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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지팔자 햄스터 후기

.... 조회수 : 3,170
작성일 : 2012-01-03 05:07:45

저번에 글 올리고 며칠뒤 그하얀 햄스터는 요절했어요.

자고 나니...

정말 ? 진짜야? 소리를 몇번이나 했는지...

그리 설치고 난리를 치던 넘이 집이며 물통이며 쳇바퀴며 살림장만 다 해놓고 그렇게 하루아침에

가니 참 허무하고 어이가 없네요.

 

그뒤  원래 있던 잠많고 게으르던 놈만 키우고 있는데..

얼마전입니다.

무릎위에 햄스터를 올려놓고 넋을 놓고 티비보던 딸이 비명을 질러 고개들어 보니..

거실위에 딸손과 작은애 발과 햄스터가 같은 지점에 있는 장면..

작은애 6살짜리가 뛰어오는 소리에 얼른 딸이 손을 뻗었지만..

완전히 퍽은 아니지만 옆구리인지 일부가 밟힌 상황이었죠.

놀라 벌린 입을 못다물고 똥그래서 쳐다만 보는데...

딸 손위에 있는 축쳐진 햄스터..

몇초뒤 조금씩 움직이긴 하고..

쉬라고 집안에 넣어주긴 했는데 계속 헐떡이고..

더 이상 두고 볼순 없어 동물병원에 아이 아빠랑 데려가라 보냈는데..

30분뒤.

 

엑스레이 찍었더니 폐나 뼈에는 이상이 없씀 (15000원)

내장이나 기타 기관은 확인 불가능..먹기를 거부하면 ...별방법이 없씀.

 

오늘밤 넘기기 힘들거 같단 남편의 말..

내가 비록 햄스터를 사랑하진 않지만 그래도 우리집 들어온 이상 명을 다하고 가야지,

이건 아니잖아..

관리 잘못이라고 딸한테  한바탕 퍼붓고..

지식인한테 방법있는지 물어봄.

 다음날 아침 일찍 딸을 깨워 상태확인하라 함.

난 무서워서 못해~

헐떡이며 살아 있다함. 계속 누워 있씀. ㅠㅠ

 

학교갔다 와서 지식인 확인..

이온 음료 주라해서 쬐금 먹임.

쬐끔 받아먹음...

 

계속 가쁜 숨을 몰아 쉬긴 하지만..

다음날 또 이온음료 먹이고 빵도 조금 먹음.. 

 

다음날부터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함..

에효~ 살았다..

내가 안도의 숨을 푸욱 쉬었네.

살아준게 기특해서 가만 들여다 보다 울 집에서 젤 따뜻한 애들방으로 옮겨줌.

내가 얘를 들여다 보고 내손으로 집을 옮겨주는 일이 생기다니..

 

여전히 사랑하진 않고 무서워 만지지도 못하지만

니 명 다할때 까진 잘 살다가길 바란다..

 

 

IP : 175.124.xxx.72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2.1.3 6:00 AM (211.237.xxx.51)

    아아 저 님의 글 기억해요... 그때 탈출을 하며 결국 집을 얻어낸 그 햄스터죠..
    두마리중에 한마리는 이미 죽었고...
    나머지 햄스터 한마리는 밟혀서 지금 다쳤고.. 투병중이라는거군요..
    어허.. ㅠㅠ
    저 원래 쥐는 싫어해서 햄스터도 싫어하지만.. 정말 안타까운 소식이네요
    햄스터가 얼른 나아서 건강해졌으면 하네요...

  • 2. 흰둥이
    '12.1.3 8:39 AM (203.234.xxx.81)

    참 여러모로 인생을 가르쳐주고 간 하얀 햄스터네요.. 명복을 빕니다 훌쩍

  • 3. 플럼스카페
    '12.1.3 8:53 AM (122.32.xxx.11)

    정말 작은 동물에게서 인생무상을 배우고 갑니다.
    그리 성실하게 살았는데...에잇...비뚤어질 테다...

  • 4. ...
    '12.1.3 8:53 AM (119.149.xxx.193)

    넓은집 장만하고 살~만 해지니 하루아침에 갔군요.

