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내 아이의 크리스마스엔 산타 할아버지 허상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 조회수 : 2,342
작성일 : 2011-12-09 11:52:17

동심이니 뭐니.. 하지만..

제가 어렸을 때 바로 그 크리스마스의 산타 할아버지의 진실을 혹독하게 앓았습니다.

저희 부모님께선 거짓말을 병적으로 싫어하는 분들이셨어요.

초등학교 들어가서 학교에서 써오라고 한 가훈에 부랴부랴 지은 게 "정직" 이었죠.

특히 부모를 속이는 건 세상에서 가장 나쁜 죄라고 생각하게끔 저희를 키우셨어요.

(그것도 초등학생 때 까지지, 나중엔 그런 부모님이 무섭고 잔소리가 싫어서 오히려 거짓말이 갈수록 늘었지만요..)

산타 할아버지의 진실은 초등 6학년 때 처음으로 알았죠.

친구를 통해서 알았는데.. 우리 부모님이 내게 거짓말을 하실리 없어 라며 버팅기다가

그 해 크리스마스 때 결국 알게 되었는데..

그 때 느낀 배신감은 정말 상상초월....

동심이 박살나는 건 물론이고.. 부모님이 내가 알던 분들이 아닌 것 같았어요.

어린 마음에 너무 밉고 서러워서 집을 나갈까 하는 고민도 많이 햇던 것 같아요.

그 때부터 부모님께 대항하기 시작했고 삐딱선도 많이 탔구요.

결혼하고.. 4살, 1살 아기들의 엄마가 된 지금 생각해봐도 굳이 아이에게 언젠간 알게 될 거짓말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너무 때가 탄 것 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거짓말을 믿고 좋아하고 산타를 기다리는 아이를 보며 귀엽다고 흐뭇해 하는 걸 전 못할 것 같아요.

산타 선물을 안 주자니 왜 나한텐 산타할아버지가 안 오시냐고 언젠간 물을 것 같은데...

사실대로 말하자니.. 산타를 믿을 아이 친구들의 동심이 걱정되고.....

그 때의 저만큼 부모님을 사랑하고 따르고 감수성 풍부하고 예민한 4살 내 아이의 크리스마스........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네요.

IP : 115.138.xxx.31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1.12.9 11:57 AM (211.237.xxx.51)

    원글님이 특이하신것 같아요.
    요즘 아이들은 누구를 통해서 아는것도 아니고 인터넷을 통해 저절로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우리때랑은 다른거죠.
    저희 아이도 초등4학년때쯤 우연히 인터넷에서 만화 보다가 안것 같은데
    저한테 따지긴 하더군요 ㅎㅎ
    엄마가 거짓말 했다면서 ... 근데 저도 그렇고 저희 아이도 그렇고 그냥 해프닝쯤으로 넘어가지
    크게 충격받진 않아요..

  • 2. ...
    '11.12.9 12:01 PM (110.13.xxx.156)

    원글님 많이 특이하십니다

  • 3. ..
    '11.12.9 12:05 PM (220.149.xxx.65)

    부모님이 정직하라고 너무 강하게 주입하셨나보네요ㅠㅠ

    근데, 저도 거짓말은 세상에서 제일 나쁜 거라고 부모님께 배웠고
    저 역시도 아이들에게 그렇게 가르치고 있지만
    간혹, 거짓말을 해야하는 상황이나...(하얀거짓말 선의의 거짓말같은거요...)
    그럴 때는 선의로 해야할 때도 있다고도 가르쳐주거든요

    저희 애는 저한테 그렇게 배우고 자랐어도 산타 없다는 거에 충격을 받기는 커녕
    그래도 계속 선물을 주라고 ㅠㅠㅠㅠㅠㅠㅠㅠ

    그냥 아이들은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돼요

    원글님도 아이의 동심에 일단은 맞춰주시는 게 어떨까요??

