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학원가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0개월 정도되었고 그전엔 다른 일을 해서 자영업은 처음이지요.
전 지금까지 남에 물건엔 절대 손대본적이 없어요(물론 대부분의 분들이 그렇겠지만..) 그래서 이렇게 좀도둑이 많을거라곤 장사를 하기 전까진 몰랐죠.. 근데 진짜 많네요. 오징어 하나 훔쳐먹는 중딩에.. 건물까지 있는 70대 할아버지는 호시탐탐 기회 봐서 물건 하나 슬쩍하려하고..(이 할아버지는 안걸리면 좋은거고 걸리면 계산안했어? 하면서 돈주고.. 동네에 소문이 자자하더군요) 뭐 이런 일들이 빈번히 일어나곤 하는데..
한달전쯤 제가 쓰레기를 치우는데 어떤 20대 초반 여성이 들어오더라구요 그냥 평범한 추리닝 차림에 귀여운 얼굴.. 우유 두개 사서 나갔죠~ 근데 계산후 나가고 나서 컵라면과 도시락을 훔쳐간걸 알고 뛰어나가 잡았죠.. 가방에 넣은거 내놓으라고.. 도시락만 주더라구요 어이 없어서 또 있지 않냐하니 컵라면도 내놓으며 "죄송합니다"하고 그냥 가려하더군요. 이리 와보라고 하고 뭐하는 짓이냐고 다시는 이런짓 하지 말라고 타이르고 돌려보냈습니다.
저희 점포는 직원들이 다 성실하고 서로 정보 공유가 잘되고 단합이 잘됩니다 그러다 보니 얘가 전에도 왔었고 CCTV분석결과 전에 훔쳐간게 나왔죠.. 뭐 제가 신상이라도 알아놨어야 하는데 저도 정신이 없었고 가게 다시 들어가서 일해야 하니 그냥 돌려보낸걸 후회하고 이제라도 잡은게 다행이다 다신 못오겠지하며 지내고 있는데 제가 없을때만 가게를 들락거리고 또 훔쳐가고.. 이젠 겨울이니 모자쓰고 마스크 쓰고 와서 훔쳐가고.. 딱 걸렸죠.. 벼르고 있는데 야간에 또 왔답니다. 야간 직원이 눈치채고 문 잠그고 왜 자꾸 훔쳐가냐고 하니 놀라면서 무릎꿇고 빌고.. 뭐 제가 해결해야하니 신분증 카드 받아놓고 저 있을때 오라하고 돌려보냈습니다.
어제 저 있을때 왔죠~ 공무원준비한대요~ 미쵸.. 나라꼴이 어찌 될라고.. 너 같은애가 공무원 되는거 못보겠으니 경찰에 신고한다했더니 통 사정을 하더라구요.. 저도 젊은애 빨간줄 치게 하고 싶은 맘은 절대 없고.. 정신차리게는 해야겠고..
훔쳐간거 적으라하니 처음엔 조금만 적더라구요.. 증거 갖고 있으니 거짓말하지 말라하니 더 적더라구요 넘 많아서 다 기억도 못하는거 같았어요 18000원어치 되더라구요. 20배 물어내라했어요. 아님 경찰서 가든가 20배 물어낸대요. 현금으로 받았어요. 18000원은 훔쳐간거 계산하고 나머진 불우이웃돕기 성금낼거라고 했어요.진짜로 그렇게 할거구요.
근데 잘한짓인가 싶네요. 어느 학원 다니는지 아니 가서 돌려줄까도 싶고.. 상습적으로 그런게 괘심해서 잘했다 싶기도 하고.. 지 돈 아까운줄 알면 남의거 귀한줄도 알게 하고 싶고..
암튼 여러분의 객관적인 의견 듣고 싶어서 야밤에 길게 적어봤습니다. 맘이 좋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