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월급쟁이 집에서 자라서 자영업자 집안과 결혼하신 분들

수크하나타 조회수 : 3,914
작성일 : 2012-01-03 17:51:54

저희 아빠 그냥 평범한 봉급생활 하셨어요. 대단할 것 없고 못날 것도 없고 그냥 성실히...

남편은 자영업자고 시아버지는 젋은 시절부터 쭉 자영업하셨어요. 못배우신 분 아니고 성격 이상하신 분 아니고 그냥 보통 할아버지, 시아버지세요.

그런데 휴~ 결혼년차 쌓일수록 자꾸 비교하고 무시하는 마음이 내 안에 스물스물 생겨납니다.

어린 시절부터 식사 시간에 식사하고, 밥 먹을 때는 딱 식탁에 앉아서 밥만 집중해서 먹고, 어른 수저 드신 다음에 밥먹고, 생활 규칙적으로 하려고 하고...뭐 이런 자잘한 생활 습관이 너무 당연했어요.

그렇다고 제가 지금 칼같이 바른 생활을 하고 있냐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느슨한 편이지요.

그렇지만 최소한 끼니를 거르지 말고 될 수 있는한 챙기려고 하고, 운동도 규칙적으로 하려고(마음 먹고)...뭐 그런 개념이 있는거랑 없는 거랑은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남편은 끼니를 챙겨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별로 필요하지 않다고 해요. 배고프면 먹고 안 땡기면 안 먹고 (제가 볼땐 그러다 몰아서 먹고.)

시댁에 가면 오래된 가게에서 식사를 하시는데 아, 솔직히 사람 먹는 밥상이 아닙니다.

어쩌다가 식탁이 되어버린 나무판 옆에 쭈구리고 앉으셔서 어마어마하게 큰 반찬통(아마 냉장고에 수십번 들락날락할 양) 통째로 턱턱 놓고 구질구질한 그릇에, 귀찮다고 숟가락으로만 드시는지라 반찬통에 푹푹 꽂는 걸 보면....

휴~말이 심하지만 실제로 보면 딱 눈쌀 찌뿌려지는 장면.. 바빠서는 아니예요. 그냥 이제는 소일거리 하시는지라.

어르신들 나이 잡수시면 위생관념 흐려지는 것 당연하지요. 위생 관념이 포인트가 아닌데 잘 설명을 못하겠어요.

말하자면 저희 집에서 밥을 먹는데, 제가 바로 옆에서 국이랑 밥 푸고 있는데도 식탁 구석에 치워놓은 과자접시가 보이면 당겨서 드시기 시작하실 때 느낌과 비슷해요.

계속 먹는 이야기만 생각나는데 암튼 생활 전반이 절도가 없고 될데로 되라는 느낌????? 꼴리는 대로 그때그때 막산다는 느낌?

겪으면 겪을수록 이게 뭐지? 이건 정말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고....

아이들한테도 밥 먹기 직전이라도 애가 달라면 간식 계속계속 주시구요. 티비 좀 그만 봐라라는 개념 자체가 없고, 또 적당히 일정 끝내고 다들 월요일 일과 지장없게 헤어질 시간이 되었는데도 그런거 없이 끝을 보려고 하고....

 

남편은 자영업하고 살면 어쩔 수 없다 합니다. 별난 거 아니고 몇십년 그렇게 살면 다 저렇게 된답니다. 남들 밥먹을 때 밥 못먹고, 남들 쉴때 쉬자는 소리는 제가 뭘 몰라서 그러는 거라는데요.  그런 말 들으면 딱히 반박을 못하겠는데 자꾸만 이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지만 뭐라고 이야기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또 불만인게, 이 집안이 체신머리가 없어요.

남들 눈 의식하는 허세가 아니라 저는 건강하게 남들 이목, 자신의 입장을 아는 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라. 시아버지가 그러시면 좀 당황하고 민망하고 말지만 남편이 그런 행동을 하면 너무 힘이 들고 그렇다고 지적하기에는 너무 치사하고 큰 맘먹고 돌려서 이야기하면 남편은 너무나 기분나빠하고 원래 의도하던 결과는커녕 본전도 못 건져요.

혹시 비슷한 경험하셨던 분들 중에 현명하게 조율하신 분이 있으시면 알려주세요. 부탁드립니다.

