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김근태선생님 추모문화제 다녀왔습니다.

exh 조회수 : 1,465
작성일 : 2012-01-02 23:05:58

다녀왔다기보단 들러왔지요. 그자릴 쭉 지키진 못했으니까요.

 

돌아가신 날부터 지금까지 김근태 선생님 기사만 봐도 줄줄 웁니다.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아요. 두분 대통령이 돌아가셨을땐 안이랬거든요.

 

문화관 1층에 차려진 분향소를 보자마자 (하필 오늘 롱부츠 신고가서 조문을 못했어요 ㅠㅠ) 눈물이 핑 돌더니 2층 올라가서 기다리고 있는데 하필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이 나와서 노래 부르는데 또 눈물이 줄줄 나데요.

완전 사람들 사이에 샌드위치같이 껴서 노래하고 있는데 왠 이쁜 아가씨가 인터뷰하자며 말을 걸었어요. '고인의 지인이신가요? 아니면 어떤 점 때문에 여기까지 오셨나요?' 하는데 그때부터 울음이 터져나왔어요. CBS라디오라는데 계속 울면서 얘길해서 아마 안나가겠죠. 그 기자아가씨 나랑 동갑이라던데.


... 
이 아저씨 부부를 전 인간으로 흠모해온 것 같아요 십수년간. 올곧은, 정직한, 청렴결백한, 뭐 이런 뻔한 수식어로 설명이 되지 않는 사람. 굉장히 약하고 여려서 굉장히 강한 사람. 그리고 그래서 이세상에서 버티기 힘든 사람을 철옹성같이 지켜준 사모님. 그런 사람들이 그렇게 짓밟히고 그래서 결국 황망하게 떠났다는게 상처가 된 거 같아요. 그래서 며칠 째 기사만 봐도 줄줄 울어요. 현대사가 미워요.

사모님은 오늘도, 짝꿍이 떠났다는걸 믿을 수가 없지만, 지금 그래서 이런 추모제를 왜 하는지도 이해할 수가 없지만, 김근태가 남기고 간 유산이 인재근이라고 생각하고 이땅에서 싸우겠다고 화이팅을 외치셨어요. 역시나, 대단한 사람입니다.

임종석이 그런 말을 했던데 (난 임종석을 싫어하지만) '김근태 선배는 우리 마음속의 순정 같은 존재였다. 그래서 마지막 남은 순정이 짓밟힌 것 같은 기분이다'. 저도 그래서 이렇게 애통한가봐요. 권해효아저씨는 울지 말라고, 비통해하지 말라고, 희망을 가져야 한다고 하셨지만.... 저는 앞으로도 눈물이 줄줄 날것 같아요.

IP : 59.6.xxx.16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2 11:15 PM (115.136.xxx.195)

    가슴이 아픕니다. 김근태고문, 그리고 사모님 정말 다 훌륭한분들이고,
    배울게 많은분들예요. 사랑하는 남편이 당한 죽음보다 더한 고문을
    세상에 알리던 사모님의 의연한 모습에 감동받았는데..
    정말 삶의 모범의되신분들...
    죄송합니다.
    그리고 님께 감사드립니다.

  • 2. 콩고기
    '12.1.2 11:17 PM (112.148.xxx.15)

    우리마음속의 순정같은 존재...

    또한번 울컥하네요

    고인은 가셨지만 고인이 온생을 던져 지키려고 했던 가치가 무엇인지 얼마나 의미있는것인지 가시면서 말해주고 가시네요

    절대 소중한유산인 민주주의 저 파란나라 작자들이 훼손하도록 두지않겠습니다

    이제 편히 쉬세요
    감사했습니다

  • 3. ...
    '12.1.2 11:29 PM (220.77.xxx.34)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운동권 전혀 아니었는데 제가 아는 노래여요.
    지금은 가사도 다 잊었지만..
    님 글 읽으니 눈물이 핑도네요.
    고 김근태님.고문 없는 곳에서 영원한 안식을 찾으시길.

  • 4. ..
    '12.1.3 12:50 AM (112.172.xxx.196)

    생각만해도 눈물이 나게 만드는 또 한 분이 생겼습니다.
    마음 아프고 안타까운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좀 더 좋은 세상을 못보시고 가시게 되어 가슴이 미어집니다.
    평생을 한 마음으로 좋은 세상 만들어보시겠다고 애쓰시다가
    이렇게 황망히 가시니...

    이 밤에 '함께 가자 우리 이길을' 듣고 있네요.

  • 5. 인물이
    '12.1.3 2:55 AM (175.116.xxx.190)

    천사 같으셔서 더욱 사진 볼때마다 맘이 울컥 하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4256 손님온다는데 현실도피 ㅠㅠ,저좀 깨워주세요 ㅠㅠ 6 청소하기 2012/01/03 1,627
54255 아이들과 겨울바다 보러 1 겨울여행 2012/01/03 825
54254 냉동한 김치양념으로 김치 담아도 될까요? 4 .... 2012/01/03 1,381
54253 텔레비젼 말입니다 잉~ 잘 샀다는 소문이 .... 7 지진맘 2012/01/03 1,585
54252 방광염 땜에 고생하더니 여기저기 아파오네요. 3 걱정스럽네요.. 2012/01/03 1,868
54251 송도에서 잠실 롯데월드를 가려고 합니다.버스로 갈수 있나요? 1 몰라서 2012/01/03 1,189
54250 초등교과서 구입 가능한 곳 어디일까요? 1 초등교과서 2012/01/03 695
54249 중학생 두 명 있는 집 사교육비가 16 등골 2012/01/03 3,801
54248 1월 3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말과 말" 1 세우실 2012/01/03 613
54247 추운데 밖에서 고생하시며 일하시는 부모님 때문에 마음이 아파요... 5 패딩세트? 2012/01/03 1,143
54246 갑상선암..채소요리책 추천 부탁드려요 6 춥다 2012/01/03 1,530
54245 성범죄자가 10년간 의료인이나 학습지교사는 못하게 됐군요. 6 량스 2012/01/03 804
54244 한겨레21 893호 대박 표지 15 행복한생각중.. 2012/01/03 2,407
54243 아래 시외할머니 문상 이야기 들으니 괜히 씁쓸하네요.. 15 흠.. 2012/01/03 3,934
54242 오늘 가스통 할배 출동하신듯.... 궁금 2012/01/03 725
54241 해적 총 맞았다던 석해균 선장 몸에 해군 총알? 4 참맛 2012/01/03 1,522
54240 한석규씨 수상 소감중에 한 마디만 더 있었으면..좋았을 그분.... 뒷북 2012/01/03 1,573
54239 해외배송비요 .. 2012/01/03 432
54238 국가장학금 받을려면 많이 가난해야되나요? 2 궁굼 2012/01/03 2,488
54237 심리적으로 속이 비어 있는 사람, 열등의식이 있는 사람에게서 6 ... 2012/01/03 2,471
54236 가전제품 싸게 잘 사는 방법 좀... 9 단추 2012/01/03 2,806
54235 이번년도엔 식비를 좀 줄여볼려고요 ㅠㅠ 8 식단 2012/01/03 2,016
54234 올 2월 예비신부) 냉장고, 물병 알려주세요^^ 6 동글이 2012/01/03 1,426
54233 방학숙제가 서울박물관가기.. 7 중2맘 2012/01/03 1,002
54232 1월 3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2/01/03 4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