  • 4. 원글
    '11.12.9 12:10 PM (115.138.xxx.31)

    제가 특이한 경우였군요.
    대부분은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간다는 말씀이죠?
    답변 감사합니다~
    어렸을 때 생각해 보면 산타할아버지를 믿고 착한아이라는 증표인 선물을 받아들고는
    너무 행복해했던 것 같아요.
    제 아이도 보통의 다른 아이들처럼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줬으면 좋겠네요..

  • 5. 우리딸은
    '11.12.9 12:11 PM (112.186.xxx.35)

    우리 2학년딸 몇일전 학교 갔다 오더니
    " 엄마 산타할아버지가 아빠였어? 친구들이 그러더라
    어쩐지 엄마가 안된다고 한 선물은 안주시더라 "

  • 6. 허허허
    '11.12.9 12:16 PM (125.141.xxx.221)

    님이 특이함.

    전 엄마가 이벤트 해주려고 밤에 머리맡에 공책하고 연필
    올려놓으신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따뜻해지는데요.

    지금 3살 저희딸은 아주 아주 산타할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어요.
    착한일 많이 하면 산타 할아버지가 토끼인형 가져다 주실거라고
    밥도 잘 먹고 어른들께 인사도 잘해요.
    이번 크리스마스날 아침 토끼인형 받고 좋아서 난리칠거 생각하면
    막 웃음이 나고 막 제가 좋아 죽겠어요.

    나중 아이가 님처럼 생각한다면 찬찬히 그날의 기쁨을 얘기해주겠어요.
    너가 얼마나 행복 했는지와 내가 얼마나 행복했는지를요.
    그리고 비록 작은 선의의 거짓말을 하긴 했지만
    너가 가지고 싶은 걸 갖기 위해 노력한 것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 노력한 걸
    우리는 더 중요하게 생각하자고요.

    님 미리 메리크리스 마스~

  • 7. 돌맞을지도...
    '11.12.9 12:16 PM (125.128.xxx.238)

    저는 아이들에게 있는 그대로 말합니다.
    산타클로즈는 예전에 살았던 정말 친절하고 좋은 할아버지셨다고요.
    어려운 사람들에게 좋은 선물을 나누어주셔서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본받고 싶어한다고요.
    산타처럼 엄마아빠도 너에게 선물을 줄테니
    너도 친구들에게나 다른사람에게 선물을 주렴....뭐 이렇게 말해준답니다.

  • 8. 제 경우는
    '11.12.9 12:18 PM (58.120.xxx.64)

    산타할아버지의 실상이 부모님의 사랑으로 배가되던데요.
    제 아버진 대학생때까지 산타역할을 하셨어요.
    지금도 제가 갖고있는 정성 가득한 산타할아버지 카드와 함께.
    크리스마스땐 산타 할아버지 선물따로, 부모님 선물 따로 받고...

    제 아인 고등학교때 유학가기전까지 산타 존재를 믿었어요.
    크리스마스 이브에 식탁에 감사편지과 함께 산타할아버지 드실 간식도 세살인가부터 시키지도 않았는데 준비해 두더군요.
    재밌는건 외국에 살땐 그나라 언어로, 한국에선 우리나라글로 편지를 쓰더군요.
    저흰 워드로 독특한 필체로 사전찾아가며 답장써놓고요.
    선물을 더 받기위한 응큼함인가 싶어 고등학교때 산타존재를 왜 믿나 물었더니 형태가 있어야 존재하나 추상의 물체라도 존재를 믿는 사람에겐 있는거다 자긴 산타의 존재를 믿는다 자기 아이에게도 부모님이 해주셨던 것처럼 믿도록 해줄거다라고 하더군요.
    종교다 뭐다를 떠나 저에겐 산타란 존재가 부모에게나 아이에게나 행복한 추억이예요.