 

 

 

 

 

 

  

 

 

IP : 175.253.xxx.17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3 5:53 PM (203.254.xxx.192)

    어쩔수가 없어요,,
    틀린게 아니라
    다른거라 생각하세요,,

    제 친구도 님같은 고민하더니 결국 적당히 타협하더라구요,,안그럼 넘 힘들어서,,

  • 2. 차이
    '12.1.3 6:01 PM (114.207.xxx.163)

    결혼전에 그래서 여자들이 깐깐한가 봐요, 결혼후엔 무시하는 마음이 생겨도 조금 포용해야죠.
    저는 친정부모님은 고지식한데 사업하는 시댁이나 동생네 시댁 들어보면 정치적이고
    사람 조종하려는 심리전같은 걸 하세요.치떨리게 너무 싫었는데 그것도 계속 보니까 익숙해지고
    집안마다 일에 관련된 히스토리가 다르니까 조금 이해가 되어요.

  • 3. 그래도
    '12.1.3 6:17 PM (211.200.xxx.32)

    다행인건 일년 열두달 같이 사는게 아니잖아요.
    안보고 살 수 있는 관계가 아니고 피할 수도 없는데 자꾸 비난하면 원글님이 더 힘들어지고 그 나쁜 영향이 남편에게,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에게 미쳐요.
    긍정적인 다른 쪽으로 보세요.
    평생 제대로된 밥상에서 못 드신 시부모님 안스럽고 그런 환경에서 자라난 남편 짠하고 그런 환경에서 남편을 훌륭하게 키운 시부모님께 고마운 맘 조금, 자란 남편에게 자랑스러운 맘 드실거예요.
    아이에게도 할머니 할아버지의 안 좋은 점을 말하지말고 이렇게 훌륭한 아빠를 키우느라 고생하신 할머니 할아버지 훌륭하시다고 하는게 따뜻한 품성으로 자랄 자양분이 될거예요..

    체신머리...채신머리겠지요....처신이 바르지 못한 남편을 어쩔 수 있을까요.
    모르고 결혼하신건 아닐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좋은 면이 많을테니....그때 그때 기분 나쁘지않게 가르치며 살아야하지 않을까요.
    시부모님은 그런가부다 하고 넘겨야지 별 수 있나요.
    다만 아이는 보고 배우지 말도록 다잡아서 가르쳐야하고요.

  • 4. ..
    '12.1.3 6:20 PM (58.234.xxx.93)

    저희집은 반대인데 사는게 거의 비슷하던데요.
    어른들이 오시기전에 밥먹지 않는게 당연하고 밥먹는 시간도 일정해서 다들 같은 시간에 모여 먹었어요.
    저희가 학생때만 새벽에 먹고 다른건 다 같이 먹구요.

    두 집안이 거의 비슷해요.
    그건 자영업자..월급쟁이 이렇게 비교할게 아닌거 같아요.

    저희집이 자영업이었는데 밥상위 수준은 거의 키톡에 나오는 진수성찬 반찬수준으로 매일 나왓구요.
    할머니가 요리를 좋아하셔서 김치도 종류별로 다 담그셔서 김치만 네다섯가지였던거 같아요.
    식탁도 30년전부터 6인용 커다란걸 쓰셨는데
    식탁위엔 크리넥스 통 하나도 올라와 있지 않았었어요.

    위생상태나 그런건 개인의 문제지 자영업. 월급쟁이 문제는 전혀 아니에요.
    월급쟁이셨던 시댁도 반찬 가짓수가 심플해서 그렇지
    밥먹는거 그런건 우리랑 전혀 다르지 않았구요.

    제가 좀 지저분하게 식탁위를 늘어놓고 사네요.
    과자도 있고 바나나도 올려져 있구요.
    먹던 컵도 좀 있고.
    저희집은 월급쟁이 집이구요. 누가보면 좀 불결하다고 그럴거 같네요. 상위를 보니까.

  • 5. ..
    '12.1.3 6:27 PM (59.29.xxx.180)

    월급쟁이와 자영업자로 비교할 일은 아니죠.

  • 6. 에구
    '12.1.3 6:35 PM (119.69.xxx.22)

    그냥 싫은거만 얘기하세요. 저는 집이 사업하는집인데, 월급 쟁이들 쪼잔하고 융통성없고...
    이거 일반화잖아요.
    시댁이 그냥 드러운거예요

  • 7.
    '12.1.3 6:47 PM (121.166.xxx.70)

    시댁이 좀 그런거지..자영업이 다그런건 아니예요

    저희 시어머님...너무 우아하시고...지혜로우세요..

    노점하십니다...

