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10년간 소방관으로 근무했던 사람입니다.

흠... 조회수 : 9,349
작성일 : 2011-12-29 11:09:43
82에서 제가 이런글을 쓰게될 줄은 몰랐네요.
저는 소방관 생활을 만 10년간 했었고
그 중에서 7년은 지금 한참 말썽이 되고있는 상황실에서
근무를 했습니다.
김문수와 관련된 어처구니 없는 일을 보고
소방관으로서 또 119 상황실에 근무했던 사람의 입장으로서
이 사건에 대한 제 생각을 밝혀봅니다.
119 상황실의 업무는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이번 사건과 관련된 부분 만을 이야기 하겠습니다.
우선 119는 말 그대로 긴급전화입니다.
시민들이 화재나 구급업무 등과 관련하여 긴급상황이 발생했을때
하는 전화라는 이야깁니다.
통상 긴급을 요하는 전화가 오게되면 
받는 순간부터 상황은 아주 긴박하게 돌아갑니다.
가장먼저 신고한 곳의 상황부터 파악해야 합니다.
화재신고 전화라면
불이 난 곳의 정확한 위치와 현재의 상황(화재규모와 업종등)을 파악하고
일단 예하의 각 소방파출소에 스피커를 통해 출동 지령을 내립니다.

이때 몇대의 차를 출동을 시켜야 할것인지......
또 건물의 높이에 따라 고가 사다라니 굴절사다리 차를 출동을 시켜야 할 것인지
단순히 급수차와 살수차만 출동을 시킬지   화학차와 배연차(연기를 빨아내는 차)
등을 출동 시킬지 까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현장 상황을 정확히 파악 하는게
아주 중요합니다.
일단 기본적인 장비들을 출동시키고 신고자와의 연락을 통해 현장의 상황을 판단하고
추가적인 차량의 출동여부를 결정하기도 하며
출동 차량이 현장에 도착하면 현장상황을 보고받고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게 됩니다.
최대한 빠르고 긴급하게 조치를 취해야 하기 때문에 쉴새없이 긴박하게 
현장과 무전을 주고 받으며 상황이 종료될때까지 긴장 상태가 됩니다.
구급이나 구조요청같은 경우도 대처방법은 다르지만
인명이 달려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긴박할수 밖에 없습니다.
김문수지사가 119로 전화를 해서
"나 도지사 인데 당신은 누구냐"고 물었다는데 상황실 근무자 입장에선
참 웃기는 이야기입니다.
우선 119에 걸려오는 전화들의 성격부터 파악해 보면

첫째 잘못 걸려온 전화 
예상외로 잘못 걸려온 전화가 제법 많습니다.
전화기를 내려놓는 쪽에 후크 스위치를 몇번 누르다 보면
119 또는 112 등 세자리 전화로 연결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긴급구조나 구급요청및 화재 신고전화

셋째 장난전화 입니다.
장난전화 정말 많습니다. 예를 들어서 하루 500여건을 접수 한다고 보면
그중 95퍼센트는 장난 전화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건 제가 근무했던 시점에서 이야기를 하는겁니다.
지금은 좀 달라 졌을지도 모릅니다.
장난 전화의 유형을 보면
   1.어린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의 장난전화 
   2.술취해서 횡설 수설 하는 전화
   3.맨 정신에도 누군가와 이야기가 하고 싶다고 (특히 여자들....)이 하는
     장난 전화도 많이 걸려옵니다.
 경기도청에서 해명한 내용에 다르면
"상황실 근무자는 모든 신고전화에 대해 장난전화 여부를 임의로 판단, 응대하는 것은 금기시 하고 있다."
라고 하는데 이건 정말 말그대로 탁상 공론이며 웃기는 이야기입니다.
임의로 판단 하지 않으면
하루에 수백차례의 장난 전화에 모두 소방차나 소방 인력을 출동 시켜야 할까요?
경기도청은 대답해보세요.
장난 전화 아무리 와도 임의로 판단 하지 않고 그대로 믿고
소방차 다 출동 시킬까요? 그럴만한 인력이나 장비나 예산은 있습니까?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소립니다.

김문수지사가 한 전화의 문제점을 살펴보겠습니다.

