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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신춘문예 응모할려구 했던...ㅋㅋㅋㅋ 시에요.

시인지망생 조회수 : 2,044
작성일 : 2012-01-12 21:53:20

부끄럽지만 다섯 개 중에서 하나만 공개합니다.

 

엄마의 편지

‘한 해가 지나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아마도 그건 논두렁에 쌓인 하얀 바람소리가 아닐까
가물었던 올해 가을을 넘어서는 문지방은
흰 눈으로 수북이 덮히었다.
골로 근처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골로 위로 알밤이나 옥수수 같은 것을 구워먹기도 하고
전골이나 찌개 같은 걸 해먹을 수도 있지.
오늘은 날이 추워도 볕이 좋아 마루로 나와서 보니
꺾어놓은 호박에 주름이 지고 나와 같이 한없이 늙어가고 있다.
또한 마당에는 까마귀들이 서성대고 있었다.
말린 옥수수 몇 알을 던져주었더니 물고 달아난다.
차가운 마루에 엎드려 구멍 난 옹이 아래로 또 다른 세상을 본다.
마루 밑 마른 흙 위로 낡은 농기구들이 깊은 잠을 자고
하품하는 집 잃은 고양이 귀여운 기지개를 켜다 고드름 녹은 물
한 방울에 깜짝 놀라 꼬리를 치켜세운다.
세윤아,
그렇게 늘어진 거미줄 아래로 새해가 다가오고 있구나.‘

그 흔한 안부인사도 없이
그 흔한 부탁의 말도 없이
시작도 끝도 모호한 편지.
계절인사로 가득한 편지에는
봄도 없는데
엄마는 꽃을 피운다.

 

IP : 182.239.xxx.87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시인지망생
    '12.1.12 9:58 PM (182.239.xxx.87)

    음.........응모안하길 다행이군요. 맞춤법도ㅋㅋㅋㅋ 안맞는데..ㅋㅋㅋ ㅠㅠ 털썩. ㅋ

  • 2. 시인지망생
    '12.1.12 10:00 PM (182.239.xxx.87)

    어라...손들고 에헤라디야~~하는 이모티콘 가진 뉨~~~하~~~~~~댓글 어디가셨음???

    골로 ------> 곤로 래요.

  • 3. 시인지망생
    '12.1.12 10:07 PM (182.239.xxx.87)

    상처는요. ㅋㅋㅋㅋㅋㅋ 이미 지원도 못했는데..ㅋㅋ
    우아~~~이걸로 상을 받는다구요. 에이~~농담도..ㅋㅋㅋ
    젤 맘에 드는 거긴 했지만, 이렇게 공개하면 또 쓰겠죠. ㅋ.

  • 4. 느낌 좋네요
    '12.1.12 10:13 PM (61.43.xxx.35)

    맞춤법은 시에선 틀려도 되는 거 아닌가요?전 그리 배웠어요ㅋ시는 맞춤법도 사투리도 사전에 없는 단어도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써도 되는거라고...^^
    유명한 진달래꽃의 즈려밟고~이것도 사전에 없었던 단어지만 즈려밟다는 의미를 생각만 해도 느낌이 오는 단어라고 배웠던 기억이 나네요
    오히려 엄마의 편지라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위에 글보다 더 많이 틀리는 게 더 시의 멋을 더할 것 같단 개인적인 생각...^^

  • 5. 시인지망생님~!
    '12.1.12 10:19 PM (118.223.xxx.6)

    암생각없이 글 클릭해서 들어왔다가...
    마음이 쫀득하게 물먹고 나갑니다.
    한줄 한줄 집중해서 잘 읽었어요.
    자세한 코멘트 할 처지나 분수도 못되지만, 느낌 참 좋아요.
    화이팅~~~~입니다.
    포기마시고 도전하시길요^^

  • 6. 시적 허용
    '12.1.12 10:43 PM (121.130.xxx.78)

    시인은 맞춤법 좀 틀려도 됩니다.
    '시적 허용'이죠.

    뻥 좀 쳐도 됩니다.
    '과장법'이죠.

    이거 법으로 정해져있어요.
    쇠고랑 안찹니다.'

    국문법도 법이예요 ㅋ

  • 7. 쓸개코
    '12.1.12 10:50 PM (122.36.xxx.111)

    이제 써오셨던 시와는 다르게 무지 차분하네요^^
    저도 평할 처진 못되고요 감상은 잘했어요 ㅎㅎ
    윗 시적허용님 글도 재밌고 ..ㅎㅎㅎㅎ

  • 8. 내맘대로..;;;;;
    '12.1.12 11:14 PM (118.217.xxx.65)

    눈바람이 낡은 한지문틈을 헤집고 들어와
    5일장에서 막 돌아와 구들장에 누워 언 몸을 녹이는 촌로에게 한해가 지나가는 소리를 들려주었다면
    아마도 그건 논두렁에 쌓인 눈맞은 새하얀 낱알이 바람에 구르는 소리를 전해준것이 아니었을까..

    첫번째 두번째줄 보고 그냥 생각나는대로 적어봤어요..^^;;

  • 9.
    '12.1.12 11:37 PM (211.108.xxx.248)

    단어들이 구수하네요~

  • 10. 지나
    '12.1.12 11:37 PM (211.196.xxx.198)

    좋은데요. ^^
    혹시 끝과 시작이라는 시집 갖고 계세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집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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