  • 8. ..
    '12.1.3 7:44 PM (218.209.xxx.235)

    제가 시댁서 느끼는 게 바로 그거에요.제가 무슨 수준있는 집에서 자란것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중산층 가정에서 자랐을 뿐인데 시댁가서 보면 진짜 수준 안맞는다 이생각밖에 안들더라구요.
    더 웃긴건 시누에요. 저보고 수준낮은 시댁에 시집와서 너도 못 볼거 많이 보는거 같다며(경제력은 좋은편)보통의 사람들은 가르치면 알아듣는데 아무리 가르쳐도 못 알아듣는 사람들이 있다고 무식한 사람들이라며 자기네 부모님이 그렇다고 저한테 인정을 하네요.헐~~

  • 9. 써니
    '12.1.3 8:52 PM (125.138.xxx.35)

    옛날 룸메이트가 외가와 친가 모두 유명 재래 시장에서 다들 장사하시는 집안 이었는데요. 본인집은 어머니는 시장안에서 옷파셨고 아버지는 과일 가게 하셨죠.

    반면 우리집은 그냥 대기업 외벌이 회사원 가족..

    대학때 1년을 같이 살았는데요. 저는 밥은 왠만하면 집에서 해먹고 외식은 가끔...반면 그친구는 아예 식당 한군데를 지정해서 밥을 시켜 먹으면서 살았더라구요..

    아직도 문화 충격이 플라스틱 통을 전자렌지에 넣고 데워서 음식물이랑 통이랑 전자렌지가 완전 엉망이 되었는데 대학생인데도 정말 몰라서 그랬더라구요.
    전자렌지에 플라스틱 통을 넣으면 안된다는 그 평벙한 상식을 !!!

    반면 그친구는 지방에서 매번 반찬을 만들어서 보내주는 우리 엄마를 좀 극성으로 알고 저를 마마걸?로 생각하더라구요.


    생활속에서 그런 작은 상식들의 차가 커서 별로 좋지 않은 관계로 아직도 남아 있어요ㅜ

  • 10. --_--
    '12.1.3 9:52 PM (220.86.xxx.73)

    저희는 거꾸로 친정이 그렇고 반대인 공무원 집안 시댁에 시집온 케이스에요
    정말 그 심정 이해해요

    친정에서 여고때까지 거의 제대로된 밥을 먹은 적이 없어요
    끼니를 챙기기 힘든 생활이고 돈이 많아도 마찬가지에요
    아줌마가 있어도 엄마랑 틀리기 때문에 정시간에 딱 먹어라,라고 훈육도 교육도 안돼요
    알아서 방치가 되는 거고..
    생활 속에서 자잘한 생활의 지혜나 상식이 거의 전수가 안돼요
    행주는 빨고 나서 판판이 펴서 끝만 걸어놓아야 냄새가 안난다거나..
    먹을때도 젓가락을 자기 음식에만 갖다 대야 남은 음식이 상하지 않는다던가..

    친정 엄마는 돈 버시느라 참 활동이 많았는데 정말 여자로서는 빵점이었다고 생각들구요
    시집와서 평생 전업으로 촘촙히 살림만 한 시어머니 보고 정말 놀랐었어요
    이건 상식, 지혜, 살림에 대한 핸들링의 차원이 틀린거에요
    애들 키우는 공력이 틀렸어요
    정말 많이 배웠답니다. 지금도 친정에 가면 살림이나 한 밥상에 앉아 밥먹기 가끔 민망해요
    가구나 아파트는 훨씬 화려하고 널찍한데.. 왠지 모르게 오그라드는 느낌이..

  • 11. 너그럽게 이해를
    '12.1.4 12:39 AM (182.211.xxx.141)

    저도 원글님과 반대, 윗글쓰신님과 같아요.
    울집이 자영업(광장시장쪽), 시댁이 대기업 회사원 집안
    울집엔 어릴때 집에 식모라고하죠.. 어쩔땐 두명이 있던적도 있구요. 경제적으로는 좀 부유하게 자랐어요.

    그나마 할머니가 있어서 좀 챙김 받으며 제때 밥먹고, 절약하고 어른 공경하고 그런쪽으로는 많이 배웠지만
    살림은 영 못배우고, 또 엄마의 잔정을 받기가 힘든 구조에요.

    엄마가 무척 교양있게 열심히 키워보려고 무척 노력을 하신건 아는데,
    우리 친정 밥먹으면 벌써 식탁에 음식물 질질 흘리고, 뼈같은거 아빠 그냥 놓으시고, 밥 남겨도 다들 대수고
    국 남은거 다 다시 솥에 넣어 한번 끓이면 된다고 하고,
    젓가락으로 이음식 저음식 휘젓고,
    쩝쩝.. 소리내고, 꺼억.. 등등..

