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신춘문예 응모할려구 했던...ㅋㅋㅋㅋ 시에요.

시인지망생 조회수 : 2,034
작성일 : 2012-01-12 21:53:20

부끄럽지만 다섯 개 중에서 하나만 공개합니다.

 

엄마의 편지

‘한 해가 지나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아마도 그건 논두렁에 쌓인 하얀 바람소리가 아닐까
가물었던 올해 가을을 넘어서는 문지방은
흰 눈으로 수북이 덮히었다.
골로 근처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골로 위로 알밤이나 옥수수 같은 것을 구워먹기도 하고
전골이나 찌개 같은 걸 해먹을 수도 있지.
오늘은 날이 추워도 볕이 좋아 마루로 나와서 보니
꺾어놓은 호박에 주름이 지고 나와 같이 한없이 늙어가고 있다.
또한 마당에는 까마귀들이 서성대고 있었다.
말린 옥수수 몇 알을 던져주었더니 물고 달아난다.
차가운 마루에 엎드려 구멍 난 옹이 아래로 또 다른 세상을 본다.
마루 밑 마른 흙 위로 낡은 농기구들이 깊은 잠을 자고
하품하는 집 잃은 고양이 귀여운 기지개를 켜다 고드름 녹은 물
한 방울에 깜짝 놀라 꼬리를 치켜세운다.
세윤아,
그렇게 늘어진 거미줄 아래로 새해가 다가오고 있구나.‘

그 흔한 안부인사도 없이
그 흔한 부탁의 말도 없이
시작도 끝도 모호한 편지.
계절인사로 가득한 편지에는
봄도 없는데
엄마는 꽃을 피운다.

 

IP : 182.239.xxx.87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시인지망생
    '12.1.12 9:58 PM (182.239.xxx.87)

    음.........응모안하길 다행이군요. 맞춤법도ㅋㅋㅋㅋ 안맞는데..ㅋㅋㅋ ㅠㅠ 털썩. ㅋ

  • 2. 시인지망생
    '12.1.12 10:00 PM (182.239.xxx.87)

    어라...손들고 에헤라디야~~하는 이모티콘 가진 뉨~~~하~~~~~~댓글 어디가셨음???

    골로 ------> 곤로 래요.

  • 3. 시인지망생
    '12.1.12 10:07 PM (182.239.xxx.87)

    상처는요. ㅋㅋㅋㅋㅋㅋ 이미 지원도 못했는데..ㅋㅋ
    우아~~~이걸로 상을 받는다구요. 에이~~농담도..ㅋㅋㅋ
    젤 맘에 드는 거긴 했지만, 이렇게 공개하면 또 쓰겠죠. ㅋ.

  • 4. 느낌 좋네요
    '12.1.12 10:13 PM (61.43.xxx.35)

    맞춤법은 시에선 틀려도 되는 거 아닌가요?전 그리 배웠어요ㅋ시는 맞춤법도 사투리도 사전에 없는 단어도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써도 되는거라고...^^
    유명한 진달래꽃의 즈려밟고~이것도 사전에 없었던 단어지만 즈려밟다는 의미를 생각만 해도 느낌이 오는 단어라고 배웠던 기억이 나네요
    오히려 엄마의 편지라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위에 글보다 더 많이 틀리는 게 더 시의 멋을 더할 것 같단 개인적인 생각...^^

  • 5. 시인지망생님~!
    '12.1.12 10:19 PM (118.223.xxx.6)

    암생각없이 글 클릭해서 들어왔다가...
    마음이 쫀득하게 물먹고 나갑니다.
    한줄 한줄 집중해서 잘 읽었어요.
    자세한 코멘트 할 처지나 분수도 못되지만, 느낌 참 좋아요.
    화이팅~~~~입니다.
    포기마시고 도전하시길요^^

  • 6. 시적 허용
    '12.1.12 10:43 PM (121.130.xxx.78)

    시인은 맞춤법 좀 틀려도 됩니다.
    '시적 허용'이죠.

