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2급 내지는 3급 나올꺼예요.
병원에서 그렇게 말했거든요.
근데 제가 장애 등급 받기가 그렇게 싫더라구요.
그래서 지금껏 안 받은 상태고 요즘은 생각이 조금 바뀌어서 40되기 전엔 받을까해요.
저 삼십대 중반이예요.
연애도 많이 못해보고 자존감도 바닥이네요.
일단 신체 장애 때문에 어려서부터 놀림도 많이 받고 커서인지 자신감이 부족합니다.
상태가 그냥 얼핏 보면 사시 같아요. 그리고 눈이 나쁜가보구나라고 생각들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눈동자 흔들림이 끊임없어서 남들이 보기엔 썩 보기 좋지가 않겠죠.
시력도 많이 나쁘고 안경, 렌즈 착용으로 당연히 교정시력 안 나오구요.
병원에서는 워낙 시력이 나쁘니 학교 공부한게 용하다고 합니다.
(실상 그렇진 않지만요. 저한텐 좀 아니 많이 불편했을뿐이거든요. 잘 보이는게 어떤건지 모르는지라)
4년제 대학 나왔구요.
한 직장에서 10년 넘게 근무했어요.
업무는 경리부터 시작했는데 인정해주셔서 세무회계업무 총괄해요.
부모님들 생존해계시고 노후 준비는 다 해놓으셨어요.
현제들은 모두 정상인이고 전문직들이예요.
돈 모아서 30평대 아파트 마련했고(지방) 현금자산은 6억정도 모았어요.
펀드도 하고 주식도 중간에 좀 하고 이래서 모은거예요.
키도 작지 않고 외모도 보통은 된다고 자신해요.
그냥 저 장애우인거 모르고 만난 맞선남들은 두엇빼고 애프터 신청했었어요.
처음 보이는 성격도 밝다고들 하시구요. 알고 보면 아니지만요.
장애우라는 조건만 빼면 괜찮은거 같은데 결혼하기가 참 쉽지 않네요.
눈이 높은 것도 아닌데 그렇네요.
아무래도 제가 참 좋아했던 사람이 정작 결혼 이야기 나오니
제 장애를 들먹이며 회피하고
최근 맞선에서 제 다른 조건이 마음에 들었는지 제 장애를 알고서도 애프터 신청하기에
내심 안심하고 좋아했는데
두번째 만남에서 대 놓고 제 장애를 제가 노력해서 고칠 생각을 안 한다는 식으로 이야길하니
아..보통 사람들은 다 저런 인식을 가지고 있구나 싶어
정말 사람 만나기가 두렵네요.
아무래도 장애가 컴플렉스가 되다보니 과연 저 사람이 나를 온전히 좋아해줄까라는
걱정부터 앞서게 되고 눈치보게 되네요.
다른 조건들은 나름 괜찮다고 스스로 다독여봐도 잘 안 되네요.
다른 친구들은 이제 거의 결혼하고 아이들도 있는데
나는 왜 이럴까 싶고
남들은 그냥 상대가 맘에 안 들면 안 든다고 하면 되는데 내가 맘에 안 든다고
애프터 안 받아들이면 내 주제에 그리 까칠하냐는 소리나 들리고
연말은 되고 외롭기도 하고
그냥 혼자 살까 싶다가도 사람이 그립고 그러다가도 막상 사람 만나는건 무서우니
서글프네요.
제 자신을 있는대로 좋아해 줄 사람을 바라는게 그리 큰 욕심인가 싶고..
그냥 넋두리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