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김영경 청년유니온 위원장이 이준석 비데위원에게 보내는 편지

깨어있는시민 조회수 : 1,589
작성일 : 2011-12-31 10:33:22
너무 내용이 좋아서 링크 걸지않고 퍼왔습니다. 운영진의 양해를 바랍니다.

민주당은 혁통같은 정치 양아치들에게 기득권을 양보(?)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분들에게 자신의 뜻을 펼칠 기회를 주고 지원하고 그래야하는겁니다.


--------


김영경 청년유니온 위원장이 이준석 비데위원에게 보내는 편지


안녕하세요. 저는 청년유니온이라는 청년세대들의 노동조합 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른 한 살 김영경이라고 합니다. 갑작스레 편지를 띄우게 되어 조금 민망한 마음이 듭니다. 그러나 당신께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 이렇게 편지를 띄웁니다.

처음 과학고에 하버드 출신이라는 이력을 언론과 호사가들이 강조할 때 저는 당신이 교육봉사를 해왔다는 것을 더 먼저 보았습니다. 저 역시 가난한 동네에서 파트타임 학원강사로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갈 때, 이 사회의 교육불평등에 의해 아이들의 미래가 어두워질 것 같아, 깊은 절망감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당신의 스펙보다 교육봉사를 해왔던 당신의 진정성을 더 믿고 싶었습니다. 스물여섯이라는 젊음이 동세대 청년들의 아픔과 고통을 더 많이 공감할 수 있는 가장 큰 스펙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다만 어제, 오늘 준석님이 철거민들의 투쟁을 두고 상처가 될 만한 이야기를 퍼부었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당신께 편지를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준석님께선 지난 5월 트위터에 "전국 철거민 연합, 진짜 미친놈 아닌가 싶다"라는 글을 올리셨었지요. 물론, 논란이 일자 30일 새벽 "순간적으로 감정을 절제하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하게 생각한다"라며 사과트윗을 날리셨지만요.

철거민들의 목소리는 청년의 목소리와 다르지 않습니다

스물여섯이라는 아름다운 나이에 저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힘들었던 시절이라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새벽녘 언젠가 편의점에서 담배를 팔고 있었거나, 욕을 해대는 아저씨들에게 먹먹한 가슴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하고 있었을 겁니다. 아니면 부끄러운 마음에 마스크를 쓰고 지하철역 출구에서 전단지를 배포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스물여섯에 가지고 있었던 것은 대한민국 청년 82%가 가지고 있다는 빛바랜 대학 졸업장과 학자금 대출 빚 1천만 원뿐이었습니다. 그 1천만 원 빚은 어린이날 놀이동산에서 곰돌이 인형을 쓰고, 빛도 들지 않는 지하 대형마트에서 보안요원을 하며 갚았습니다.

스물여섯의 특목고 출신, 하버드 수학, 청년 벤처 CEO, 교육 자선을 하면서 거대 집권 여당의 비대위원으로 들어간 이준석씨에게는 너무 먼 이야기인가요?

당신을 비판하려고 쓰는 편지가 아닙니다. 고소득층만 들어간다는 특목고를 나온 것도, 최저임금 4320원으로 5000시간(하루 10시간씩 500일) 이상을 일해야 1년 등록금을 낼 수 있다는 하버드에서 공부를 한 것도 당신의 탓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거대 집권여당의 비대위원이라면, 그리고 청년들의 아픔과 고통을 이해하려 한다면 당신이 비난했던 그 철거민들의 날카로운 외침이 곧 동세대 청년들이 이 사회가 가하는 고통 속에서 내뱉는 아픔의 신음소리와 다르지 않은 것이라는 말을 꼭 해주고 싶었습니다.

2011년 우리 또래 청년들 대부분은 그 철거민들과 같습니다. 취직하지 못하는 청년이 1/4입니다. 취업하는 대부분의 청년들도 불안정한 비정규직, 인턴입니다. 몸을 버려가며 밤새 위험한 일을 해도 가까스로 백만 원 남짓의 월급을 받을 뿐입니다. 서울의 원룸 월세는 50만 원이 넘습니다. 학자금 대출상환금으로 매달 30만 원씩 나갑니다.

