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이제 만3년이 되어 갑니다.
남편과 만난지 8개월만에 결혼해서, 작년에 아이도 하나 낳았습니다.
유복한 집안에서 자란 저와는 달리 홀어머니 밑에서 힘들게 고학하며 살았던 남편이라,
서로의 취향이나 가치관이 많이 다르다는 건 알고있었습니다.
그래도, 서로의 취향을 존중하면서 살면 괜찮을 줄 알았습니다.
남편의 수입은 본인이 결혼 전에 갖고 있던 채무의 이자와 시어머니 용돈, 본인 용돈을 넣고 나면,
십만원 남짓 남습니다. 그걸로 저희 아파트 관리비 중 일부를 부담하구요.
생활은 온전히 저의 차지입니다.
그런데,
어제 어머니 생신으로 저녁을 먹으려고 하는데,
금요일 부터,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은 행동이라며, 비난을 하더군요.
네, 사실 저희 어머니, 저에게 그닥 고까운 말 한마디 안하시는 분이십니다.
지난 추석에 백일 좀 넘은 아이 데리고 가는 저를 위해, 송편꺼리 까지 마련해 놓으시고,
아이가 낯선곳에서 혼자있기 싫어서 우니까, 엄마 일 못하게 징징거린다며 쥐어박기도 하시더군요.
참았습니다. 나이 많으신 분. 그저 그러려니.
그리고, 저희 시아주버님....
임신한 제수에게...
시어머니 모실 때가 되었으니, 모시기 싫으면 이혼을 생각해보라는 문자를 아침 9시에 보내시더군요.
참.그냥 그것도 참았습니다.
남편은 자기 형이 얼마나 부끄러울까...그런 생각에..
그런데, 이모든것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건 아니었나봅니다.
자기 못난 부모형제 덕분에 자기가 참고 살았는데.
이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집을 나갔습니다. 그리고 연락은 없습니다.
숙려 기간이라는 걸 갖자고 하네요.
이혼이겠죠.
그냥 답답합니다.
열심히 까지는 아니어도 최선이라는 걸 생각하면서 살았는데,
임신, 출산, 집안 대소사 다 제가 온전히 책임지고 했는데.
이런 거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