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작년에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저희가족 모두 타고있었고, 상대방 100% 과실이었죠(졸음운전하다가 중앙선을 넘었어요)
안전벨트, 카시트 등이 저희 부부와 아이들을 거의 완벽하게 보호해줘서 큰 외상은 없었습니다.
거의...요.
운전하던 저는 사고순간 핸들과 브레이크를 꽉 밟는바람에 보통 사고나면 아프다는 목이랑 허리 외에도 손가락, 손목, 다리 등등 온몸이 구석구석 아프더군요.
남편은 조수석 머리위쪽 손잡이를 두손으로 어찌나 세게 잡았던지 두 팔을 무리없이 쓰는데 며칠이나 걸렸습니다.
카시트에서 졸고있던 둘째는 머리가 심하게 휘청..남편이 그장면을 목격했는데 충격이 무척 컸는지 밤마다 심하게 우울해했어요.
역시 카시트에 앉아있던 첫째는 워낙 낙천적이고 생각없는 아이라서 목이랑 허리 아픈거 말고는 괜찮았다고 합니다.
남편과 저는 어른이라 그런지 아픈 정도가 좀 셌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혹시나 이상이 나타날까봐 며칠 입원을 했어요.
아이들은 방학이었고 남편은 휴가를 내서 입원을 했는데 , 하루 두번씩 물리치료 받으러 다니면서 푹 쉬었더니 다들 좀 나아지더군요. 저만 빼고요..
저는 퇴원한 후에도 재활의학과랑 한의원에 다니면서 어혈푸는한약도 먹고 침도맞고 사혈인가 그런거 하면서 석달 넘게 보냈어요.
보험회사에서 지불보증을 해줘서 자동차보험처리 하고 무료로 다녔죠.
그동안 상대방 보험사에서 합의얘기를 안하길래 계속 기다리다가, 4개월 반만에 제가 연락해서 직원을 만났어요.
제가 계속 치료받고 있어서 합의금 얘기는 못꺼냈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또 합의본 후에도 사고때문에 후유증이 생기거나 하면 병원비는 다시 자동차보험처리되고 합의금도 조정할 수 있다고 하길래 그날 합의를 봤습니다. 3년안에 생기는 문제는 전적으로 책임진다고 장담하시더군요.
합의보고, 그다음주에 발이랑 목때문에 불편하고 아픈게 걱정이 돼서 큰병원 정형외과에 갔어요.
종합병원급 전문의가 진단을 해줘야 치료비나 검사비, 합의금등을 더 청구할 수 있다고 하길래요.
그런데 검사후 의사선생님이 하는 말씀이
"사고때문에 아픈거라고 증명하기가 힘들다"는 것이었습니다.
의사선생님 뵙기전에 간호사도 같은말을 하더라구요. 이런경우에 병원에서는 교통사고때문이라고 증명해주기가 어렵다구요.
제가 특별히 외상이 없었기 때문이라네요.
사고난 후부터 발목뒷부분이 아파서 계단 오르내리기도 힘들고, 가끔은 가만있어도 심하게 욱신거리고 아팠구요.
목을 좌우로 돌리면 뒷목안쪽에서 모래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나요. 목은 아픈건 아니지만 굉장히 거슬리고 기분나쁜 증상이거든요.
손가락, 손목도 자꾸 이상이 생겨서 설거지 하다가 그릇을 떨어뜨리는 일도 다반사예요. 전엔 없던 증상이구요.
그런데 아무리 제가 설명을 드려도 의사선생님은 이해를 못하는건지, 사고로 인한 후유증이라고 증명하기 힘들다는 얘기만 하시네요.
이미 합의를 본 상황이고, 사고때문에 아프다는건 증명도 못하니 제돈내고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발아픈것 때문에 다니는 병원만 해도 약값만 한달에 8만원이 넘게 들었네요. 언제까지 다닐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사고난후 5개월이 지났는데도 아픈걸 보면 꽤 오래갈것 같아요.
합의를 보지 않았더라면 계속 자동차 보험으로 처리됐을텐데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합의금은 받았지만 저희차 중고차 시세 떨어진거 생각하면 안받은거나 마찬가지거든요.
차를 잘못 고치는 바람에 두번이나 두동강 냈다가 붙인거라 정말 타고싶은맘이 없지만, 돈때문에 어쩔수없이 타네요.
그런일이 안생긴다면 정말 좋겠지만, 만약 교통사고 나시면요. 꼭 꼭 안아플때까지 완벽하게 치료받은후에 합의보세요.
오늘도 병원갔다 오고 돈쓰고 기분좋지않은차에 생각나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