배달원과 알바생, 당신의 또 다른 모습입니다

이 편지를 쓰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당신이 나이만 젊은 청년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청년을 대변해 주기를 진심으로 바라기 때문입니다. 저는 당신이 반값 등록금을 주장하고, 청년임대주택을 이야기하고, 돈이 없어서 수입산 찐쌀로 만든 1500원짜리 김밥을 먹는 청년들을 대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청년 노동의 열악한 현실을 바꿀 마음이 있기를 희망합니다.

아름다운 스물여섯을 살아가고 있는 당신께 30분 배달제가 폐지된 피자집과, 알바생에게 주휴수당을 챙겨주는 커피전문점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그 배달원과 그 알바생이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당신의 또 다른 모습이라는 이야기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추신 : 아름다운 한 분이 또 소천하셨습니다. 그 분이 오랜 고통을 이겨가며 대변하고자 했던 것이 바로 날선 외침과 신음을 내뱉고 있는 약자들을 위한 민주주의였음을 준석씨와 제가 함께 고민해보았으면 합니다


http://theacro.com/zbxe/free/492136
IP : 183.105.xxx.5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알바글
    '11.12.31 11:00 AM (59.86.xxx.217)

    양파청문회글입니다 댓글금지하세요

  • 2. 아니
    '11.12.31 11:17 AM (221.163.xxx.57)

    괜찮은 글인데 왜 댓글금지해야하나요?

  • 3. ..
    '11.12.31 11:21 AM (14.55.xxx.168)

    좋은 글이네요. 같이 공감하고 아파해 주는 것, 기득권층이 해줘야지요

  • 4. 지금
    '11.12.31 11:59 AM (14.52.xxx.59)

    이준석 신상털리고 있던데.수상쩍은 면이 많더라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8130 미국 학제에 관해 아시는 분들 계신지요?(고등학교-대학교) 2 학제 2012/03/06 1,778
78129 공인중개사 시험 3 라이센스 2012/03/06 1,276
78128 60대 어머니 어그부츠 사드린글 2 ㅇㅇ 2012/03/06 1,391
78127 만병통치약? 같은 효능이 있다는 쇠비름 나물 5 .. 2012/03/06 2,219
78126 행복한 전업주부님들 어떻게 지내세요? 3 그럼 2012/03/06 1,925
78125 EBS/ 부모자녀관계 개선프로젝트 <부모가 달라졌어.. 초록바람 2012/03/06 837
78124 전자레인지로 끓인 물, 식물도 죽인다? 1 의학적 수다.. 2012/03/06 2,084
78123 부동산 거래에 대해 잘 아시는 분 2 알려주세요 2012/03/06 996
78122 해 돋는 고을 ‘과천’ 스윗길 2012/03/06 721
78121 참으로 부러운 친구... 15 나이마흔 2012/03/06 13,639
78120 제가 이 시간까지 잠못드는 이유 2 에휴 2012/03/06 1,607
78119 남편 회사에서 복장을 바꾸라고 한다는데... 11 옷고민 2012/03/06 3,020
78118 놀이터에서... 이런 엄마도 있더군요. 6 음... 2012/03/06 2,954
78117 입사 1년 6개월만에 연봉 60% 인상이 가능한가요? 3 정말모름 2012/03/06 1,700
78116 병설유치원 지각하면 안되나요? 7 초보운전 2012/03/06 7,326
78115 한라산 등반 전 아침 식사 할만한 곳 알려주세요 4 한라산 2012/03/06 2,558
78114 영양제 먹이시나요? 2 아이들 영양.. 2012/03/06 808
78113 여드름, 뾰루지 이런건 몇살까지 나는걸까요? 21 아놔 2012/03/06 4,950
78112 카톡으로 6년전 헤어진 첫사랑이 절찾는군요 6 황당한밤 2012/03/06 6,489
78111 아들이 공부에 뜻이 없어서 조언구합니다. 11 원합니다. 2012/03/06 2,399
78110 뇌 관련 책들 소개합니다 (책 추가합니다-브레인다이어트] 30 브레인 2012/03/06 5,065
78109 아이 공부때문에 엄마인 제가 한없이 무너지네요 2 ........ 2012/03/06 1,724
78108 요즘 카메라들 성능이 엄청나네요 ㅎㅎㅎ 2 은계 2012/03/06 1,599
78107 학교 개인정보수집,이용,제공 동의서에 동의한다고 체크해야 하나요.. 10 급식과 학비.. 2012/03/06 2,235
78106 오늘, 놀러와에 나온.. 9 2012/03/06 2,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