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셋째 임신이네요. 저 어떻하나요? 너무 힘들어요.

도와주세요. 조회수 : 10,001
작성일 : 2011-12-28 09:38:58

 

여기 자게에는 저보다 인생 선배이신 분들이 많은것 같고...

또 싫은 소리도 서슴없이 해주시니 저의 지금의 복잡한 심정을 객관적으로 정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저는 33이고 두딸의 엄마입니다. 둘째는 막 돌을 지났습니다.

 

큰애는 이제 5살이되고 어린이집에 다닙니다.

 

어제 임신사실을 알았어요.

남편과 관계가 많은것도 아닌데 (그리고 protection은 거의 하였습니다.) 딱한번 체외 사정을 한것 같은데... 그것이 임신으로 이어졌네요... 생각도 못한일이라 많이 당황스럽습니다.

전 아이둘로 이미 너무 벅찹니다. 아직 손이 많이 갈 나이이고... 혹시 셋째를 가지더라도 한참후가 될거라고 생각했지... 지금 시점은 정말 아닌것 같아요.

 

전 아이를 지운다는 생각은 하기싫었습니다. 수정된거 자체도 생명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예전에는 이런일을 겪을거라 생각도 못했기 때문에 그냥 막연히 그런 생각을 하고 살았던거 같아요.)

 

아이둘을 임신하고 출산하고 임신우울증, 출산후 우울증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정말 하루에도 몇번은 뛰어내려야겠다는 생각이요...

제 생각에 저는 약한 사람인것 같습니다. 몸이 힘들기보다는 마음이 너무 힘들었어요. 그냥 아이만 보면 이 척박한 세상에 내가 낳아 어떻게 살아갈까 걱정도되고... 또 내가 이렇게 사랑하고 그만큼 집착하는 상대를 둘이나 가졌다는 이유도 저에게는 힘들었습니다. (집착할수록 저는 저를 힘들게 하거든요.)

그냥 인생이 뭔지 죽으면 아무것도 아닌데 내가 사랑했던 아이들에 대한 기억도 다 잊겠지... 뭐 이런 쓸데없는 생각으로 출산후 거의 8개월까지 힘들었던것 같아요.

 

저 그런과정 또 겪을생각하니 너무 힘이드네요.

 

주변 상황도 좋은건 아닙니다. 남편은 매일 12시 이후에 퇴근이고, 경제상황도 많이 좋지는 않습니다. 친정부모님은 지금도 힘들어하면서 어떻게 애를 또 가졌냐고 펄펄 뛰시고... 엄마는 (옛날분이니 이해해주세요.) 지우라고까지 하시네요.

 

저의 문제는 아이둘도 마음에 담아두고있기 버거워서 애닳아하면서 과연 제가 아이셋을 품을 수 있느냐... 정말 걱정입니다. 남편은 운명이니 받아들이고 낳아서 잘기르자는데.. (솔직히 남편은 좋기만하겠죠... 힘든부분은 다 제 몫이니...)

저는 4개월전에 출산후 우울증이라는 지옥에서 겨우 기어나온 상태입니다.

남편도 그걸알고... 저에게 선택은 제 몫이라고하네요. (전 이렇게 남일보듯하는 남편도 솔직히 밉습니다.)

 

지금 관계한지 2주이고 주수로따지면 전 생리일부터 1개월되었으니 임신 4주인거죠?

2주밖에 안되었어도 생명인거죠? 저 지울생각하면 안되는거죠?

제가 아이를 잘키우고 이런 수렁에서 벗어나려면 어떤 마음을 가져야하고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요?

머릿속이 복잡하고... 정말 너무 힘들어요.

 

익명게시판을 빌러 이런 속이야기 해봅니다. 조언좀 부탁드려요. 저는 어찌해야할까요?

