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궁...
남편이 사무용품 사러 마트 가서는 자꾸 전화하는거에요
"케잌이라도 사갈까? "
"아 됐어... 돈아까워 그냥 와~"
또 몇분 후..
"그래도 크리스마스 이브인데...뭐 먹고 싶은거 없어?"
"없어... 추운데 그냥 빨리와"
지금 집에 왔는데 현관 들어오면서 갑자기
"여보 미안해"
이러면서 들어오더군요.
저는 뜨끔했답니당
요 며칠..남한테 싫은 소리.. no라는 소리 못하는 남편이
누군가의 말도 안되는 부탁에 수십만원을 날린 사건도 있었구
받아야 할 돈 못받은 적도 있구... 그날도 갑자기 "여보 미안해"이랬었거든요
그것땜에 어제도 싸웠는데 "에이..뭔 일이야 또" 이럼서 가슴이 덜컥했습니당
요즘 남편이 병치레(물론 죽을병은 아니구요)하고 있어서 이래저래 돈이 들어가서
좀 힘들었거든요
근데 ...
잠바 주머니에서 손바닥만한 걸 꺼내더라구요
아웃백 포장할때 빵 찍어먹으라고 주는 버터담긴 플라스틱통만한..
그 안에 하트 모양 백설기 떡이 들어있네요
갑자기 눈물 뚝뚝 흘리면서 그 떡을 주네요
"고생만 시켜서 미안하다... 더 잘해주고 싶었는데"
에구궁.. 안아주고 울지말라 해주고
누군가에게 얘기하구 싶어서 여기에 쓰네요
오늘 특별한 날이라 그런지 싸우신 분들도 있고
재미나게 보내시는 분들도 있을텐데
몇시간 안남은 밤... 사랑하면서 보내세요~~~
저는 미울때도 많지만 그래도 이런 남편이 있어서
오늘밤만은 행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