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는 첨에 결혼해서 대략 2년 동안 시댁과 평균 매주 만났어요.

조회수 : 1,807
작성일 : 2011-12-06 16:46:59

평균 매주인데 어떤 주말은 두 분이 시골 다녀오시는 주말이었으니

어떤 주는 일주일에 두세번도 만나고 막 그랬어요.

주말에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한 만난다, 주의.

근데 그게 참 저희도 길들여지게 된게 주말 일정에 시댁 방문을 넣게 되더라고요, 자연스럽게.

 

나중에는 정말 만나는거 자체가 스트레스인게

자주 만나다보니 서로 미주알고주알 뭘 샀고 뭘 했고 다 알게 되고

저희 시댁은 저희한테 밥을 사주시고 그런 시댁이 아니기 때문에 4명의 외식비도 비싼걸 안 먹어도 꽤 나오게 되고

새로운 데를 발굴해서 모시고 가도 별로 안 좋아하고

(부암동 만두집 공기도 좋고 맛있는데 거기 모시고 갔더니 이거 5천원 받으면 되는 만두라고 화내시고

고속터미널 오리집 예전에 다니셨다고 해서 모시고 갔더니 여기 맛이 변했다고 못 먹겠다고 화내시고...

한두번이 아니에요)

집에서 밥을 해먹는 경우엔 저를 일을 안 시키신다고 말씀하시지만 제가 오면 밥을 앉히기 시작하시거든요.

그러면 밥 하는데 대략 1시간 반은 걸리는데 제가 앉아있겠나요.

하지만 제가 주도적으로 하는게 아니고 저는 서성서성, 어머님은 계속 됐다 놔둬라 내가 하마 이런 말만 몇십번씩 하니 거실에서 티비보는 그집 아들=저희 남편과 시아버지 보시기엔 참 좋은 시어머니, 참 복받은 며느리...

 

그렇게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면 할게 없으니 티비를 주구장창 보거나 마트에 가요.

마트에 가서 시댁 장보시는거 구경하고... 저는 거기서 제 장은 안 보거든요.

제가 처음엔 제 장을 보려고 했는데 너무 정말 간섭이 심하셔서 도저히 안되겠더라고요.

시댁에 다시 와서 식탁에 앉아서 저는 시어머니 하소연 들어드리고 남편은 티비보거나 낮잠 자요.

그리고 집에 오는거에요!!!!

차로 30분 거리인데도 집에 오면 잘 들어왔다고 전화하고 잔소리 들어드리고...

 

저는 이게 별게 아닌데도 너무 피곤하고 싫었어요.

만나서 서로 할 말이 없는 사이. 하지만 매주 만나서 몇시간씩 보내는 사이.

저희 남편은 엄마랑 말을 안해요. 그러니 저만 붙들고 이말씀 저말씀...

시아버지도 부인과 대화가 없으세요. 그냥 저희 시어머니 혼자 이말씀 저말씀 하시던 말씀을 되풀이 하시고 저는 마치 새로 듣는양 맞장구치고 시아버지랑 남편은 티비보고 밥먹고 멍때리고.

넷이 걸어갈 때도 시아버지랑 남편은 둘이 걸어가고 시어머님이 부정적인 말씀하시니까 저한테 미뤄요.  

 

저희 친정에 가면 저랑 엄마가 주로 얘기하고 저희 아빠도 말씀이 많으시고

저랑 동생도 얘기 많이 하고... 맛집 얘기 연예인 얘기 책 얘기 친척 누구 소식 업계 얘기 할말이 많거든요.

그리고 친정 가면 밥도 사주시고 오랜만에 보니 서로 좋은 말만 하고 같이 공원 산책을 한다거나 영화를 본다거나 백화점을 간다거나 드라이브를 간다거나 뭔가 테마가 있는데...

그냥 애기 얼굴 보고 싶고 이럴때는 저희 친정 부모님은 잠깐 들러서 삼십분 정도 보시면 물 한잔 드시고 일어나세요.

