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생각없이... 그냥 오늘 오전에 시간이 나길래 평일미사를 갔다.
미사시작전 본당신부님께서 오늘 낮 미사 오신분들은 미리미리
성탄 판공 고백성사를 보라고 하셨다.
신부님은 미사시작전에 계속 오늘 미사오신분들
오늘 꼭!! 고백성사 보고 가시라고
몇번이나 강조 반복해서 말씀하셨다.
평일미사 나오는 여러분이 평일에 판공성사를 다 봐야
바빠서 주말밖에 못오는 분들이 주말에 성사를 볼 수 있다고..
그런것도 배려고 사랑의 실천이라고 하셨다.
덧붙이시길..
오늘 미사 나온사람들 다음주 평일이나 주일날 고백본다고 줄서있으면 째려봐줄꺼라고 엄포까지 놓으셨다. 무셔버~
그리하여 결국..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갑작스럽게
신부님의 압력에 못이겨서 얼떨결에 고백성사를 보게 되었다.
평소 죄지은것 없다고 겸손스레 살고 있는데 갑자기 무슨 고백성사인가..
게다가 난 한달전에 양심에 찔리는 죄를 지은게 있어서 고백성사를 봤었다.
아... 왜 때마다 고백성사를 봐야되는건가...
난 별로 죄 안짓고 산거 같은데 왜 천주교는 일년에 두번 판공성사를 보게 하고
자주 고백성사를 보고 죄를 고백하라고 하는가..
특히나 지금 고백소에서 성사를 주고 계시는 분은 보좌신부님인데
내가 누구인지 우리식구들이 누구누구 인지 너무나 잘 알고 평소 사석에서도 자주 뵙는 분인데
부끄러워 어떻게 죄를 고백하란 말인가...
내가 정말 나를 아는 사람에게는 고백하기엔 챙피한 죄를 지었을때는
나를 모를것 같은 타본당에 가서 고백성사를 보고온다.
(그런다고 하느님이 안보시는건 아니겠지만.. )
이건 필시 예전 교황들이 신자들의 생활을 단속하려고 사제들에게 죄를 고백하라고 부추긴건 아닌가 하는 음모론적 생각까지 들었었다.
(참고로.. 사제들은 고백소안에서 들은 이야기를 누설하면 가장 무거운 처벌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 두 명이 고백성사 보는게 아니기 때문에 일일이 기억했다간 머리 터진다고 합니다.
신비로운것은 신부님이 고백소 문을 나서면 고백성사 줄때 들은 이야기들은 머릿속에서 싹 다 사라진다고 합니다. )
고백성사보려면 마음의 준비부터 해야되는데
도대체 내가 무슨 죄를 지었나 하는 마음으로 미사를 계속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시어머니를 속인일이 생각이 나면서
갑자기 마음이 무거워졌다.
어찌보면 어머님 속 편하시라고 선의의 거짓말을 한것이지만
어쨌든 혼나지 않으려고 숨기고 있는 일이 있는데 그게 생각이 났다.
아..그렇구나..
고백성사는.. 꼭 내가 물건을 훔치고 살인을 해야 고백성사할 죄꺼리가 아니라
내가 위기를 모면하고자 둘러댄 사소하게 생각한 거짓말...
혼나지 않으려고 남을 속인일...
내기분에 따라 모진말 한것들..
그런 내 행동을 되돌아 보고 깨닫고 반성하고 뉘우치라는 뜻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