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자꾸 여고시절 생각이 나는 걸 보니 늙었나봐요.

충무로박사장 조회수 : 481
작성일 : 2012-01-12 11:26:32

사무실에서 아점을 먹고 나니 하이웨이스트 스커트가 너무 꽉 조이네요.

지퍼를 내리고 편하게 앉아있는데 이건 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도 아니고 불현듯 옛날 생각이 났어요

고등학교때 난방을 해도 교실은 추우니 의례 체육복 바지 위에 교복 스커트 입고 지냈죠.

그 위에다 코트를 입긴 입었는데 필기하기가 불편하니까 단추는 잠근채로 상의만 벗은

그러니까 팔만 내놓고 코트는 허리에 감고 수업을 들었어요.

1교시 끝나고 도시락 까먹고 나니 스커트 후크가 안 잠겨서 지퍼도 다 내리고 2교시 벌써 졸면서 수업을 듣고 있는데

선생님이 갑자기 발표를 시키셔서 아.. 네 네.. 하고 부랴부랴 지퍼 올리고 후크는 안 잠기고 애들은 깔깔대고

교실엔 그런 일이 수시로 벌어졌죠, 선생님이 뭐 시키시면 다들 주섬주섬 옷 챙기고,

행여 칠판앞에 나와서 문제라도 풀라고 하면

코트 벗고 치마 올리고 후크 잠그고 ㅋㅋㅋ.

지우개라도 떨어트려서 앞에 앉은친구한테 주워달라고 하면.

'아 지금 나 보시다시피 고개 돌리기도 힘든상황인데...' 하고 살짝 째려보고는

끙끙대면서 지우개 주워주고 ㅋㅋㅋ

중학교땐 가출하고 학교 안나오는 애도 몇명 있었는데

고등학교 올라오니 애들이 어쩜 그렇게 순진하고 예쁜지

선생님이 조금만 농담해도 자지러지게 웃고 무슨 방청객처럼 반응하고.

7교시 끝나고 자율학습 들어가기 전에 애들이랑 비누랑 수건 들고 수돗가가서 세수하다

좋아하는 총각선생님 지나가면 막 긴장하면서 표정관리하던...

정작 자율학습시간엔 한 두세 문제 풀다가 빡쳐서 책상붙여서 코트 덮고 자고 ㅋㅋㅋ

그때 생각하면 정말 재밌었는데 유행가 가사말마따라 젊은날엔 젊음을 모른다더니.

그땐 당장 졸업해서 머리 볶고 남자친구 사귈 생각만 하고 살았네요.

제가 운이 좋았는지 왕따도 없고 체벌도 없는

가끔 엉뚱하게 웃기는 애들이 섞여있는 공부는 썩 잘하지 못해도 분위기 화기 애애한 학교였어요

IP : 132.3.xxx.68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ㅉㅉㅉ
    '12.1.12 11:56 AM (182.68.xxx.117)

    맞아요. 자율학습 하기전에 학교 밖에 나가서 분식집에서 칼국수 ,냉면 ,떡복기 먹던 기억.. 종류별로 시켜서 마치 부페 하듯이 가운데가 놓고 이것 저것 먹던기억..ㅋㅋㅋ 정말 재미 있었는데... 그래도 전 운이 좋았는지 친구들이 모두 서울의 4년제 대학에 합격을 해서
    다같이 몰려 다니면서 옷사고 영화보고 먹고다녔을
    때가 제일 좋았고 행복했던거 같아요. 그때가 젤 좋았어요. 용돈도 많이받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9606 내년부터 만3~4세 무상보육?? 올해 준다던 보육비는 어케되는거.. 8 이런 2012/01/18 1,077
59605 이런 술버릇 혹시 고칠 수 있을까요? 아지아지 2012/01/18 450
59604 감동적인 동영상 한편 비누인 2012/01/18 398
59603 박정근씨 공개서한 noFTA 2012/01/18 314
59602 시댁은 왜 하나를 해주면 하나를 더 바라는걸까요. 7 동그랑땡 2012/01/18 3,168
59601 1월 18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말과 말".. 세우실 2012/01/18 386
59600 석패율제도를 요약하면 1 .. 2012/01/18 506
59599 잘 스며드는 비비크림 있나요? 6 예쁘게 2012/01/18 1,879
59598 피망사이트에서 누가 제 주민번호를 사용하나봐요 1 ,, 2012/01/18 549
59597 상암동vs일산vs등촌동... 고민입니다. 11 고민 2012/01/18 5,048
59596 서울 산업대 6 진로 2012/01/18 1,135
59595 연애,결혼, 자녀 포기 우울한 우리나라 5 PD수첩 2012/01/18 1,755
59594 페이스북 하시는 분들 좀 알려주세요 2 a음 2012/01/18 529
59593 재래식 돌김으로 무침말고 할수있는 요리좀 부탁드려요 5 돌김 2012/01/18 1,259
59592 박근혜가 한나라당 이름바꾸려 한다니까 6 쵸코토끼 2012/01/18 926
59591 청운중학교에 앰뷸란스가 거의 매일.. 1 ... 2012/01/18 2,232
59590 변기 뚜껑을 닫아주세요 3 뉴스광장 2012/01/18 2,098
59589 영화 <부러진 화살> 오늘 개봉 13 부러진화살 2012/01/18 1,317
59588 원룸사는데 수납장 절실... 2 저리 2012/01/18 1,318
59587 KBS2방송 중단사태는 종편시청률 올리기를 위한 방통위와 종편의.. 4 아침 2012/01/18 801
59586 1월 18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2/01/18 232
59585 경복궁역 브레드인 롤케익? 3 ,,, 2012/01/18 1,067
59584 네살 애가 꼭 자다가 코 막혀 못자겠다고 깨서 우는데 어쩌나요?.. 13 아이고답답해.. 2012/01/18 1,845
59583 류마티스가 의심된다는데 꼭 류마티스내과로 가야 하나요? 8 약골 2012/01/18 2,186
59582 검찰, MB 한반도대운하특별위원장 집무실 압수수색 1 참맛 2012/01/18 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