  • 5. ...
    '12.1.3 9:23 AM (211.246.xxx.25)

    우리집 햄스터는 어찌나 도도한지 아직도 저희랑 내외해요.
    손바닥에 올라 앉기는 커녕 밥 줄려고 손만 넣어도 도망가기 바쁘답니다.
    왜그럴까....

  • 6. 자연
    '12.1.3 9:35 AM (183.97.xxx.218)

    10년도 전에 햄스터 한창 많이 키울때 어쩌다 아이땜에 얻어 키우게 되었어요
    몇달 지나자 새끼 낳기 시작하는데 한번에 10마리씩 매달 낳은겁니다

    처음에는 신기하고 또롱한 눈망울 쳐다보며 먹이 달라하는것 이쁘기도 해서
    잘 키우고 있는데
    매달 새끼를 낳아 얼마나 잘 키우는지 새끼 감당이 안되는 겁니다
    1년 넘게 키우니 몇 마리겠어요?? ㅎㅎ

    그래서 젖떼면 이웃에도 주다가 감당이 안돼 조류원에 햄스터 파는곳에 갖다주고
    문조. 사랑앵무 키우는것 먹이을 대신 얻어오곤 했어요


    그렇게도 새끼 잘 낳고 잘 키우던 것이 이웃에서 달라해 어미를 주고
    우린 낳은 새끼중 가장 작은것 키웠어요

    그 어미 그 집에서 가서도 새끼 낳았는데 지 새끼를 한마리씩
    물어 죽이더군요 왜 그런지...

    아 그 햄스터 호박씨 정말 잘 까요 흠짐도 없이 깨끗이 까서
    톱밥속에 묻어 두지요 ㅎㅎ
    지금도 호박씨 보면 그 햄스터 생각납니다

  • 7. ㅠㅠ
    '12.1.3 10:08 AM (1.225.xxx.229)

    옛날 어른들이 그러잖아요....
    살만하니까 고생만 하다가 간다구...
    하얀햄스터....그저 집장만하다가 생을 마쳤군요...
    우리도 그런거 같아요....엉엉엉.....
    집대출금 다 갚으면 인생마무리준비해야겠지요?? 엉엉엉....

    햄스터야....빠이빠이....

  • 8. !!
    '12.1.3 10:30 AM (202.140.xxx.96)

    작은 햄스터가 많은 생각을 낳았네요. 댓글들이 참 재미있어요. 인생무상..

  • 9. 속정이
    '12.1.3 12:11 PM (175.119.xxx.6)

    참 깊으신가봐요... 요절한 햄스터도 슬프고.. 며칠을 헐떡였다는 게으른 햄스터도 안쓰럽지만

    글에서 참 따뜻한 기운이 풍겨서.. 슬며시 입가에 미소가 지네요....

    그 햄스터 얼른 건강해 졌음 좋겠네요..

  • 10. 비우기
    '12.1.3 1:23 PM (14.39.xxx.61)

    사람도 죽어라 살림 장만해 살만하니 가더군요.
    부자란 가장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갖고 싶은 것이 제일 적은 사람이랍니다.
    우리 부~~자로 살아요

  • 11.
    '12.1.3 1:44 PM (115.140.xxx.9)

    에고..그 햄스터가 그리되었군요
    저희집에도 햄스터 세마리가 있는데
    첨에 큰애가 상의도 없이 기져온날~ 전 비명지르고 난리도 아니였죠
    징그럽게 어떻게 키우냐고 ^^;;
    아직 일년이 안되었는데 정이란게 참 무서운거같아요
    조그만게 손모아 물통잡고 먹는모습이며,벌러덩 누워 민망자세로 자는 모습
    양볼에 먹이 가득 넣어 돌아다니는 모습 등등등
    저희 가족에게 이 아이들이 소소한 행복을 줍니다
    비명을 지르면 질겁하던 제가 지금은 자기전에 스맛폰으로 햄스터카페에 들어가 다른 아가들 사진구경하며
    미소짓지요 ㅎㅎ 이별이 빨리 올까봐 냉정해질려고하는데 얘네들보면 슬그머니 웃음이 나서 좀 힘드네요
    남은 아가가 건강히 잘 자라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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