 

IP : 221.148.xxx.207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2.28 9:43 AM (211.211.xxx.4)

    조금이라도 더 마음이 가는 쪽으로 하세요.
    저도 셋째 가졌을 때 정말 많이 갈등했어요.
    하지만 결국 낳았고 지금 후회는 없습니다.
    물론 힘들기는 정말 힘들었어요.
    세살 정도 되니까 살만합니다......

  • 2.
    '11.12.28 9:47 AM (118.46.xxx.133) - 삭제된댓글

    울 형님도 세째 가졌을때 울면서 고민 많이 했는데
    막상 태어나니 이뻐서 어쩔줄 몰라해요
    막내가 집안의 꽃이 되던걸요.
    원글님네도 더 화목한 가정이 될거에요
    미리 걱정하지 마세요
    세째들은 엄청 야무져서 혼자 알아서 막? 크던걸요 ㅋㅋ

  • 3. ..
    '11.12.28 9:54 AM (14.55.xxx.168)

    제가 생각지도 않은 상태에서 늦둥이 셋째를 임신했을때 온 집안이 발칵 뒤집혔어요
    저희가 그땐 형편도 나빴고, 큰아이들은 이미 중딩,고딩이라 더는 아이를 원하지 않았지요
    그렇지만 지우겠다는 생각은 안했습니다.
    임신 내내 많이 힘들었어요. 시어머니랑 대판 싸우기도 했구요. 어떻게 먹고 살라고 임신이느냐고 하길래
    못키우면 굶어죽을거라고 소리를 질렀고, 그 아이가 이제 12살입니다

    아이가 정말 예쁜데 많이 힘든 부분이 있어서 심리검사를 했더니 거절감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고 나왔어요
    시어머니, 남편... 정말 죽여버리고 싶었어요
    태중의 상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심리학도 많이 발달해서 태아 스트레스 연구도 활발하다고 교수님이 이야기 하시더군요

    1년동안 상담치료받고 지금은 거의 괜찮습니다.
    님, 행복하고 좋은 생각만 하세요. 전 임신내내 힘들었지만 마음으로 긍정적 에너지를 많이 불어넣었어요
    힘은 들지만 행복합니다

  • 4. 순이엄마
    '11.12.28 10:22 AM (110.9.xxx.84)

    혹시 셋째를 가지더라도 한참후가 될거라고 생각했지... - 한참후에는 더 못 낳아요.

    솔직히 남편은 좋기만하겠죠... 힘든부분은 다 제 몫이니... - 남자는 더 힘들답니다. 경제적인 압박.

    뭐라고 하기 힘들죠. 너무 힘들고 예민한 문제니까요.

    셋째를 낳는다고 굶어 죽지는 않는것 같아요.

    그렇지만 죽을것 같기는 할겁니다.

    둘도 죽겠는걸요ㅠ.ㅠ

    어떤 결정을 해도 원글님은 절대 슬퍼하지 마세요.

  • 5. 저는 무조건
    '11.12.28 10:26 AM (122.42.xxx.21)

    낳아라 하진 않을래요
    다들 나름 상황이 있고 여러가지 생각이 있을테니깐요

    원글님 심사숙고 하셔서 결정하셔요

    그리고 그결정에 후회하시지만 않으심 될거예요

  • 6. ㅇㅇ
    '11.12.28 10:55 AM (211.237.xxx.51)

    저같으면 안낳을겁니다 지금껏 제 인생중에 제일 잘한선택이 외동딸로 끝낸것이니깐요.
    하지만 원글님은 낳으세요. 낳고 싶은것 같아요. 누군가가 잡아주길 기다리시는것 아닌가요?
    그럼 낳으셔야죠. 안낳으면 아마 더 안좋은 상황이 될듯 합니다.(우울증)

  • 7. 누가 뭐라해도
    '11.12.28 10:55 AM (121.88.xxx.75)

    낳는 것과 키우는 것 오로지 님의 몫이니
    알아서 결정하세요.

    남들이 뭐라고 해도 키워줄것 아니잖아요.