    그런데 제가 저런 모습을 되게 싫어했거든요. 깔끔떠는 척 해서.. --;;
    근데 정말 시집 오니 평생 살림만 하셨던 시어머니의 내공과 그 몸에 밴 습관이 너무 대단한거에요.

    시댁 식구들은 (우리 신랑도) 목욕하고 나오면 본인 머리카락 같은 건 당연히 대충이라도 건지고
    국물김치는 각자 개인 접시에, 한번 입에 들어갔다나온 수저는 식탁 바닥에 잘 안놓으시구요,
    설겆이 하고 뒷정리까지 깔끔히 하는것도 배우고
    과일 예쁘게 깍고, 지금까지도 자식들에게 헌신하는걸 당연하게 여기시고,
    서로에 대한 사소한 관심들, 배려들..
    그야말로 몸에 밴 상대방에 대한 배려, 매너..
    그리고 무엇보다 부끄러워 할줄 안다는거에요.

    쩝쩝거리고 먹을수 있죠. 하지만 그게 부끄럽다는 사실 조차 모르는 (알려주지도 서로 개의치도 않았으니까) 사람과 자꾸 자기도 모르게 쩝쩝거리지만 그걸 부끄러워 하는 사람은 다르더라구요.

    아.. 하여간, 그 생활습관을 고치긴 정말 힘드실꺼에요.
    댓글 잘 안다는데, 너무 반대의 입장으로 와닿아서 쓰고 갑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9102 정신과 의사나 상담하는 사람들 매력있지 않나요?? 14 ... 2012/02/12 8,216
69101 영국에서 석사하고 현지취업이 가능한가요? 3 호박죽 2012/02/12 2,090
69100 고등학교 다니는 딸인데 말댓구를 너무 하는데요 11 고등학교 2012/02/12 3,136
69099 수학시간에 계산기쓰는 나라가 있나요~ 21 딸이묻는데 2012/02/12 3,083
69098 빌보 직구하고 싶은데 엄두가 안나네요.. 9 직구 2012/02/12 4,265
69097 온수냉수가 하나로 연결되어 샤워기달린것 해체해서 세탁기에 연결 .. 1 문의 2012/02/12 2,533
69096 외국 중년여자 디자이너(?) 좀 찾아주세요 9 미쳐 2012/02/12 2,047
69095 저처럼 특정한 '모임' 없고 친구 없으신분 계세요..? 9 정리하려합니.. 2012/02/12 4,326
69094 다들 재미나게 사세요. 13 지겨워82 2012/02/12 3,742
69093 앞동에서 어떤놈이 자꾸 쳐다봐요 13 우~~씨 2012/02/12 4,457
69092 그럼 서양에선 왜 약을 화장실에 넣어두고 먹나요? 12 궁금 2012/02/12 9,257
69091 베트남여행..조언좀 3 ㄱㄴㄱ 2012/02/12 1,346
69090 공혈견 이 뭐예요? 4 ㅁㅁ 2012/02/12 1,434
69089 휘트니 휴스턴의 Greatest Love Of All 有 6 ... 2012/02/12 1,355
69088 자궁경부암 재발해서 다시 수술했는데 지옥에 갔다온기분 ㅠㅠㅠ 11 .. 2012/02/12 5,568
69087 대학교 기숙사에서 물건 도난당하기도 하나요? 8 ... 2012/02/12 3,721
69086 사대륙 대회 아사다 마오가 2등했네요 15 음.. 2012/02/12 3,368
69085 아가사랑 삶는 세탁기와 일반 세탁기 2개 쓰시는 분들요~~ 4 세탁기요.... 2012/02/12 3,196
69084 여자 조카, 블랙헤드 어떻게 관리해줌 좋을까요? 3 5학년올라가.. 2012/02/12 2,140
69083 여동생한테 말을 잘못한걸까요? 전화해야하나.. -_- 41 말 한번 2012/02/12 10,197
69082 사마귀같은게 몸에 점점 퍼져요 이게 뭘까요? 6 6살남아 2012/02/12 3,106
69081 정혜신씨 한겨레기사보고 두가지를 느꼈네요. 17 마들렌 2012/02/12 4,985
69080 이 정도면 민폐 아닌가요?? 30 힘들다 2012/02/12 8,549
69079 고시원 총무 하려고 하는데요 1 2012/02/12 1,388
69078 뉴스타파 시청률이 어느정도인가요? ㅇㅇㅇ 2012/02/12 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