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바람보다 햇님의 위력을 알았어요.

조회수 : 1,921
작성일 : 2012-01-06 11:45:06
동화 내용이죠?
길가던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내기를 하는
바람과 햇님 얘기요.


며칠 남편과 냉전이었어요.
항상 같은 문제로 싸우고 상처받고
지칠때도 되었는데 싸우는건 여전히 똑같고요.

싸움의 발단은 사실 남편이 항상 제공하긴 해요.
헌데
싸움의 씨앗을 키운건 저더라고요.


제가 결혼후 우울증이 생겨 
마음에 상처가 크게 남아있어서 인지
지금은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마음속은 여전히 파도가 치고 바람이 거세게
불어대고 있었나봐요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 일에
마음 전부를 걸어두고  그게 약속처럼
지켜지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일고
남편에게 분노를 쏟아대고요.


정말 며칠내내 제 인생을 놓고 심각하게 고민을 했었어요
안좋은 쪽으로.
남편과 살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러다  이게 과연 남편만의 문제일까.
약속을 하고 지키지 않는 남편의 실수가 있었다해도
내 분노가 꼭 그 탓일까.

남편의 실수나 사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잔뜩 가시만 뱉어대던 나는
내 마음이 아직 아프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그래서 마음에 여유를 부리지 못해서
잔뜩 가시를 품고 살았던게 아닐까.


왜 아무것도 아닌 일에 내 모든 것을 건 것처럼 살았을까.
어쩌면 아직 아픈 마음을 인정하지 못한 
내 실수가 더 컸던 거 아닐까.


며칠동안 남편에게 모진 소리만 하다
더 심각한 고민까지 하다가
순간 문득 제 스스로 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면서
아..내게도 많은 문제가 있었구나 하고 깨달았어요.


그리곤 퇴근 후
일기장 한쪽에  남편에게 긴 글을 썼습니다.
며칠동안의 제 마음과 행동과 제 분노에 대한 것.
그리고 저를 되돌아 보고 난 후에 깨달은 점.
마지막으로 그로인해 남편도 상처가 되었을 것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도요.


긴 글을 읽은 남편의 눈빛이 흔들리더군요.
남편또한 진심으로 제게 사과를 하고
더 노력하기로 다짐했어요.


아마도 저는 앞으로 많은 것들이 달라질 거 같아요.
적어도 지금까지는 제 스스로 저에 대해 깊히 생각하고
반성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IP : 112.168.xxx.6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잘하셨네요
    '12.1.6 12:10 PM (203.254.xxx.192)

    햇님이 확실히 좋은데
    괜히 하기 싫더라구요,,지는기분,,

    잘하셨네요,,

  • 2.
    '12.1.6 12:15 PM (221.155.xxx.150)

    좋은 글입니다.
    저도 비슷한 경우예요.
    두고 두고 새기겠습니다.^^

  • 3. ^^
    '12.1.6 1:13 PM (223.26.xxx.26)

    진심을 담은 원글님과..그것을 또 알아주는 남편분이 있으니.. 앞으로 잘 되실거 같아요 ..

  • 4. 이래서 82가 좋아요
    '12.1.6 5:04 PM (115.137.xxx.181)

    이런 글을 읽을 수 있어서 82가 참 좋아요
    저도 지금 남편과 냉전 중인데
    원인은 남편이 제공했지만
    제가 문제를 키우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 고민중인데
    원글님처럼 용기를 내 볼랍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2159 돼지고기 3근이나 샀는데 뭘 해먹어야 할까요 10 .... 2012/01/20 1,922
62158 남편이 머 먹고싶냐고 사온다는데용 25 궁금이 2012/01/20 3,350
62157 불편한 관계에 왕래는 지속 되어야 하는지요??? 3 불편 2012/01/20 1,738
62156 요즘 분란글이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분란글 싫어.. 2012/01/20 915
62155 남자는 송승헌이 대한민국 젤 미남아닌가여? 56 마크 2012/01/20 4,528
62154 코스트코 여성의류 많이 있나요? 아님 명절이라 선물세트만 있나요.. 1 2012/01/20 970
62153 보험 아시는 분 문의요. 2 1234 2012/01/20 577
62152 여신급 미인은 이영애가 아닌가요? 42 푸른연 2012/01/20 5,485
62151 43평 중앙난방 난방비 이정도면 어떤가요? 8 ..... 2012/01/20 2,947
62150 선물받은 가방 마음에 안들어하면 기분나쁘겠죠? 5 난감한선물 2012/01/20 1,394
62149 초중고생 36%, 정신건강에 이상 있다 1 능선길 2012/01/20 1,221
62148 아이들 이름에 돌림자 다 들어가나요? 2 두아들맘 2012/01/20 1,200
62147 회를 하루 지나서 먹어도 괜찮나요? 7 어쩔까요 2012/01/20 3,235
62146 도미노피자 3days 수목금 40%할인쿠폰 받으신분있나요? 5 마크 2012/01/20 2,965
62145 남대문시장 관광(?)할려고 하는데요 2 관광 2012/01/20 1,080
62144 좋은 아이디어 주세요~(마케팅 잘하시는 분) 4 82쿡 2012/01/20 910
62143 필립스에어프라이어 써보신 분~~? 5 궁금이 2012/01/20 1,616
62142 한국 드라마 영어대사 더빙되어서 볼 수 있는 방법? 엔쑤지아스틱.. 2012/01/20 2,309
62141 거절잘하는 방법 알려주세요 9 시크릿 2012/01/20 2,118
62140 점 빼 보신분 7 wlqwnd.. 2012/01/20 1,997
62139 대치동 청실이 과연 재건축후 어느정도 4 ... 2012/01/20 1,809
62138 아무리 머리 써도 해석 안되는 영어 문장 4 ... 2012/01/20 1,392
62137 유방초음파 검사에서 모양이 나쁜 종양이 보여서..조직검사를.. 3 겁나요..... 2012/01/20 8,604
62136 급질)서대문 자연사 박물관 주변 맛집 좀 알려주세요~ 2 서대문주민분.. 2012/01/20 3,009
62135 요즘 대치동 청실 아파트 난리나네요ㅋ 27 ... 2012/01/20 18,2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