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10년만의 생일케잌

기쁜날 조회수 : 809
작성일 : 2011-12-21 10:45:37
오늘 거의 10년만에 케익을 샀습니다
아이들 키우면서 경제적으로 너무 쪼들려 작은 케잌도 살수가 없었습니다

쉬폰케잌과 생크림을 사다가 아이들과 케잌만들기도 해보고
나중에 생크림파는 매장이 문을 닫아
그 뒤부터는 그냥 쉬폰케잌과 빵이나 쵸코파이 과자로 대신했습니다

제일 작은거 사면 될거야니냐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그거사서 입맛만 다시면 더 속상할것같았거든요

작년에는 친한언니가 크리스마스즈음에
라면박스로 한가득 과자를 사준 일이 있었어요
작년에 특히 더 어려워서 겨울을 어찌날지 까마득했습니다

그리고 막내 학교 담임선생님께서
선생님의 남편분 모임에서 불우이웃돕기를 한다며
그걸 저희에게 주신일이 있었어요

대형마트 상품권이었는데
저희집에서 왕복 택시를 타는거리였어요
주변에서 제 이야기를 들은 지인이 아예 그 상품권을 자기에게 달라며
현금을 바꾸어주어 아주 요긴하게 쓰면서 겨울을 났습니다

생일을 맞는 아이에게 아무것도 해줄수가 없었는데
과자를 보내준 언니와 상품권을 주신 선생님덕에 따뜻한 생일을 보낼수 있었어요

작년까지는 직장을 다니고 싶어도 다닐수 없는 환경에 있었지만
올해는 주변의 도움으로 작은 월급이나마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제 아이와 이야기하면서 케잌을 산다고 하자
케잌없어도 된다고 하는거예요
그냥 피자만 시켜먹으면 된다고 말을 하지만
이번 생일만큼은 생일숫자의 초를 끄면서 힘차게 노래불러주고 싶습니다

직장다니니까 이것저것 감사한게 참 많습니다

김장할때 좋아하는 굴을 사서 굴김치도 담고
아이 생일에 부담없이 케잌도 장만할수 있으니까요

케잌사들고 출근을 하는데
그동안 아이들에게 생일때마저 제대로 해주지 못한게 생각이 나서
큿등이 찡하니 눈물이 고이더라구요

지금 직장생활을 하면서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아
치열한 삶을 살고 있지만
그래도 내 힘으로 자식들에게 더 당당하게 해줄수 있어서 좋습니다

오늘 생일인 아이는 이제 몇달후면 집을 떠나게 됩니다

힘들게 살아온 세월이었기에 기억하고 싶지않은 기억도 많을거예요
새벽에 내렸던 싸락눈이 조금씩 녹고 있네요
우리 아이 머릿속에 쌓인 힘들었던 기억도 조금씩 조금씩 녹아내리길 빌어봅니다
IP : 118.44.xxx.71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2.21 11:48 AM (14.43.xxx.193)

    그동안 고생많으셨어요. 아이를 위해서 힘내서 살아온 엄마의 모습이 읽혀져 눈시울이 붉어지네요.
    앞으로 더 더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3412 저가 항공 타보신 부운.... 8 저가항공 2012/02/19 2,612
73411 게임에 중독된 자녀를 둔 부모를 위한 집단 연구소 2012/02/19 1,254
73410 만화가가 되고 싶어하는 아이, 미술학원 잘 아시는 분 조언 좀요.. 10 미술 2012/02/19 2,401
73409 결혼할 때 지병 있는 건 언제 말해야 하나요? 40 2012/02/19 13,541
73408 파마했는데 좌우 비대칭으로 마무리 됬으면 어떻게 해야하죠?? 4 황당 2012/02/19 3,098
73407 남편 거부에도 참고 사시는 분들 보면... 1 ... 2012/02/19 2,164
73406 급질) 충남대병원근처 숙박업소... 꼭이요 4 벚꽃 2012/02/19 2,599
73405 영어30년 해도 오리무중 이것이문제였다. 왕초보 탈출 프로젝트 떡판동 2012/02/19 1,595
73404 사랑니 발치 수술 해보신 분들 있나요? 8 아파요 2012/02/19 2,822
73403 나피디요 왕석현 닮지 않았나요? 2 질문 2012/02/19 1,546
73402 침대발치에 연결할 것 5 침대길이 2012/02/19 1,867
73401 식탐여행 사유리를 당황하게 만든 보리집밥 할머니(펌) 6 사유 2012/02/19 4,566
73400 십여년 전 즐겨먹던 강남역 부근 떡볶이 집을 기억해내고 싶어요... 4 82수사대 2012/02/19 2,030
73399 정녕 '아들-딸' 조합은 별로인가요 ㅠㅠ 27 아들딸 2012/02/19 8,772
73398 요즘 혼자 방안에서 떠들어요.. 1 은둔형외톨이.. 2012/02/19 1,480
73397 새일센터 집단상담을 하면 취업이 도움이 되나요? 5 .. 2012/02/19 1,157
73396 정답을 아시면 댓글 예시로 달아주세요 9 5분 2012/02/19 1,312
73395 카카오톡에서 친구 추천에 친구는 하루에 한명씩 뜨는건가요? 1 아마폴라 2012/02/19 1,887
73394 교통카드 천안에서도 사용가능한가요? 1 .. 2012/02/19 2,587
73393 애가 둘이 되니 이런 문제점도 있네요.. 5 아프지마라... 2012/02/19 2,471
73392 위 용종제거수술 해보신분 계신가요? 3 용종 2012/02/19 16,179
73391 가슴이랑 브라요~ (브래지어가 맞는 말인가?) 26 그냥 2012/02/19 4,066
73390 치아 교정, 저렴한 치과 or 가까운 치과 어떤게 좋을지요? 5 교정 2012/02/19 2,286
73389 출산 후 회음부 절개 흉터 ㅠ 다들 어떠신가요? 7 흑흑 2012/02/19 46,273
73388 초등 교사인데 도움 요청해요! 60 세라천사 2012/02/19 10,4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