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10년만의 생일케잌

기쁜날 조회수 : 718
작성일 : 2011-12-21 10:45:37
오늘 거의 10년만에 케익을 샀습니다
아이들 키우면서 경제적으로 너무 쪼들려 작은 케잌도 살수가 없었습니다

쉬폰케잌과 생크림을 사다가 아이들과 케잌만들기도 해보고
나중에 생크림파는 매장이 문을 닫아
그 뒤부터는 그냥 쉬폰케잌과 빵이나 쵸코파이 과자로 대신했습니다

제일 작은거 사면 될거야니냐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그거사서 입맛만 다시면 더 속상할것같았거든요

작년에는 친한언니가 크리스마스즈음에
라면박스로 한가득 과자를 사준 일이 있었어요
작년에 특히 더 어려워서 겨울을 어찌날지 까마득했습니다

그리고 막내 학교 담임선생님께서
선생님의 남편분 모임에서 불우이웃돕기를 한다며
그걸 저희에게 주신일이 있었어요

대형마트 상품권이었는데
저희집에서 왕복 택시를 타는거리였어요
주변에서 제 이야기를 들은 지인이 아예 그 상품권을 자기에게 달라며
현금을 바꾸어주어 아주 요긴하게 쓰면서 겨울을 났습니다

생일을 맞는 아이에게 아무것도 해줄수가 없었는데
과자를 보내준 언니와 상품권을 주신 선생님덕에 따뜻한 생일을 보낼수 있었어요

작년까지는 직장을 다니고 싶어도 다닐수 없는 환경에 있었지만
올해는 주변의 도움으로 작은 월급이나마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제 아이와 이야기하면서 케잌을 산다고 하자
케잌없어도 된다고 하는거예요
그냥 피자만 시켜먹으면 된다고 말을 하지만
이번 생일만큼은 생일숫자의 초를 끄면서 힘차게 노래불러주고 싶습니다

직장다니니까 이것저것 감사한게 참 많습니다

김장할때 좋아하는 굴을 사서 굴김치도 담고
아이 생일에 부담없이 케잌도 장만할수 있으니까요

케잌사들고 출근을 하는데
그동안 아이들에게 생일때마저 제대로 해주지 못한게 생각이 나서
큿등이 찡하니 눈물이 고이더라구요

지금 직장생활을 하면서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아
치열한 삶을 살고 있지만
그래도 내 힘으로 자식들에게 더 당당하게 해줄수 있어서 좋습니다

오늘 생일인 아이는 이제 몇달후면 집을 떠나게 됩니다

힘들게 살아온 세월이었기에 기억하고 싶지않은 기억도 많을거예요
새벽에 내렸던 싸락눈이 조금씩 녹고 있네요
우리 아이 머릿속에 쌓인 힘들었던 기억도 조금씩 조금씩 녹아내리길 빌어봅니다
IP : 118.44.xxx.71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2.21 11:48 AM (14.43.xxx.193)

    그동안 고생많으셨어요. 아이를 위해서 힘내서 살아온 엄마의 모습이 읽혀져 눈시울이 붉어지네요.
    앞으로 더 더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4028 큰 조기 말린 것 어떻게 요리하나요? 5 오늘 2011/12/29 2,691
54027 동네 음식점에서 신발을 잃어 버렸어요..ㅜ 7 . 2011/12/29 2,721
54026 싱크대 교체..사제 어때요? 11 결정해야해 2011/12/29 4,473
54025 피아노 어디에 놓아야할지 고민입니다. 13 나무 2011/12/29 3,730
54024 sm5 1%초저리 행사할때 구매했는데 영맨들 서비스 뭐뭐있나요?.. 6 sm5 2011/12/29 3,102
54023 바르게 정직하게 살면 복받는거 맞나요? 화가나서... 5 김근태의원,.. 2011/12/29 2,651
54022 떡국 좋아하세요? 6 계란 고명 2011/12/29 3,072
54021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오카리나 공연 보러오세요~ 1 오카리나숲 2011/12/29 1,550
54020 민주통합당 선거인단 모집-많은 참여바랍니다. 8 뺑덕어멈 2011/12/29 1,624
54019 나이 때문인지... 1 +++ 2011/12/29 1,777
54018 여남의 돈 & 선물에 대한 생각과 행동거지 ... 2011/12/29 1,604
54017 목동이나 대치동 쪽 중학교 배정은 어떻게 되나요? 7 이사고민 2011/12/29 2,285
54016 정봉주 부부동반 인터뷰-레이디경향 4 나거티브 2011/12/29 2,633
54015 부자패밀리님 봐주세요... 2 수학 2011/12/29 2,074
54014 어제 저녁 남편과의 대화... 14 에버그린 2011/12/29 4,172
54013 문성근, "한미FTA 폐기와 BBK 국정조사로 뒤집어 .. 18 참맛 2011/12/29 3,268
54012 혹시 신토진미 육포라고 드셔보신 분 계세요? .. 2011/12/29 1,801
54011 요가와 헬스중에...뭘 할까요? 14 bloom 2011/12/29 4,058
54010 남자 환자는 남자 간병인? 5 간병인 2011/12/29 5,653
54009 보험비교싸이트 6 궁금이 2011/12/29 1,959
54008 몇주 전인가 올라왔던 글인데.. 상품권남과 결혼해야하는지? 후기 궁금해.. 2011/12/29 1,838
54007 이제 몇일만 있음 한미 FTA 진행되는 나라에서 사는건가요 4 FTA ㅠㅠ.. 2011/12/29 1,990
54006 스마트폰에 나꼼수 다운받았는데요 3 이제야..... 2011/12/29 1,905
54005 ......... 1 단무지 2011/12/29 2,703
54004 돈욕심이 없는 아들 걱정 됩니다. 9 너무 성실해.. 2011/12/29 3,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