    너무 괴로워하지 마시고 마음가는 대로 하시길 바래요~~

  • 8. 이험한 세상에...
    '11.12.28 11:17 AM (118.38.xxx.27)

    저는 애가 하나라서... 애 중1인데 너무 너무 살기 힘들고 특히 시험 기간에 괴로워 하고 하루종일 공부만 하는 모습보면서 못할 짓이라는 생각이 들데요. 애 초등때 잘 해보겠다고 사립보내서... 거기다 미국유학까지 돈이 너무 많이 들었네요. 지금도 사교육에 허리가 휘고 우리 부부 노년에는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애 하나당 3억 이상씩 든다고 하니까 잘 생각해 보세요

  • 9. ...
    '11.12.28 11:27 AM (121.139.xxx.161)

    글쓰신분은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크게 생각하시는것 같아요.
    그러니 낳으시지않을까 싶네요.
    당연한 얘기지만 앞으론 피임 확실히 하셔서 이런 고민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참 순간의 일이 이렇게 큰 고민으로 다가오는거 같은 여자로서 참으로 싫으네요.
    행복하시고요, 얼른 고민 끝내시고 좋은일만 생각하세요~

  • 10. ..
    '11.12.28 12:12 PM (180.134.xxx.148)

    저 두달전 셋째낳았는데 같은 산후조리원에 8살,14개월있고 셋째낳으신 산모있었어요..그분보타 터울은 괜찮으신데..저 낳아보니 넘 예쁘구여..저는 터울이 큰데 터울없이 키우는게 나아요..키울만하면 또 애낳아 고생하네요..ㅎㅎ

  • 11. 같이 심란하네요
    '11.12.28 12:58 PM (14.52.xxx.59)

    낳으면 예쁩니다,내리사랑이니 당연하죠
    생명은 당연히 소중하죠,
    근데 낳아라,낳지말아라,아무도 말 못하고,낳으라고 해도 단 한시간도 봐줄 분이 여기 안계십니다
    남편이야 어차피 받아오는 월급,애 하나 더 낳는다고 투잡 뛰실 시간도 안되시고,
    아무리 바가지 긁혀도 결국 쪼달리는건 원글님 몫이에요
    낳기로 결정하셨으면 즐겁게 임신 육아하시기 바라구요
    혹시 안 낳기로 하셨더라도 너무 죄책감 갖지 마세요

  • 12. 하아..
    '11.12.28 1:24 PM (121.147.xxx.190)

    셋째가 생기더라도 한참 후 생각하셨다니 셋째 생각이 아주 없으셨던건 아닌가봐요.
    그리고.. 중절이 요즘 쉽지도 않구요. 제 일이 아니라 단호히 말씀드리자면..
    낳으세요. 그렇게 낳은 셋째치고 집안 귀여움 안받는 아이 없더군요. 복덩이되는 애기들도 많고.
    물론 힘드실거에요.. 지금 애들 건사도 너무 힘들고.. 갓난쟁이 또 키워야 하고..
    저도 지금 두살터울 자매 키우고 있어서 그 상황 참 암담하게 그려져요.

    다른 분들 말씀대로 원글님 마음가는대로 하시면 되겠지요.

    저라면 솔직히 중절하고 싶을 것 같아요.
    하지만 겁이나고 머뭇거리다 개월수 넘겨서 그냥 낳을거같기도 하구요.
    원글님 지금 심정이 딱 이러시지 않을까 싶네요.

  • 13. 부부가결정할일
    '11.12.28 1:31 PM (115.143.xxx.59)

    고민되시니 여기 올린건 알겠지만..
    여기댓글 중요하지않아요...동요되지마시구요..
    원글님이 가장 잘 알거예요..나의 현 상황을...잘 판단하시리라 믿어요..
    그치만..제가 원글님 상황에 빙의되어본다면..전 낳지않습니다.

