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저학년인 우리아이도 올 봄에 왕따문제로 고민을 했습니다.
고학년때와 차이점이 있다면 아이 스스로 왕따라고 인지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어요.
처음 시작은 "나는 저 친구랑 놀고 싶은데 저 친구가 놀아주지 않아." 정도의 가벼운 고민입니다.
엄마들끼리도 아는 사이라 유심히 살펴봤더니 엄마들이 있는 자리에서는 친하게 놀아요.
상대 엄마도 "그냥 애들 크면서 다 그러는거다.그렇게 툭탁거리다 잘 놀다.그러는거야." 라고 말했고
저도 그렇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문제는 엄마나 선생님이 없는 아이들끼리 있는 곳에서는 전혀 달라집니다.
대놓고 '바보'라고 부르기도 하고 좀더 영악한 아이들은 '좀 그런 애'라는 식으로 돌려말하며
자기들끼리 낄낄거리기도 하구요.
그러다 그런 행동이 엄마들이 있는 자리에서도 살짝살짝 드러납니다.
제가 문제제기를 하면 상대 엄마는 여전히 저를 유난한 엄마취급합니다.
애들끼리 그럴수 있다구요. 좀더 두고봤더니 그집 아이가 주도하면서
서서히 더 많은 아이들이 우리애를 우습게 보고 함부로 대하기 시작했어요.
그 숫자는 순식간에 늘어나서 저도 당황했어요.
저학년때는 아이 스스로 인지하지 못해서 넘어가고
혹은 인지한다고 해도 부모가 친구들과 잘 지내라고만 하면서 넘어가는 경우도 있고
고학년이 되면 아이 스스로 부끄럽다고 느껴서 어디가서 말도 못하고 꾹꾹 참는 식이에요.
왕따를 시키는 아이들은 어른들 보는 앞에서는 정말 순진무구한 태도와 행동입니다.
'설마 그 아이가 왕따를 주동했겠어?' 할 정도로 얌전한 아이들도 많아요.
기사 나온거 보면 왕따 시킨 주동자들도 다들 소극적이라고 하죠?
어른들 앞에서는 전혀 안그럴것 같은 애들이 돌아서서 지들끼리 있을때는 정말 잔인할 정도입니다.
제가 아이에게 가르친 방법은 의사표현을 정확하게 하라는 거였어요.
상대아이가 '바보'라고 놀리면 기분나쁘다는 의사표현을 꼭 하라고 했어요.
"나한테 그렇게 말하지 마! 기분 나빠" 이 말을 집에서 여러번 반복시켰고
"너는 소중한 아이다.이 세상 어떤 사람도 너에게 함부로 말할 수 없다."라고 누누히 당부했죠.
그리고 그래도 그 아이가 널 힘들게 하면 선생님이든 엄마,아빠든 좋으니 도와달라는 의사표현을 하라고 했어요.
엄마,아빠가 학교에 쫓아가는 한이 있더라도 너를 도와주겠다구요.
그리고 왕따를 주도하는 아이네와는 왕래를 딱 끊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보라고 했어요.
솔직히 왕따 주도하는 아이의 부모들은 뭐가 문제냐는 식이어서 만나서 도움을 요청해봤자
유난한 엄마 취급만 받고 더 속상해지기만 했어요.
그리고 너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함부로 대하지 않는 그런 친구를 사귀라고 했어요.
초등 저학년때면 기분 나쁘다는 의사표현을 하는것만으로도 문제가 해결이 되더군요.
누울자리 보고 다리 뻗는다는 말 있죠?
건드려서 피곤할 것 같으면 안건드리고 건드려도 별 문제 없으면 점점 강도가 세집니다.
왕따문제가 고학년때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문제라기보다는 조금씩 강도가 세어지다가
고학년이 되면 아이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괴롭힘을 받게 되는 듯 해요.
초등 저학년을 기르시는 분들은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