  • 9. ㅎㅎㅎ
    '11.12.9 12:26 PM (174.61.xxx.72) - 삭제된댓글

    저도 아이에게 산타인 척 선물을 준 적이 없어요.
    저는 형식적 관계에서 필요에 따라 거짓말을 하는 사람인데,
    식구들에게 특히 아이에겐 사소한 거짓말도 못하겠더라구요.
    제가 믿고 있는 사실을 그대로 말해 주었지요.
    산타가 불쌍한 아이들 선물 주어야 해서 엄마 아빠 친척들에게 다 선물받는 너에겐 올 시간이 없다고.
    크리스마스의 정신은 이렇게 서로 배려해주고 나누는 마음이라고.
    전 원글님 특이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아이가 상처받지 않고 이해하도록 잘 넘겨(?) 보세요.

  • 10.
    '11.12.9 12:37 PM (115.140.xxx.203)

    원글님 재미있으시네요.
    단지 거짓말과 환상의 차이가 무엇일까 정확히 구분하기가 어렵지 않나 싶어요.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하시면 아이들에게 동화는 어떻게 읽혀주시고
    영화 만화 신화는 어떻게 설명하시겠어요.
    자연히 성장하면서 환상과 사실 구분하게 될꺼고 그걸로 상처받는다면
    그건 사실이 아니라는것이 문제가 아니라 다른 요인의 문제가 더 큰거라 생각해요

  • 11. 산타 있다~~
    '11.12.9 12:41 PM (110.15.xxx.248)

    둘째 초등 3학년일 때 밤에 뭘 끄적거리더라구요
    산타할아버지께 보내는 감사카드.. 그리고 산타 할아버지 드시라고 오렌지 주스 한 잔을 트리 밑에 놔뒀더라구요
    기독교는 아닌데 (개독 미워함)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주신다고 하면서 애들꺼 평소 안사주는 장난감 같은거 사줬거든요
    부모가 사주면 계속 사줘야하니 산타할아버지를 핑계로 딱 한 번씩 사주는 거였죠
    --------
    할아버지~
    여러 집 다니시느라 힘드시죠?
    목마르실테니 제가 쥬스 가져다 놓은거 드세요
    선물 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런데 큰아이가 친구들이 산타 없다고 그랬다고 집에 와서는 묻더라구요
    친구들은 없다고 하는데 어머니는 산타가 있다고 하시잖아요
    누가 맞아요?

    아.. 이제 울 아이의 천진난만 시절은 가고 친구 따라 강남가는 사춘기 시절이 다가오는구나...ㅠㅠ
    산타가 없는게 맞지만 아이들이 기뻐할 수 있도록 부모들이 약간의 착한 거짓말을 하는거라고 자백하고
    그래도 동생한테는 산타 없다는 소리를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죠..

    거짓말 하지 말라고 우리 집도 강조하지만
    세상 사는데 하얀 거짓말과 빨간 거짓말이 필요하고
    빨간 거짓말이 나쁜 거라고 가르치네요

  • 12. 저는 다른이유로..
    '11.12.9 1:23 PM (121.161.xxx.226)

    많은 이들이 싫어하는 개독입니다.
    사실 기독교와 산타는 아무런 관계가 없어서 저도 산타 별로 안좋아해요.
    물론 저도 어린시절 산타할아버지께(?) 선물받긴 했지만 그게 뭐 아름다운 추억인지는 잘 모르겠구요.

    막내가 8살인데 산타가 준다는 얘기는 안하고 엄마아빠가 주는거라고 하고 줍니다.
    말귀 알아들을때부터 그렇게 얘기 했구요, 사실 아이들도 산타가 없는지는 알더라구요.
    작년까지 유치원에서 산타잔치를 해서 선물을 몰래 보내긴 했어요.
    올해는 안그래도 돼니 마음이 편하고 좋아요.

  • 13. 저는
    '11.12.9 1:50 PM (121.140.xxx.233)

    2학년 때 엄마가 이제 산타 없는 거 알지? 그러면서 그냥 장난감가게 데려가서 너 사고 싶은 거 골라 이러셨는데 제게는 좀 상처가 되었었어요. 성의가 없는 느낌이랄까 김이 빠진다고 할까...혹 제가 산타 없는 거 알고 있더라고 엄마가 산타할아버지한테 뭐 받고 싶어 물어보고 아침에 선물이 짜잔 나타나 있으면 더 기뻤을 거 같아요.

