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100만원 줬는데, 다시 팁으로 20만원 환원해주고.
고학년 초등학생 아들한테는, 여태껏 '품목'을 지정해주고 선물받았는데,
이번엔 받고싶은게 없는거에요.
그래서
"동동아, 오늘은 뜻깊은 나의 탄생일이지만, 현재 갖고싶은게 없다.
현금 3만원을 봉투에 담고 한줄 축하의 메세지를 쓰렴"
그 날 밤, 설거지하는 나의 부근에서
"엄마, 친구들한테 엄마생일날 어떻게하니 물어보니 마사지 몇 번과 심부름 몇번으로 끝난다는데 엄만 아들
돈을 이리 뜯어내야겠어요?"
"그렇게말하면 저번에 개콘에서 여자친구생일날엔 명품가방, 남자생일엔 십자수가 웬말이냐 이거하고 똑같은
맥락아니니"
"ㅋㅋㅋ 그런가???" 하면서, 봉투에 담지않고 현찰로 그자리에서 주는거에요. 매우 아까워하며
"난 받지않으마, 기분좋게 줘야지..필요없어. 봉투에 넣지도 않고 머 물건사냐?"
"아니 봉투가 머가 중요해요. 그럼 나두 안줘요"
"아빠나 엄마가 평상시 용돈줄 땐 그냥 주지만, 설날 추석 생일 이런 날엔 봉투에 담아서 주지
너 세배하구 주머니에서 만원짜리 한장 덜렁 주면 기분좋아?"
"그건 엄마 말이 맞지만...." 하면서, 아주 쏘~쿨~하게 쏙 자기 방으로 들어간다.
5분후에 쪼르륵 "엄마 생각해봤는데, 미안해.."하며 3만원주는데,
"내가 받지 않는다고 했는데 받으면 내가 얼굴이 안선다"
"그럼 어떻게 해야하는데"
"내가 그 돈을 받을 수 있는 명분을 달라"
"명분? 그게 뭔데"
"내가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마당에 받으면 우습잖니? 그러니깐 받아도 우습지 않은 그 뭔가가 필요하다. 이말씀이다"
"엄마의 명분은 뭔데요?"
"5만원을 봉투에 담아. 그것도 밤 12시까지야 그 이후엔 줘도 안받아"
아들은 완전 '헉'
엥? 안주는거에 정말로...
그 담날 자기 돈으로 건담 조립품 하나를 사오더군요. 아주 해맑은, 쾌활한 표정으로 들어오더니만,
"엄마 내가 내 돈으로 사고싶은거 사는데, 엄마 생각이 나더라구요. 오늘은,,, 탄생 축하비 얼마면 되는거에요?"
나두 명랑 쾌활한 표정으로 지으며 "응~ 5만천원"
봉투에 담고 메세지 한줄 쓰고 주면서
"엄마 다음엔 좋은 기분으로 드릴께요. 괜히 표정관리 못해서 2만원 더 넣네"
전, 생일만큼은 아니..생일선물만큼은 꼭~!!! 챙깁니다. 각종 기념일은 안챙겨요. 다 귀찮아서~
아들한테도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빠 이렇게 4명은 꼭 챙기도록 옆에서 알림니다
"동동아 오늘은 할머니 생신이다. 카드와 2만원 넣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