장난 전화 소방서로 해서 나는 누구 누구다 넌 누구냐 하는 전화
많습니다. 그 미친넘들을 일일히 대꾸하고 상대할 수는 없습니다.
제대로 생각이 있는 사람이면
긴급전화인 119로 전화해서 나는 도지사인데 당신은 누구냐고 하지 않습니다.
먼저 "여기는 어디 어디 인데 어떤 상황이 발생 했으니 
긴급하게 출동을 해주기를 바란다." 라고 이야기를 하고
소방관이 그 내용에 대해서 긴급 지령을 내려서 조치를 한 다음에
"나는 도지사 김문수 인데 수고가 많습니다.
전화 받은 사람은 누구인가요?" 하고 물어보는게 맞습니다.
그리고
김문수지사의 전화는 긴급 전화도
아닙니다. 사고로 위험에 처했거나 화재가 났거나
긴급한 구조 요청시에 119로 전화를 하는 것인데 
암환자 이송체계를 묻기위해 전화를 해야 했다면.
당연히 일반 전화를 사용 했어야 합니다.
일반 전화로 소방서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도지사라고 밝히고 암환자 이송 체계를
문의했다면 거기에 불응할 소방관은 없습니다.
아니 도지사가 아니라 시민 누구나가 전화해도
친절하게 대답해주는게 당연한 일입니다.

소방관 두명을 인사조치를 했다고요?
상황실 근무하다가 일선 소방파출소로 가는 일이야
흔히 있을수 있는 일이지만
문제는 위 사건내용으로 문책을 했다는 건데요.
글쎄요. 제눈에는 일방적인 횡포로 보입니다.
제가 그 소방관이라면 무지 억울 하다는 생각이 들거 같네요.
열악한 근무환경이나 그런 걸 전제하지 않더라도 
그 소방관이 다 잘했다는 말도 하지 않겠지만 
저라면 "재수없다" 또는 "똥 밟았다." 라는 생각이 들거 같네요.
두분의 소방관에게 위로의 뜻을 전합니다.

※ 메뉴얼을 이야기하는데 언제 그런 메뉴얼을 만들었는진
모르겠으나 제가 근무할 당시에는 그런 메뉴얼은 구경한 적도 없고
듣도 보도 못한 이야기 입니다.
IP : 61.78.xxx.92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홧병위로금..
    '11.12.29 11:11 AM (218.234.xxx.15)

    그 소방관들 홧병 위로금 만들었음 해요. 저 혼자 하려니 돈이 딸리고 십시일반으로 모아서 전달해주고 싶어요.

  • 2. ...
    '11.12.29 11:16 AM (141.223.xxx.13)

    이번일은 김문수도지사가 사퇴하고 그 소방관분들의 인사조치 철회하였으면 좋겠습니다.

  • 3. 험블
    '11.12.29 11:19 AM (182.211.xxx.39)

    역시 제가 짐작했던 그대로예요.
    119에 장난전화가 긴급전화보다 더 많다고 알고 있어서..
    이 소방관 아저씨도 김문수도지사의 처음 몇마디를 장난전화로 분류했을수도있고,
    어느샌가 듣다보니 도지사인것 같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도지사가 갑질하고 있는게 느껴져서 아차 싶었지만,어쩌라고~ 도지산데 뭐~~ 긴급전화해서 왜 갑질이야.. 도지산데 뭘 어쩌라고...
    하시는 그 소방관의 침묵속의 외침이 전해져와서 오히려 후련하던데요.

    김문수도지사는 그래도 좀 다를 줄 알았습니다. 녹취 된 통화내용을 들었습니다.
    그가 사용하는 단어 하나하나와 어미, 단어의 뉘앙스를 직접 들어보니...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겠습니다. 구역질이 나네요. 그 오만함에!

    저는 늘 미디어가 매개하는 언론에는 의도한 바의 착색이 있다고 어느정도는 감안하며 들어온 사람입니다. 김문수도지사에게 정말정말정말 실망입니다.

  • 4. 퐝당한
    '11.12.29 11:21 AM (175.112.xxx.136)

    대한민국~~~
    그분이 장난전화임을 임의로 판단하셔서 그냥 끊은것도아니고
    끝까지 응대해주시던데...진짜 어이없어서
    윗님말처럼위로금이라도 드리고싶네

  • 5. 황당하고 창피
    '11.12.29 11:30 AM (124.111.xxx.237)

    그러게요 사실을 알고있는 도민들도 이글과 똑같은 심정으로 참담해 할 것입니다.
    청와대도 모자라 개그적인 세계관을 가진 부류들.........

