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봐주시는 도우미 할머니..우리 애 갓난애 때부터 봐주신 게 이제 삼년이고
그 전부터도 친정 일을 해주셨기에 서로 안 세월은 십년이 훌쩍 넘지요...
그래도 제가 만만하기야 엄청 만만하시겠지만 이젠 정말 도를 넘어 서시네요...
그동안 제 살림 및 집안 가구 등 타박은 늘 하셨지만 그냥
노인네들이 만사 투덜투덜대는 그런 느낌이라 크게 민감하진 않았어요
부엌 아일랜드 카운터 모서리보고...
"여기 끝부분을 둥글게 깍았어야 되는데 이거 잘못 됐네"
베란다 결로가 좀 있는데 "세상에, 여길 수성을 뿌려야 하는데 그냥 뺑키를 칠해서 저리 물이 줄줄 흐르는거야,
공사 잘못 했네!" (알아보니 전혀 사실 무근)
무공해 천일염을 사다 쓰는데 "다음엔 꽃소금을 사와요, 이건 미원 처럼 찝찌름해서 안 좋아"
기타 등등, 내가 사는 살림이나 집안 곳곳에 대해 지적이 심하셨는데, 그거야
별거 아니라 쳐도...이젠 우리 남편도 만만한 가봅니다. 지금 최근 2년동안
교수임용에 계속 미끄러지고 있어서 제가 스트레스가 많은 터인데,
이젠 수도권을 넘어서 지방대 면접 보고 다니는데요
"쯔쯔...지난번 아파트 살 때부터 알아보기 시작했어야지 이제서야 해?"
지방대 면접 보러 내려갔다니깐 "지방? 뭐야...4년제?"
"신랑은 대학은 어디 나왔는데 그래?"
"철학관에 가봐, 다 나오는데"
"차라리 회사에 취직이나 하지 그랬어 왜"
참다참다 "아줌마, 그런 얘기 저한테 이제 하지 마세요, 정말 신경 쓰이고 신경질 나거든요!"
좀전에 꽥 했더니 그 이후로 한마디도 안 하고 계시네요...
정말 지방대라도 되면 이 아줌마하고도 작별할 자연스러운 타이밍이 된 것 같네요, 빠이빠이 아줌마.
그동안은 정말 감사했습니다, 약속대로 내 퇴직금은 드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