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시어머니때문에 힘든 것 풀어놓고는 많은 위안을 받고 또 이렇게 여기를 찾아옵니다.
정신과를 가고 싶기도, 상담소를 찾고 싶기도, 부부클리닉을 가고 싶기도 합니다만... 제가 몸담고 일하고 있는 이 바닥이 워낙 좁아서 마음뿐 털어놀 곳이 없습니다..털어놀 친구 하나 없는 제가 되었을까요? 참 한심한 4*세 입니다 ㅠㅠ
제가 믿고 의지하는 여동생이나, 무조건 제편일 것을 아는 엄마에게는, 가슴아파하실까봐 이야기 할 수 없네요.
오늘 일을 마치고 퇴근준비하다가 힘들어 잠시 앉아 있는데 남편한테 전화가 오네요.
오늘도 본인은 직장일로 집에 못오시나 봅니다.
겨울 여행을 아이들과만 다녀오고, 새해를 그냥 조용히 - 시댁에 연락하기 싫어 친정도 조용히- 보내고는 며칠뒤
남편히 가만히 미안했다고 합니다.
무엇이 미안한 것인지.. 나에대한 것인지, 어머니 일인지... 알수 없지만 묻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다가 오려 하나, 말걸려 하나.. 피하고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남편이 싫은 것은 아니지만, 그를 가까이 하면 그와 연결된 시댁, 시어머니를 가까이 해야 한다는 것 때문인거 같습니다.
작년 일이 많아서 올해는 좀 줄일 계획이었었는데... 요즘 더 많은 것을 벌이고 있습니다.
내가 더 바빠져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딴 생각들이 들어오지 못하지요..
남편이 다른 일에서- 좋아하는 취미생활에라도 더 빠져서- 위안을 찾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내게 위안이 되주는 것이 없으니, 전 일을 더 벌리고 있는것처럼요
아까의 남편 전화... 일이 많아 집에 매일 늦거나 못오니 제가 보고싶다네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전 아니었거든요..
남편이 필요하지만, 필요없고...저의 이런 말과 행동으로 그사람이 멀어지면 어쩌나 걱정되지만, 멀어졌으면 싶고...
따뜻한 말을 건네면, 곧 다가올 설날이 떠오르고.. 싫습니다.
아이들에 대한 욕심도 비웠습니다.
아마도 잘키운 아들, 딸 가지신 시어머니보다 더 우리 딸들을 잘 키우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한국의 제일가는 대학들을 나온 애들 고모들.. 저..
그게 행복은 아닌거 같습니다.
요즘 집에서 아이들과 웃는일이 많습니다.
1박2일 보고 구르면서 웃어보고, 10시전에 안자면 큰일나는 줄 알던 제가, 아이들과 개그 콘서트도 처음 보았습니다.
숙제 다했다는 말에, 그럼 책읽어라가 아니고 같이 보드 게임도 하구요..
이번 설에 어떻게 할까요..
남편은 남편집(시댁)에, 전 제집(친정댁)에 갈까 합니다.
아마도 그러면 영원히 제가 그곳에 안가게, 아니 못가게 될 것 이지만요
횡설 수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그렇게 이곳에 제마음의 짐을 털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