  • 6. 단풍별
    '11.12.29 11:34 AM (1.230.xxx.100)

    장난전화 벌금 물리고...
    사과 받아야 합니다...

  • 7. 미친문수
    '11.12.29 11:34 AM (125.187.xxx.194)

    문책당해야 할 사람은..문수지요..
    수고한다는 말한마디 못할망정..
    바뻐죽겠는 사람들한테 전화해서..자기
    못알아본다고..그 지룰을 하는지..
    한심하기 그지없네요..
    그런사람이 도지사라는게..추접합니다ㅠ

  • 8. 참나
    '11.12.29 11:36 AM (1.238.xxx.112)

    이런 사람 대통령 나오면 안됩니다.
    쥐새끼보다 더할 사람 입니다.

  • 9. 꿀향기
    '11.12.29 11:36 AM (141.223.xxx.13)

    김문수어록들을 봤습니다.

    입에 칼 찬 인간이더군요. 지 칼에 지 입 벨 날 머지 않았습니다.

  • 10. 오직
    '11.12.29 11:40 AM (116.123.xxx.110)

    이런 사실을 국민들이 모르고 있을거라 생각하니 더 황당합니다. 구구절절 옳은 말씀입니다. 먹고 살기 위해 사과문까지 써야했던 그 분이 더욱 안스럽게 보이는군요. 참 뭣같은게 하나 권력잡더니..나라꼴이 이렇게 우스워집니다 그려..

  • 11. 오직
    '11.12.29 11:40 AM (116.123.xxx.110)

    이런 글은 트윗으로 전송안되나요???

  • 12. ..
    '11.12.29 12:07 PM (124.54.xxx.66)

    119 소방관님들에게 몇 번 도움을 받았던 사람입니다.
    긴급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순식간에 서로 상황과 위치파악, 신속한 대처와 도착
    그것보다 중요한건 그 무엇보다 없었습니다.
    밤낮으로 힘들게 일하는 분들에게 도움을 못줄망정 정말 한심해서리...

  • 13. ///
    '11.12.29 12:13 PM (115.137.xxx.152)

    김문수는 업무방해죄로 고발 당해야하는거 아닌가요,

  • 14. ...
    '11.12.29 12:25 PM (59.0.xxx.75)

    왜소방관은 자기가 실수했다고 사과문을 올렸나 모르겠더군요
    아무리 들어봐도 사과문 올려야 할사람은 김문수 아닌가요??
    그놈이 시켜서한건 아닌가 모르겠네요
    미친 경기도지사 김문수...

  • 15. 모두다
    '11.12.29 4:03 PM (175.119.xxx.35)

    경기도 홈피가 마비되었나봐요.
    모두다 힘을 모아 김문수가 사과하도록 만듭시다

  • 16. ...
    '11.12.29 7:39 PM (222.109.xxx.108)

    이 글 링크따서 트윗 전송해야겠네요. 다들 읽어야 하는 글입니다.

  • 17. ㅇㅇㅇ
    '11.12.29 8:07 PM (50.135.xxx.55)

    100% 장난전화라고 생각했을 거 같아요.
    도지사가 119에 전화할 일이 뭐가 있나요.
    일이 있어 전화하면 용건을 말해야지, 긴급전화인데, 나 도지산데... 바보같이 그말만 되풀이하는데
    누가 들어도 장난전화이지요.

    아, 정말 험한 말 쓰고 싶지 않은데,
    보다 보다 별 미친 일들이 다 일어나는군요.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을 증명하는 김문수라는 인간,
    자질과 인간성 부족입니다.
    그런 일로 119에 전화한다는 상식 부족, 도지사면 어디서든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
    그 생각이 잘못된 걸 깨닫기는 커녕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인사조치라니,
    이거 그 사람이야 말로 인사조치 되어야 하는게 아닌가요?
    김문수씨, 자리에서 그만 내려오세요.
    한심하고 딱하네요.
    그 꼴이라니................................

  • 18. 미야
    '11.12.29 8:09 PM (124.49.xxx.164)

    원글에 완전 동감.
    ebs 짧은 다큐에서보니 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직업 소방관.
    생명수당이 2만원이었는데, 어디 화재이후로 올라서 지금은 5만원이랍니다.
    너무 열악한 환경에서 생명을 구하려고 일하시는 분들인데,
    이런 사태 정말 화가 나요.

