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동생이 취업했어요.

언니 조회수 : 1,097
작성일 : 2011-12-13 11:24:24
지방대 다니다가 sky 다음 정도 되는 대학으로 편입하고, 졸업 후 일년 동안 이리 미끄러지고 저리 떨어져 가며 갖은 마음고생 하다가 드디어 졸업 일년만에 동생이 취업을 했네요.
편입 성공한 것만 해도 정말 대단한 건데, 언니인 제가 sky 졸업 후 미국에 박사학위 따려고 유학 와 있는 터라, 어릴때부터 저도 모르게 저랑 본인을 비교하면서 늘 마음고생을 했던 아이예요. 몸도 약한 아이라서 항상 부모님의 '아픈 손가락' 이었지요.
서울에 같이 살 때 동생은 일 년 가량을 계속 셀 수 없는 회사에 지원-낙방을 반복했어요. 
공부라면 도와줄텐데 이건 그럴 수도 없으니 그냥 지켜보면서 가끔 맛있는 것 사 주고, 자소서 봐 주고 면접관 역할 해 주고 그렇게 밖에 해 줄 수가 없었어요. 그냥 그렇게 보기만 하는데도 그 괴로움이 느껴졌는데 본인은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요.
그렇다고 누구네 집들 처럼 아버지가 어디 턱하니 꽂아줄 형편도 안 되고 그야말로 온 가족이 온 마음으로 기도하고 또 기도했지요. 갖고 있는 자존감 마저 잃게 하지는 말아 달라고 기도했어요.
그런데 어제 새벽, 자는데 전화가 왔네요. 합격했다고. 그것도 본인이 제일 가고 싶어하던 회사래요. 그 순간 제가 울어버렸어요. 동생은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며 울음이 안 난다더라고요. 
오늘 부모님이랑 전화했는데 그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인 아버지도 목이 메시고...
전 지금 기말고사 기간인데 하나도 안 힘드네요.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아요.
물론 저도 직장생활 해 본 터라 취업한 후가 어쩌면 더 힘들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일단 소속이 생겼다는 것에, 나이 한 살 더 먹기 전에 취업을 했다는 게 참 다행이고 또 다행이예요. 
그 힘든 시간을 견뎌 가며 편입공부에 취업까지 해 낸 제 동생이 참 자랑스럽습니다. 부모님들께서 '끈기'를 저희에게 물려주신 것 같아서 정말 고마운 마음이 드네요. 
이제 저도 더 열심히 해서 두 자매가 꼭 효도해야지요.
기분이 날아갈 것 같은 하루입니다. 


IP : 129.79.xxx.13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유
    '11.12.13 11:25 AM (203.236.xxx.241)

    축하드립니다.
    읽는 제가 다 뿌듯하네요.
    동생분 인생의 경험이 돌아오며 더 많은만큼 취업 이후 생활도 잘해나가실것 같아요.

  • 2. 언니
    '11.12.13 11:30 AM (129.79.xxx.135)

    네. 앞으로 더 잘 버틸 수 있도록 많이 조언해 주려고요. 비록 몸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요.
    축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1693 무릎길이 후드 롱 패딩 찾으시는 분들~ 3 @@ 2011/12/27 1,366
51692 인사동 맛집 추천해 주세요 여자들모임 2011/12/27 345
51691 학벌따지는 아줌마 45 2011/12/27 12,023
51690 옆집아이 작년에이어 올해에도 2 캐나다 2011/12/27 1,320
51689 [원전]일본에선 외식업체 파산, 그리고 일본 도시락 기업 한국 .. 10 참맛 2011/12/27 2,270
51688 82쿡...분들은...초등학생 자녀들 학원을 몇개나 보내고..... 13 머할래 2011/12/27 1,747
51687 수원시교육청에 가서 글을 읽으니 속이 다 시원해요 1 .... 2011/12/27 1,712
51686 윤민수씨 창법 좋아하는 분들 계시나요? 15 ... 2011/12/27 1,794
51685 요즘 아이돌은 왤케 이쁜지요 2 아오 2011/12/27 967
51684 <WP><LA타임즈> 이번엔 <뉴욕타.. 4 닥치고정치 2011/12/27 1,537
51683 검찰 전화 이거 맞을까요? 보이스 피싱일까요? 15 가슴두근두근.. 2011/12/27 3,501
51682 [원전]지난 4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제주에도 방사능 비 .. 9 참맛 2011/12/27 1,808
51681 뿌리 깊은 나무 이제야 다 봤어요... ^^ 2011/12/27 662
51680 영화 '메리와맥스'를 봤어요 1 후기 2011/12/27 535
51679 남자 중학생들이 좋아하는 가방 브랜드는 뭔가요~? 2 뭐지뭐지뭐지.. 2011/12/27 2,229
51678 왜 남의 현관문은 두드려대냐구요! 10 .. 2011/12/27 2,028
51677 봉도사 보좌관의 첫 옥중서신.. 21 .. 2011/12/27 2,738
51676 이제 고기를 안먹겠다는 남편.. 24 ... 2011/12/27 3,376
51675 옆에 타야되는거 알지만 어색해요 10 ** 2011/12/27 2,446
51674 한, 쇄신 새 얼굴 공개…26살 비대위원 눈길 1 세우실 2011/12/27 938
51673 중학교 1학년 올라가는데 영어문법은? 3 중1 예비 2011/12/27 1,456
51672 아빠가 공부를 아주 못했을 경우, 그 첫딸은 어떨까요..?ㅠ 14 궁금.. 2011/12/27 3,104
51671 원서접수들 하셨나요? 2 궁금해요 2011/12/27 666
51670 아주머니, 어머님, 사모님 중 어떤 말이 차라리 나으세요 ? 25 .... 2011/12/27 2,406
51669 대구달서구 파호동 삼성명가에 갈겁니다 4 ........ 2011/12/27 6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