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애 키우느라 허덕허덕..(많지도 않고 딱 하나.. 웃기죠?)
일도 하다가 말다가
열 몇일이 지나고나면 사십이 되는데
사람도, 일도.... 나를 나답게 지켜줄 그 뭔가가 아무 것도 없네요.
친구... 학교다닐때도 꽤 인기있는 편이었고, 늘 주변이 시끌벅적
결혼할때도 사진 두번 나눠찍을만큼 남편이랑 저 둘다 친구가 많았는데
육아기간을 거치면서 전화자체가 싫어졌나봐요.
뭣보다 직업이 예전같지 않은... 하여간 반주부/ 반직장인 상태의 애매한 나한테 자신이 없어
먼저 연락하기가 망설여지던 관계도 많았죠. 좋은 사람도 많았는데 못난 내 자존심때문에..
오는 전화나 간신히 받고 내가 먼저 연락하는 일은 거의 없고
얼굴보고 싶어도 아이 생각하면 번거로우니
연말 큰 모임 나가서 한큐에 다 만나자... 연말 모임 정도만 챙기고
이젠 친구들도 늙는지 연말 모임도 건너뛰고
그렇게 한 10년이 지나고보니
통화목록에, 아이 남편 아이 남편만 무한 반복이네요. 가끔 친정부모님 택배아저씨 등등
가끔 학교나 직장 친구처럼 마음터놓고 싶은 동네 엄마들도 만났지만, 아이들 관계가 늘 중간에서 틀어져버리니
관계를 이어가기 힘들더라구요..
졸업하곤 남들 다 부러워하는 일을 시작했지만,
역시 육아로 허덕허덕 내가 무슨 영화 보자고 이 고생이냐
참 쉽게도 일을 던져버린 것 같아요. 그 정도 참을성과 능력이 내 한계였기도 하고.
이제사 아이 손도 덜가고 다시 일을 하고 싶지만,
예전 그 자리로는 절대 돌아갈수가 없죠.
그렇다고 다른 일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이렇게, 이런 마음으로 40대를 맞네요. 이럴줄 몰랐는데.... 몰랐겠죠. 20대땐.
그리고 30중반엔 이럴까봐 겁이 나기도 했겠죠.
30대를 아무렇게나 살아버린 덕분에..
노력하지 않고, 애쓰지 않고, 내 손에 있던 것들을 쉽게도 포기하면서
그렇게 살았더니
나이 40, 겉으론... 대출이 아직 남은 6억짜리 아파트 하나
대기업 간부라곤 하나 그 존재가 나의 가치를 설명하기엔 더없이 아쉬운... 늘 말이 적은 남편,
공부를 잘한다곤 하나 독특한 관심사덕분에 늘 친구 관계가 서툴어 맨날 엄마 맘속에 줄줄 눈물이 흐르게 하는 울 아이,
......그리고 어떤 아줌마 하나...
더이상 건강하지도 젊지도 않은 육체와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는
뭘 이루고자 하는 열정도 없는 나이보다 더 늙어버린 내 마음,
더이상 누구에게도 자랑스럽지 않은 내가 남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