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어머니, 그리고 남편임다.
알아서라는 게 밖에서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친정 엄마가 당신 기댈 언덕이 없어서인지 시댁일 관련해서 그냥 내가 조금 불편하면 다 편하다 마인드신듯해요. 딸인 저는 그게 싫었구요.
매해 그런건 아니었지만...거의 20년 쯤 전에 김장 3집걸 혼자 하고 무릎 병 얻으셨죠. 그 때 작은 아버지댁 경제 휘청거려서 김장 좀 대신 해준 걸로 알아요. 저도 옆에서 배추 옮기는 거 돕긴 했지만 초등 어린 나이에도 얼마나 짜증이 나던지요. 추운 겨울에 추워죽겠는데 끝날 기미는 안 보이고 지금까지 그 싫고 짜증난 기억이 남아있어요. 친할머니 그 때 부터 우리 엄마 괴롭히는 사람으로 인식한거 같네요. 사실 글 올릴 정도로 엄청 나쁜 시댁은 아니었으며 어머니가 시집 살이를 옴팡 지게 하신 것도 아니고..어쨌든 귀하게 이쁨 받는 며느리는 아니었음. 대한민국 딱 보통 시댁인데 그 한 해 김장이 정말 여파가 컸던 거죠. 많아도 보통 많아야지 혼자 거의 100포기 했던 걸로 기억함.
남편은 둘째인데 몇 번 시댁 관련해서 모임있는 데 지켜본 결과 약간 궂은 일 전담(?) 역할?? 보통 첫째가 동생한테 잔심부름 많이 시키긴 하죠. 저도 동생 하나 있는데 심부름은 대부분 남동생하라 했지요. 그런 면에선 이해는 가는데 ...
내가 귀찮으면 되지 이거드라구요. 예전에 시댁 방문 함께 하는데 형 옷가방이 아직 도착안해서 동생인 남편한테 바지 좀 하나 빌려 달라했는데 바로 그 날 새로 산 청바지를 주더라구요. 남편 옷에 신경 안 쓰는 사람이라 청바지 하나로 1년 입는 사람이거든요. 아울렛 모처럼 가서 청바지 3개 샀는데 그 중 하나를 본인 아직 채 입기도 전에 형을 주더라구요.
제가 잔 정이 좀 없는지 몰라도요. 아직 입지도 않은 청바지를 주는 것도 싫었고...자기 바지 도착했는데도 하루 종일 동생 새 리바이스 청바지를 입고 있는 시숙도 싫더만요.
저도 친정 생각하면 짠하고 한데 남편도 저 이상으로 친정 생각하는 사람이고 이것 저것 귀찮은 일 있어도 어느 정도 끊을 법도 한데...노라고 하는 경우를 못봤음.
우리 친정 어머니 보고 답답하다 왜 싫으면 싫다 소리를 못하나 싶었는데...대놓고 직접은 아니라도 돌려서라도 노라고 말했으면 싶었거든요. 제 평생 기억에 누구한테 아쉬운 소리 도와달라는 말 해본 기억 별로 없네요. 저는 그냥 제가 다른 사람 피해주는것도 싫구 다른 사람들로인해 ( 가족이라 해도) 귀찮은 것도 싫은 뼛속까지 개인적인 사람이에요. 누구를 제 이익을 보고자 이용하는 사람은 절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나 귀찮으면서까지 돕는다거나 하는 것도 썩 내키지는 않네요..
제가 냉혈도 아니고 속정은 깊어도 한편 잔정은 없는 사람이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