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글의 밍크코트 관련 질문을 보며,
82에 계신 20대, 30대, 40대, 50대, 혹은 그 이상 나이대의 분들과 진지하게 이야기 나눠보고 싶습니다! :)
저는 20대 대학원생이고, 가방을 살 때면 늘 소가죽/양가죽이 들면들수록 멋지기에 합피는 아예 산 적이 없었고
패딩 역시 당연히 솜패딩 보다는 오리털이 훨씬 따뜻하기 때문에 선호했습니다.
또 나이가 나이인지라 밍크코트는 아직없지만, 토끼털이 트리밍된 점퍼, 목도리, 코트 등은 여러 개 있고
양털은 털만 깎는 것이긴 하지만^^; 어그부츠도 가지고 있지요.
생각해보면 동물가죽, 동물털로 된 옷들과 가방, 신발들을 참 많이 가지고 있는데요,
사실 저는 "밍크코트" 반대자 입니다.
일단 그 제조과정부터가 잔인할 뿐 아니라, 식용도 아닌 오로지 인간의 "럭셔리"를 위해,
좁디 좁은 철망 안에서 고통스럽게 사육된다는 것 자체가 혐오스러웠거든요.
하지만 찬찬히 생각해보니, 밍크코트도 밍크코트지만
사실 소가죽, 양가죽, 양털, 오리털, 토끼털...흔히 접하는 것들은 아무렇지 않게 소비하고 있더군요.
밍크코트는 '절대 안된다'고 하면서도, 위와 같은 제품들은 마음 놓고 사니 모순적으로 생각되기도 했고,
어디까지가 괜찮은걸까? 고민되기도 했습니다.
나름대로는, "소가죽, 양가죽은 식용으로도 쓰이는 것이니 괜찮다" 라던지
"오리털은 털만 뽑는 것 아닌가?"(맞는지 모르겠네요), "양털은 털만 깎는거니 뭐..." 라는 생각으로
적당한 합리화를 하고 있긴 했죠.^^;
또 한편으로는 필요이상의 것을 누리려는 인간의 '심보'가 문제인 것이지,
어쨌거나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필요한 만큼만 동물들의 털이나 가죽을 이용하는 것은 문제될 것 없지 않은가?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실제로 동물 털과 가죽은 몽골이나 러시아, 북유럽 등 추운 지방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필요에 의해"(럭셔리가 아닌)사용되던 것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고민은 계속됩니다.
과연 어디까지가 적절한 이용 범위인 것일까요?
미래에는 유전자조작과 같은 방법으로 동물을 죽이지 않고도 가죽코트를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그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두발 벗고 앞장서야 하는 걸까요?
디자이너 스텔라 맥카트니는 동물 보호에 앞장서며 자신의 컬렉션에 가죽을 일체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데,
현재의 합피가 천연피에 못지않은 퀄리티로 추격하고 있는 것처럼 좋은 신소재가 등장하면
꼭 "진짜가죽"이나 "진짜 털"에 목매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올까요?
어쩌면, "진짜털, 가죽 = 럭셔리" 로 인식하는 인간의 코드를 싹부터 바꿔나가는 캠페인이 필요한 건 아닐까요?
변하지 않는 사실 하나는,
어쨌거나 동물과 인간은 공생하며, 또 그 존재 가치를 존중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존중이란 "무조건 죽이지 않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죽이는 것"도 아닐테죠.
82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디까지가 우리에게 허용되는 걸까요?
앞으로 우리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물건을 소비해야 하는 걸까요?
여러분의 많은 댓글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