  • 19. 홧병
    '11.12.29 9:05 PM (114.202.xxx.116)

    어제 통화내용 듣고 오늘 하루종일 울화통 치밀어 죽는 줄 알았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자기가 잘했다고 트윗에 올린 글 보고 뒷머리 잡고 쓰러지는 줄 알았네요..
    끝까지 참고 전화 응대하시던 그 소방관께 존경을 표합니다.
    만약 제가 그 입장이였음 벌써 욕하고 전화기 꽝 내려놨어요.
    나 경기도지사 김문숩니다를 9번 이야기했다네요
    도지사니까 어쩌라고
    용건 이야기 하라는데 바보 같이 "나 경기도지사 김문숩니다"

  • 20. 봉이네
    '11.12.30 12:18 AM (110.13.xxx.27)

    저도 인터넷에 검색하다 김문수 얼굴만 보이면 화가 나더군요..
    이런사람 도지사 자격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디 서명운동 하는데 없나요..

  • 21. 어이업다
    '11.12.30 8:27 AM (211.109.xxx.184)

    3.맨 정신에도 누군가와 이야기가 하고 싶다고 (특히 여자들....)이 하는

  • 22. 똥구댕이에서
    '11.12.30 10:00 AM (175.125.xxx.36)

    빠져나오느라 바쁜 김문수 도지사님~~
    안스러워용ㅇ

  • 23. 미친...
    '11.12.30 11:20 AM (211.246.xxx.45)

    변절자...녹취록 듣는 내내 미친..소리밖에 안나옴 쥐 ㅅㄲ보다 더 징그러운 ㅡㅡ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2741 이정희 의원님 트윗-한미 FTA대책법안 올리온 본회의 열렸습니다.. 2 sooge 2011/12/29 1,014
52740 3g스마트폰 추천좀 1 스마트폰추천.. 2011/12/29 781
52739 SQ3R을 통한 재능교육 촤하 2011/12/29 1,697
52738 어떻게 해석하나요??ㅠㅠㅠ 2 op 2011/12/29 611
52737 고3때 학과선택해야 하는 입시구조 1 고3엄마 2011/12/29 933
52736 본회의장의 박근혜.....오늘도 꼼꼼히...... 3 zzzzz 2011/12/29 859
52735 갤노트 조건 괜찮은 건가요? 4 toto 2011/12/29 1,086
52734 고려대학교 총학생회 시국선언 서명운동에 참여해 주세요! 7 KU 2011/12/29 1,002
52733 마이홈 쪽지함 저만 그런가요...? ....? 2011/12/29 537
52732 문법 강의는 어디가 좋을까요?? 1 문법 2011/12/29 787
52731 (29일) 아파트서 중학생 목매 숨진 채 발견 3 ㅠㅠ 2011/12/29 2,864
52730 식탁에 유리 안깔고 사용하시는 분 계세요? 5 나무 2011/12/29 5,161
52729 이불커버는 어디서들 사시나요? 4 이불커버 2011/12/29 2,447
52728 박원순 시장님께 바라는 보여주기가 아닌 현실적이고 민생을 위한 .. 량스 2011/12/29 634
52727 이런 경우 며느리의 도리는 어느선일까요? 12 둘째며느리 2011/12/29 3,159
52726 나의 나꼼수 전파 사례분석 -밑의 글 보고 2 역사는 살아.. 2011/12/29 978
52725 봉도사님께 법무부 인터넷 서신으로 편지 썼는데 전달됐나봐요 ㅋㅋ.. 2 봉도사 2011/12/29 3,650
52724 딸아이 이름 들어간 도장 팔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2 질문 2011/12/29 830
52723 대학 공부는 수능이랑 많이 다르지 않나요? 8 z 2011/12/29 1,977
52722 김문수한태 전화걸어서 이렇게 해주는방법 최고네요 4 이렇게하세요.. 2011/12/29 2,316
52721 패딩 세탁.. 3 막스마라 2011/12/29 1,293
52720 김어준의 엄마 29 123 2011/12/29 18,068
52719 강유미 얼굴에서 고현정 얼굴이 7 이대앞 2011/12/29 3,280
52718 구찌 파이톤백 대강 얼마였는지요 ?? 1 시골 사람 2011/12/29 1,588
52717 환각상태서 디도스 공격?…마약 복용 드러나 10 세우실 2011/12/29 1,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