  • 14. 부부가결정할일
    '11.12.28 1:33 PM (115.143.xxx.59)

    그리고..애기는 다 이쁘죠..고물고물한게..근데 그아이가 안 자라고 천년만년 아기모습으로만 있겠습니까?
    저희언니는 여유로운데도 셋째 포기했어요...다 생각이 다른거니깐요...죄책감느낄필요없구요..
    이왕낳은아기 다시 뱃속으로 집어넣지도 못하는데..그럼..미워하면서 키우겠습니까..이쁘다고 내새끼니 키우는거죠..그리고 둘째가 너무 어려요.

  • 15. ..
    '11.12.28 2:02 PM (118.217.xxx.124)

    어떤 결정을 하시더라도 님의 선택은 존중받을 사안입니다.
    님도 살고 보셔야죠.. 님이 살 도리를 취하세요..

  • 16. ^^
    '11.12.28 2:54 PM (218.145.xxx.51)

    고민되시니 여기 올린건 알겠지만..
    여기댓글 중요하지않아요...동요되지마시구요..
    원글님이 가장 잘 알거예요..나의 현 상황을...잘 판단하시리라 믿어요..
    그치만..제가 원글님 상황에 빙의되어본다면..전 낳지않습니다.2222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3007 온앤온이나 숲 같은 브랜드요 9 메이커 2011/12/28 2,926
53006 임신초기에 음식 가려드셨어요?? 10 초기 2011/12/28 3,991
53005 갤럭시s 점점...나빠요 4 snow 2011/12/28 1,700
53004 30대 후반인데 폐경이 될 수도 있나요?? 4 엄마 2011/12/28 2,660
53003 민주통합당 그냥 "민주당" 인증! 9 yjsdm 2011/12/28 1,183
53002 난방 거의 안하시는 분들~ 21 궁금 2011/12/28 11,126
53001 행복을 위해 했는데 현실은 갈수록 힘들다는 사람들은 순진해서 그.. 21 결혼과 출산.. 2011/12/28 2,948
53000 사형된지 50여년뒤에 무죄선고... 역시 법이란게 무섭군요. 3 량스 2011/12/28 947
52999 60대 이상의 정치의식 (2010년 지방선거 기준) 2 복학생 2011/12/28 641
52998 전 한국 교육의 미래를 밝께 봅니다. 9 susan .. 2011/12/28 951
52997 에어 캐나다 수하물 규정이 엄격한가요? 2 고민 2011/12/28 1,289
52996 남편이 지방으로 내려갈 생각을 합니다. 5 고민 2011/12/28 1,504
52995 KTX 부분 민영화 추진 - 내일 손석희 시선집중 (한만희 국토.. 1 사월의눈동자.. 2011/12/28 894
52994 애들에게 지쳐서인지 일하러 나오니 좋아요 3 ... 2011/12/28 1,162
52993 김문수 지사 소방관들에게 화난 이유? 12 세우실 2011/12/28 2,050
52992 왼쪽좌석 바로앞자리에 앉아있는 여성분.. 15 우등 2011/12/28 2,859
52991 인혁당사건을 몇년전에 알고서 4 걱정 2011/12/28 685
52990 그 교수분 따님은 아마 마음이 나아지지 않았을까요. 33 다행인 것 .. 2011/12/28 2,754
52989 감명깊게봤던 좋은명작영화 추천부탁드려요~^^ 1 태교맘 2011/12/28 1,977
52988 "건강한 자존감 유지" 6 July m.. 2011/12/28 2,452
52987 부산분들 문재인을 바보로 만들지 마세요. 20 부산사람 2011/12/28 2,129
52986 아이 어릴 때 이사... 3 고민 2011/12/28 747
52985 여행추천 1박2일 2011/12/28 413
52984 20번째 펌)한 놈만 팹니다! 정봉주 무죄! 정태근 OUT! 6 ... 2011/12/28 836
52983 미국에서 교사 7년간 했습니다. 104 susan .. 2011/12/28 24,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