두분 다 바쁘시기 때문에 뭔가 서로서로 바쁜 와중에 시간내서 가끔 반갑게 본다 이런 느낌이에요.   

이게 좋은거 같아요.

결혼하면 자주 보는게 서로 주중에 다 일하는데 몸도 힘들고 그렇다고 마음이 잘 맞는것도 아니고 ......

가끔은 그래도 아기한테 시댁 찾아뵙는게 효도라는걸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솔직히 그러네요.

IP : 199.43.xxx.124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손주
    '11.12.6 4:53 PM (203.226.xxx.124)

    저희랑 같네요
    자꾸 부딪히다보면 서로 스트레스죠
    근데 손주보시면 손주에게 관심이 분산되서
    원글님이 좀 편해지실꺼에요
    물론 찾아뵙는거야 더하게될지도 모르지만
    저희부부는 아이생기고 나니 좀 낫던데요
    아이보시는 낙으로 사시는 분들이니
    시댁가면 아이놔두고 바람이라도 쐴수있구

  • 2. 호호홋
    '11.12.6 5:01 PM (111.91.xxx.66)

    대단하셔요 ㅠㅠ 매주 ;;; 가까워도 힘들거 같은데
    매번 사먹기도 돈들고 ;;; 저도 항상 고민이 있는데 시댁문제는 어렵네요 정말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5354 mbc"나도,꽃"이라는 드라마 보세요? 15 날개 2011/12/09 2,345
45353 오늘 가볼만한 곳 ( 서울) 없을까요? 된다!! 2011/12/09 840
45352 생리대 순수한면 괜찮나요? 5 ... 2011/12/09 1,870
45351 재테크 관점차이 극복 가능할까요? 1 .... 2011/12/09 613
45350 내 아이의 크리스마스엔 산타 할아버지 허상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15 ... 2011/12/09 2,143
45349 더이상 멋지지 않은 제동씨... 어떻게 해~ 7 safi 2011/12/09 2,404
45348 시선집중나온 남경필..자기도 선관위디도스공격 경찰발표 안 믿는다.. 11 .. 2011/12/09 1,814
45347 7살아이.. 키성장 관련 검사 받고 싶은데 어디로.. 2 병원 2011/12/09 1,289
45346 뱀꿈? ,,, 2011/12/09 833
45345 홍삼정 - 쓴맛이 강할수록 좋은(?) 제품일까요? 1 검은나비 2011/12/09 764
45344 웰빙식단 연구소 라는 샐러드배달업체 궁금 샐러드 2011/12/09 1,048
45343 22개월 아이 기침감기 3 어떡하죠 2011/12/09 1,254
45342 이상득 의원 보좌관 체포…이국철 로비 파문 어디까지?­­ 세우실 2011/12/09 471
45341 애매한 질문인데...같이 고민부탁드립니다 . 3 영어 2011/12/09 460
45340 눈썰매 보두 구매해보신 분 답변좀 해주세ㅛ..^^* 5 베이 2011/12/09 536
45339 아래 돌잔치 축의금 문의가 있는데..전 안 친한 직원인데요.. 7 뿌나폐인 2011/12/09 1,711
45338 1억원 빌려 달라는 조카 25 .. 2011/12/09 13,106
45337 스마트폰 처음 샀는데요 3 옵티머스 2011/12/09 1,032
45336 브레인 이강훈선생, 눈 벌개져서 악다구니 쓰는 거 보면 막 안아.. 5 나비부인 2011/12/09 1,401
45335 닭목같다는 말...이게 어떻게 생겼다는 말인가요? 14 불현듯 궁금.. 2011/12/09 1,467
45334 다들 신정에 시댁가시나요? 12 두아이맘 2011/12/09 2,250
45333 청와대 행정관도 디도스공격 전날 모임 참석 샬랄라 2011/12/09 495
45332 섭섭다 16 섭섭 2011/12/09 2,391
45331 축의금 얼마해야할까요? 답변 부탁드려요~ 7 돌잔치 2011/12/09 1,036
45330 죽전 시오코나에서 케익 자주 사시는분 1 계실까요 2011/12/09 1,3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