  • 14. ??
    '11.12.9 4:18 PM (218.234.xxx.2)

    허상과 환상은 다른 거에요.
    환상, 환타지가 문제라고 하면 영화 아바타나 sf 영화는 다 거짓말이고,
    달나라에 토끼가 산다는 이야기도 아가들한테 하면 안되고,
    햇님달님 전래 동화도 다 거짓말이죠.

  • 15. 헐~2
    '11.12.9 5:17 PM (130.214.xxx.253)

    그럼 님은 동화책 읽어 주실 때 "이건 다 거짓말이야. 동물은 말을 하지 않아. 용궁도 없어. 그냥 사람들이 다 지어낸 이야기야" 라고 말하면서 읽어 주실 건가요? 아기에게 위인전과 과학 동화만 읽어 주셔야 겠네요. 동심을 키워주는 부모님의 사랑과 거짓말을 아직도 구분하지 못하시는건 아니겠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7087 지방대에 대한 인식이 이정도이니, 서울 집값은 절대로 떨어지지 .. 37 헐... 2011/12/11 5,362
47086 혼자 사시는 엄마 4 뭐가 좋을까.. 2011/12/11 2,066
47085 뿌리깊은 나무, 재미없는 분 있으신가요? 16 난 별로 2011/12/11 3,279
47084 감기예방법 좀 알려주세요. 5 감기 2011/12/11 1,271
47083 도미노피자 50% 할인 1분 9 추억만이 2011/12/11 1,383
47082 출판기념회에 초대받았는데, 어떤 선물을 가져가야할까요? 3 초대받은 자.. 2011/12/11 5,282
47081 국어성적 올리는 방법이 있을까요? 2 초등맘 2011/12/11 1,954
47080 `월가 점령' 시위대, 경찰에 강제해산 및 연행 ㅠㅠ 2011/12/11 814
47079 집안에 형광등 교체할때요... 2 형광등 2011/12/11 1,316
47078 이사 고민입니다. 일원동, 잠실5단지,올림픽선수촌 중에 어디가 .. 18 릴리 2011/12/11 6,561
47077 돌맞을지모르지만.. 드라마를 왜 다시보죠? 14 음... 2011/12/11 2,626
47076 비슷한 내용의 글을 쓰고 또 쓰고 하는것 문제 있는걸까요? .. 2011/12/11 1,121
47075 집살때 직거래시 유의사항 좀 알려주세요 1 부자 2011/12/11 999
47074 공사채 발행액 300조 육박, MB집권후 공기업 급속부실 참맛 2011/12/11 801
47073 특목고 학생들은 내신의 불리함을 어떻게 극복하는 건가요? 27 몰라서 2011/12/11 6,660
47072 이가 갈리고 부끄럽습니다.. 3 사랑이여 2011/12/11 2,133
47071 만화 케이블 방송의 걱정스런 CF.. 1 걱정맘 2011/12/11 1,259
47070 실한 배추가 30포기 생겼어요.. 3 김치랑 2011/12/11 1,831
47069 다운점퍼에 600필 700필 어쩌고 하는게 뭔가요? 3 ? 2011/12/11 2,914
47068 중 1 기말고사끝나는날 과외수업 시켜야 할까요,,,? 8 ... 2011/12/11 1,562
47067 근데 은근히 아기(baby)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은거 같네요 ?.. 26 세레나데 2011/12/11 3,409
47066 이 가격에 이 점퍼 적당한지 좀 봐주세요~ 7 괜찮나? 2011/12/11 1,409
47065 시험때 미역국 끓이면 안되겠죠..? 13 먹고파 2011/12/11 2,654
47064 대학자퇴.. 5 은행나무 2011/12/11 1,971
47063 예비고1 어떤식으로 공부 할까요? 4 .... 2011/12/11 1,5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