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시합격한 친구가 안되보이긴 처음이네요....
언젠가 공무원 연봉표가 나오길래;;;
어제 외무고시 붙어서 외교관 하고 있는 친구랑 술마셨을떄 들은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우선
이친구는, 지방 소도시의 평범한 집안 출신입니다.
어쩌다 머리가 좋아서 서울대 외교학과를 가더군요
그리고 나더니 외무고시를 붙어서 외교관이 되었습니다.
그당시 서울대 외교학과가, 문과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대한민국 문과중에서는 설법에 으뜸? 버금? 간다는 평가도 있을만큼
똑똑한 애들이 모이는 데였습니다.
뭐, 제 눈에는 저자식 정도면 동년배중에서 대한민국 0.01%에 드는 머리겠구나 라고 생각했고,
그래서인지 몰라도 스물여섯에 외무고시를 붙었더군요.
근데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일단, 뭐 연봉표에서 보셨다시피;;;
고시붙고 외교관을 하는데도
한달에 야근 60시간 꽉 채워서 할 경우 280만원 조금 넘게 받는다고 합니다.
이중에 50만원은 원룸 월세로 나간다고 합니다.
네, 그 호화롭게 보이는 외교관 하는데도, 월세 단칸방 삽니다;;;
애초에 부모님이 전세금 지원 안해주면 단칸방 월세 사는거지요;;;
뭐, 대출받아서 전세들어간다고 해도,
전세이자하고 관리비 공과금 합치면 크게 차이 안난답니다.
그리고 50만원은 고향에 부친다고 합니다.
고시공부하느라 집에 기둥을 몇개 뽑았고;;
촌사람인 부모님은, 아들이 고시붙으면 뭐든 다 해결될줄 알고
노후대책도 없이 아들한테 다 퍼준지라
매달 집에 돈을 부치지 않으면 부모님 생활이 불가능 하다고 합니다.
100만원은 적금붓고 뭐 기타 보험료 내는데 쓰고
나머지 80만원으로 한달을 산다고 하네요.
이 80만원이 한달 식비, 교통비, 휴대전화비, 인터넷비, 기타 등등 생활비가 다 포함된 돈인데
어쩔때는 한 일이십만원 남고
선후배 친구들 결혼식 많은 달에는 모자라서 김밥천국 김밥으로 연명할 떄도 있고 그렇답니다;;
뭐 상황이 이러니,
장가도 못가는거 같더군요;;;
처음에는 여자들이 외교관이라고 호기심에 만나보다가
월급도 별로 높지 않고, 집안도 평범한걸 보고는 금방 시들해진다고 합니다.
게다가 아프리카같은데로 발령받을수도 있다는걸 알면
여자들 반응이 그닥 좋지는 않다고 하더군요;;;
예전처럼 고시붙었다고 여자들이 달라붙는 세상은 오래전에 지났다고 하네요;;;
사실, 저도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외무고시 언저리에서 방황을 오래 했었어가지고;;;
뭐, 지금이야 공기업 비슷한 연구원에 다니면서
이래저래 투잡 쓰리잡해서 소득은 좀 되는 몸입니다만;;;
항상 시험 합격해서 외교관 생활하는 친구가 부러웠는데;;;
지금은 저보다 못한 수준의 생활을 하는걸 보니,
별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뭐, 공무원은 돈보다 명예아니냐....시간지나면 돈도 많이 받는거 아니겠느냐....라고 위로는 했지만;;
애초에 돈있는집 아니면, 공무원은 참 힘든 직업 같더군요;;;
뭐, 그냥 그렇습니다.
나름 술마시면서 충격받았던 기억이 있어서 여기 써봅니다.
혹시 오해하실까봐 사족을 달면;;
동년배 최고 엘리트라고 생각했던 친구가
고시까지 붙고 잘되서 여유있게 살줄 알았는데 아니라서 놀랐다는 개인적 소회이지;;
공무원 대우가 어떠네, 대기업과 비교해서 어떠네 하는 논쟁을 의도하는 글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