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10년만의 생일케잌

기쁜날 조회수 : 603
작성일 : 2011-12-21 10:45:37
오늘 거의 10년만에 케익을 샀습니다
아이들 키우면서 경제적으로 너무 쪼들려 작은 케잌도 살수가 없었습니다

쉬폰케잌과 생크림을 사다가 아이들과 케잌만들기도 해보고
나중에 생크림파는 매장이 문을 닫아
그 뒤부터는 그냥 쉬폰케잌과 빵이나 쵸코파이 과자로 대신했습니다

제일 작은거 사면 될거야니냐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그거사서 입맛만 다시면 더 속상할것같았거든요

작년에는 친한언니가 크리스마스즈음에
라면박스로 한가득 과자를 사준 일이 있었어요
작년에 특히 더 어려워서 겨울을 어찌날지 까마득했습니다

그리고 막내 학교 담임선생님께서
선생님의 남편분 모임에서 불우이웃돕기를 한다며
그걸 저희에게 주신일이 있었어요

대형마트 상품권이었는데
저희집에서 왕복 택시를 타는거리였어요
주변에서 제 이야기를 들은 지인이 아예 그 상품권을 자기에게 달라며
현금을 바꾸어주어 아주 요긴하게 쓰면서 겨울을 났습니다

생일을 맞는 아이에게 아무것도 해줄수가 없었는데
과자를 보내준 언니와 상품권을 주신 선생님덕에 따뜻한 생일을 보낼수 있었어요

작년까지는 직장을 다니고 싶어도 다닐수 없는 환경에 있었지만
올해는 주변의 도움으로 작은 월급이나마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제 아이와 이야기하면서 케잌을 산다고 하자
케잌없어도 된다고 하는거예요
그냥 피자만 시켜먹으면 된다고 말을 하지만
이번 생일만큼은 생일숫자의 초를 끄면서 힘차게 노래불러주고 싶습니다

직장다니니까 이것저것 감사한게 참 많습니다

김장할때 좋아하는 굴을 사서 굴김치도 담고
아이 생일에 부담없이 케잌도 장만할수 있으니까요

케잌사들고 출근을 하는데
그동안 아이들에게 생일때마저 제대로 해주지 못한게 생각이 나서
큿등이 찡하니 눈물이 고이더라구요

지금 직장생활을 하면서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아
치열한 삶을 살고 있지만
그래도 내 힘으로 자식들에게 더 당당하게 해줄수 있어서 좋습니다

오늘 생일인 아이는 이제 몇달후면 집을 떠나게 됩니다

힘들게 살아온 세월이었기에 기억하고 싶지않은 기억도 많을거예요
새벽에 내렸던 싸락눈이 조금씩 녹고 있네요
우리 아이 머릿속에 쌓인 힘들었던 기억도 조금씩 조금씩 녹아내리길 빌어봅니다
IP : 118.44.xxx.71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2.21 11:48 AM (14.43.xxx.193)

    그동안 고생많으셨어요. 아이를 위해서 힘내서 살아온 엄마의 모습이 읽혀져 눈시울이 붉어지네요.
    앞으로 더 더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4430 고속터미널에서 이불 맞추기 ... 2012/02/25 769
74429 채선당 '임신부 폭행 논란' 경찰, 거짓말탐지기 동원하나 15 결국 2012/02/25 6,885
74428 고등학생 의자 좋은 거 추천 좀 해주세요~ 학생의자 2012/02/25 1,680
74427 그냥 빈둥거리기만 해도 좋았던 곳. 7 이런이런 2012/02/25 1,390
74426 부티라는 신발 어떤가요? 3 ... 2012/02/25 1,119
74425 흑염소가 정말 피부에 좋은가요? 피부 2012/02/25 1,140
74424 "엘리베이터 따로 타세요" 임대 입주민은 찬밥.. 5 ddd 2012/02/25 2,157
74423 ESTA로 미국에 와서 90일 체류 승인을 받았는데... 1 화이트 2012/02/25 917
74422 쉐어버터 (시어버터) 사용방법좀 알려주세용 ..아토피 아기한테 .. 2 쉐어버터 2012/02/25 1,906
74421 목이 자주 쉬고 아픈데요,성대결절 병원 추천좀.. 1 성대결절병원.. 2012/02/25 1,287
74420 오빠네가 부모님댁에 들어와 살면서.. 29 ... 2012/02/25 10,832
74419 아이폰 업뎃과 아이튠 6 ... 2012/02/25 525
74418 ~~~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 영작요 2012/02/25 358
74417 요즘 야후 형편없네요 2 ... 2012/02/25 876
74416 차량용 어댑터 멀티로 할수 있는 것 이름을 뭐라고 검색해야 하는.. 1 ........ 2012/02/25 389
74415 자꾸 재발되는 질염 28 귀차니 2012/02/25 20,025
74414 남친 없는데 부케 받는거 상관없죠? 3 결혼 2012/02/25 3,400
74413 라디오에서 장석주시인이 소개한 책 제목? 미니로 듣다.. 2012/02/25 430
74412 드림렌즈 얼마동안 사용해도 괞찮은가요? 2 구름빵 2012/02/25 905
74411 침대에서 책 볼때 쓸 테이블 추천부탁이요. 5 두루두루 2012/02/25 961
74410 벌집꿀 먹는방법이요 11 꿀사랑 2012/02/25 9,014
74409 무식한 질문이지만 댓글써서 저장한다는 말이 뭔가요? 14 내미 2012/02/25 1,098
74408 며느리와 첫만남하러 가요~ 10 나 시어머니.. 2012/02/25 11,239
74407 가끔 한국의 4계절이 싫어요 13 흠흠 2012/02/25 2,607
74406 남이섬 옛날 도시락 먹어보신분 어떻게 만드나요 1 ..... 2012/02/25 1,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