    뻥 좀 쳐도 됩니다.
    '과장법'이죠.

    이거 법으로 정해져있어요.
    쇠고랑 안찹니다.'

    국문법도 법이예요 ㅋ

  • 7. 쓸개코
    '12.1.12 10:50 PM (122.36.xxx.111)

    이제 써오셨던 시와는 다르게 무지 차분하네요^^
    저도 평할 처진 못되고요 감상은 잘했어요 ㅎㅎ
    윗 시적허용님 글도 재밌고 ..ㅎㅎㅎㅎ

  • 8. 내맘대로..;;;;;
    '12.1.12 11:14 PM (118.217.xxx.65)

    눈바람이 낡은 한지문틈을 헤집고 들어와
    5일장에서 막 돌아와 구들장에 누워 언 몸을 녹이는 촌로에게 한해가 지나가는 소리를 들려주었다면
    아마도 그건 논두렁에 쌓인 눈맞은 새하얀 낱알이 바람에 구르는 소리를 전해준것이 아니었을까..

    첫번째 두번째줄 보고 그냥 생각나는대로 적어봤어요..^^;;

  • 9.
    '12.1.12 11:37 PM (211.108.xxx.248)

    단어들이 구수하네요~

  • 10. 지나
    '12.1.12 11:37 PM (211.196.xxx.198)

    좋은데요. ^^
    혹시 끝과 시작이라는 시집 갖고 계세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집이랍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2346 낙지볶음. 5 설겆이많아 2012/01/21 1,554
62345 상중에 차례 지내는 게 맞나요? 16 제이미 2012/01/21 9,148
62344 명절이 싫은이유(똥칸) 1 ee 2012/01/21 778
62343 며느리를 들이면 들일수록 맘에 안 든다고 하시던 분..-.- 1 어제 약국에.. 2012/01/21 2,038
62342 영어 질문 4 rrr 2012/01/21 711
62341 길거리흡연 잡을수있는 날 안올까요? 20 마크 2012/01/21 1,428
62340 뒤늦게 어제 OCN에서 하는 이끼,,,를 봤어요 5 막차 2012/01/21 1,775
62339 손녀에게 과자 사주는 이명박 대통령 31 따라쟁이 2012/01/21 6,266
62338 실제키보다 키커보이는 사람있던데 도대체 그게뭘까요?부럽네요 24 아지아지 2012/01/21 24,749
62337 현대홈쇼핑에서 <클레바 칼 갈이>구입하.. 2 로라 2012/01/21 1,157
62336 명절 쇠러 가면서 고양이들 물 어떻하죠. 7 수돗물 2012/01/21 1,468
62335 명절,광명역 주차 할만한가요? 2 주차 2012/01/21 1,678
62334 영화 기묘한 이야기 재미있나요? 4 잉여 2012/01/21 1,520
62333 갈비찜을 샀는데 누린내가 엄청 나요,누린내 없애려면 뭘 넣어야 .. 9 누린내 2012/01/21 2,895
62332 고양이모자인지...궁금해요 고양순 2012/01/21 592
62331 dmb로 드라마 보는데 5 ᆞᆞ 2012/01/21 1,038
62330 허리 디스크 수술 (레이져) 로 이름난 병원은 어디일까요? 6 허리 디스크.. 2012/01/21 1,364
62329 마음을 여는 법 6 꽁꽁언맘 2012/01/21 1,791
62328 명절에 선물 좀 받는 분들.. 7 짧아서? 2012/01/21 1,423
62327 버릴까요? 10 스팀청소기 2012/01/21 1,701
62326 조회가 안 돼네요ㅠㅠ 하나대투 2012/01/21 554
62325 문재인 “석패율제 찬성하기 어렵다” 1 저녁숲 2012/01/21 835
62324 말 너무 많은 남자 vs 꼭 필요한 말만 하는 남자 12 ..... 2012/01/21 6,292
62323 오늘까지 회사 나가는 신랑.. 18 .. 2012/01/21 2,586
62322 한복 만들어보신 분 8 현수기 2012/01/21 1,3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