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에 콩나물 비빔밥을 했어요.
잡곡밥에 콩나물, 야채들, 삶은 돼지고기....등등을 넣고 비벼 먹는 건데, 애들도 좋아하고 맛있어요. 그런데 남편이 이걸 보자, 인상 찡그리고 뭐라 하는 거에요.
저는 부엌으로 가서 설거지 하다가 그만 진심이 나와버렸어요. '씨발, 주는 대로 처먹을 것이지'
하하...이러니까 제가 욕 많이 하는 사람 처럼 보이죠? 저 그런데 원래 욕 안 하던 여자였어요. 욕 하는 것도 듣는 것도 싫어해요. 그런데 내 상황이 세월이 이렇게 만드네요.
결혼한지 16년 됐어요. 남편이 바람 핀지는 4~5년 된 것 같구요. 상대도 제가 아는 것만 해도 둘이에요.
형부가 티지아이에서 종종 한턱을 내곤 했는데요, 그러면 남편이 이렇게 맛없는 곳에서 밥 먹자고 한다고 뭐라 뭐라 욕하곤 했어요. 밥을 사주는데 왜 이러는지....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바람녀와 함께 이곳에 가서 놀았더라구요? 누구와 밥 먹느냐가 문제였던 거겠죠.
어느날 빕스에 갔더니, 또 이런 말을 하더군요. 저 보고 샐러드를 담아오래요. 저는 작은애 먹이느라 정신 없었고 해서, 남편 보고 알아서 가져다 먹으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다른 여자들은 다 담아주느라 정신없다나요? 미친 놈...
제가 밥을 아무리 신경 써서 해줘도 항상 뭐라고 해요. 반찬이 문제가 아닌 거겠죠. 그걸 누가 해주느냐가 문제인 거겠죠. 안 그러면 저와 제 아이들의 혀가 문제인 거라든가요?
하하...이혼 하고 싶어서 미치겠네요. 하지만 지금 이혼하면 정말 낙동갈 오리알 마냥 아무 것도 없거든요? 제 인생의 보상을, 제 아이들 인생의 보상을 아무 것도 받을 수가 없잖아요.
이번에 알았어요. 바람이라는거...배신이라는 거...이것도 살인이구나 말이에요.
살인이에요. 전 살아 돌아 다니지만 속은 까맣게 타 들었어요. 제가 살아가는 이유가 있을텐데...다 부정 당했어요.
저는 정말 제 자식들 보다 남편을 더 소중하게 여겼어요. 애들은 제가 다 떠나보내야 할 존재들이고 남편은 죽을때까지 함께 살 존재라고 생각했거든요. 알고보니 남이 맞아요.
다른 사람들이 하던 말들이 다 맞는 거였어요. 남편은 바람 피는데, 마누라만 혼자 모르고...다른 사람들은 다 알고...
제가 욕 했다고 남편이 저에게 말도 안하고 저보고 자기에게 말도 시키지 말라고 하네요. 참, 당당하죠?
위로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