가 아닌 경우 상황은 좀더 복잡해진다. 공유정옥 전문의는 "쓰러지기 전에 다른 감염이 있었거나, 면역력이 약해졌거나, 감기도 낫지 못할 만큼 일을 무리하게 했을 수도 있다"며 "여러 가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재구성해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인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업무관련성 여부를 단정하긴 무리라는 게 그의 최종 결론이다. 단, 그는 "젊은 사람이 패혈증에 걸려 그렇게 급작스럽게 사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덧붙였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김 씨의 상처와 관련해 "(김 씨가) 근무 중에 넘어졌다면 내용을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는데, 밖에서 일어난 일이라 정확하게 원인을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싸이월드 댓글 등을 근거로 근무 중에 다쳤다는 반론은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 또 김 씨의 회사 밖 친구가 "(김 씨가) 근무 중 다쳤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김 씨로부터 받았다는 증언도 에버랜드 측은 무시하고 있다.
대신, 에버랜드 관계자는 "알아보니 12월 9일 동료 두 명과 밖에서 저녁 먹고 술 먹고 2차 가서 넘어져서 다쳤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직원끼리 모금 운동 을 하는 등 내부적으로 우리도 도와주려고 했는데, (김 씨가) 운 나쁘게 패혈증에 걸려 숨진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회사의 책임에 대해 선을 그었다.
유족들은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인정을 신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회사가) 있는 그대로 말했으면 좋았을 텐데 왜 사실을 조작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습니다. 자식을 잃었는데 얻을 게 뭐가 있겠습니까. 돌아설 길도 없고. 그렇게 갑자기 갔으니까 억울한 건 밝혀야 합니다. 아닌 건 밝혀야지요. 우리 딸은 술 먹고 넘어진 게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