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들 자랑질

바람 조회수 : 1,320
작성일 : 2011-12-22 22:48:36

아래 글 읽다가 몇년 전에 우리 아들 생각이 나서...

중학교 1학년 2학기에 성적이 안나와서 종합 학원에 보냈어요.

매우 좋아하더군요.

첫달에 성적이 올랐어요. (학원시험 매달 치는 것), 학교 시험도 조금 올랐어요.

그런데 그 다음 달 부터는 학원 가기 전이랑 별 차이가 없었어요.

5개월 정도 지켜 보다가  아들한테 이번에도 성적 안 오르면 학원 끊어야 한다.

네가 인문계를 못 가더라도 안 보내겠다.

네 발로 서라 했어어요.

협박에 공부 좀 하는 것 같았는데  오래 가진 못하더군요.

역시 성적도 제자리고 그래서 과감하게 학원 안보냈어요.

학원 보내기 전에 중간 기말 앞두고 문제지 사오면 오만 짜증 다 냈어요.

알아서 한다고 큰 소리치고.

그리고 중 2, 중 3 때 혼자 해 보려고 무지 애를 쓰더군요.

겨울에 찬 물에 발 담그고 찬 방에서 공부도 하고

그런데 이상하게 성적이 안올라서 저도 애가 좀 불쌍해 보였어요.

고등학교 1학년에 진학하더니 (인문계) 눈에 띄게 공부를 좀 한다 싶더군요.

그래도 중간고사 치고나니 그다지 열심히 하지는 않더군요.

그리고 수능치고 지방 4년제에 입학했어요 (집이 지방 임)

대학에 입학하고 두달 다니더니만 자신이 학교 다닐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며 군에 갔다오면 재수 할 거라고 하더군요.

공부를 열심히 하는 꼴을 못봤으니 어처구니 없더군요.

 대학 1년 다니고 군 복무하고  제대한 그달에 재수 하고 싶다고 기숙학원에 보내달라고 하더군요.

매정한 어미는 그곳은 어짜피 외부 힘에 의지해서 공부하는 곳이니 꼭 재수해서 다시 학교 가고 싶으면

스스로 하는 길을 찾아라고 했어요.

사실 비싼 학원비 댈 엄두도 안났어요.

재대하고 일주일 만에 (2월) 인강을 신청해서 11월까지 공부했어요.

태어나서 와 ~ 공부 열심히 하네

이런 느낌 처음이었어요.

작년 이맘 때 수능치고 원서 내서 올해 수도권 사범대학에 입학했어요.

주위에서 인간승리하고 하더군요.

입학할 때는 등록금 고스란히 다 냈는데 2학기 등록은 30만원 만 냈어요. 

장학금 받았거든요.

그 후에 주변에서 수능치고 재수하는 집들 보면서 아들이 새삼 기특했어요.

독하고 매정한 어미 때문에 고생은 했지만 나름대로 고생이 가치는 있었던 것 같아요.

아들이 스카이 갈 만큼 성적은 안나왔지만  고맙고 뿌듯했어요.

 

   

IP : 112.149.xxx.143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윗님말씀
    '11.12.22 10:59 PM (175.210.xxx.231)

    진리예요 격언 등록하면 좋겠어요공부는 100프로 시켜서가아닌 스스로해야한다

  • 2. 어머니도
    '11.12.22 11:39 PM (122.128.xxx.99)

    훌륭하신것 같아요 믿어주는 마음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1285 바비인형 어디가 많나요? 2 남자만 둘 2011/12/26 556
51284 12월 26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말과 말".. 세우실 2011/12/26 642
51283 남편이 여직원에게 연애감정을 느끼나봐요 30 심난해요 2011/12/26 18,008
51282 망치로 깨뜨린 아이폰 액정을 수리하고파요 8 울컥 2011/12/26 1,526
51281 해결이 되어 원글 지웁니다. 6 미소쩡 2011/12/26 1,047
51280 경선 참여페이지 열렸습니다. 12 사월의눈동자.. 2011/12/26 620
51279 동생이 병원개원을 하면 부조금은 얼마 줘야 하나요? 16 정말 모르겠.. 2011/12/26 2,160
51278 맛있는 고구마 추천해주세요 1 귤대박 2011/12/26 806
51277 발이 접질러져서 발등이 부었어요 7 조심조심 2011/12/26 6,012
51276 미국에서 사용하던 자동차 한국으로 가져와보신분 계신가요? 3 ... 2011/12/26 972
51275 학교 운영위원회는 어떤 일을 하는가요? 3 ^^ 2011/12/26 1,014
51274 집에 usb를 두고왔어요. 5 미네랄 2011/12/26 821
51273 ‘8만원’ 모텔비 연말 2배 껑충…“빈 방이 없어요” 1 꼬꼬댁꼬꼬 2011/12/26 1,230
51272 어제 봉도사의 크리스마스 가족 모임.jpg 7 갑시다. 2011/12/26 2,237
51271 입대하는 아들 3 ... 2011/12/26 1,092
51270 주말에 도가니 보다가 중간에 껐어요... 8 애엄마 2011/12/26 2,135
51269 아토케어 어디서 싸게 사셨어요? 1 사은품이나... 2011/12/26 780
51268 혹시 천주교에서 개신교로 개종하신분 계신가요? 10 궁금해요 2011/12/26 8,549
51267 12월 26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1/12/26 249
51266 친동생이 이사했는데 뭘 들고 가야 하는지요? 6 .. 2011/12/26 846
51265 서울지역 인테리어업체,이사업체 소개해주실 분 1 단추 2011/12/26 512
51264 확장한 방 전열기구 뭐가 좋을까요? 5 전열기구 2011/12/26 903
51263 현대홈쇼핑 ‘가짜’ 호박고구마 팔다 걸렸다 2 꼬꼬댁꼬꼬 2011/12/26 3,963
51262 남편이랑 뭘 해도 재미가 없어요..ㅠ 9 어쩌나 2011/12/26 4,950
51261 강아지가 감씨를 삼켰어요!! 4 어쩌죠 2011/12/26 4,6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