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삶과 죽음

wptk 조회수 : 1,185
작성일 : 2011-12-06 14:25:50

남편의 형제는 6남매인데

제일 큰 장남이 형이고 그 뒤로 누나 그 밑으로 형님이 광주에 계시고 

그 형님 바로 밑에 형님 한분 그리고 누님이 한분  마지막으로 남편이 여섯째이다.

제일 큰 형님은 천식으로 50대 후반에 돌아가셨고 자식으론 딸 넷에 아들 하나를 두웠다.

그 다섯 남매를 큰 형수님이 어머님과 함께 키웠다 막내가 이번에 대입 시험을 치뤘으니 이제 다 키운거나 다름없다.

그리고 둘째 큰누님은 시골에서 시부모님을 모시며 제법 큰 농사를 짓고 살아가신다.

우리 5남매가 이 큰누님의 농산물을 해마다 얻어 먹고 있다.

그 다음으로 둘째 형님은 광주에 계시고 아들만 셋을 두셨다.

그리고 셋째 형님은 20살때 군대를 가기위해 잠시 쉬던중 사촌네 배를 타고 바다로 일을 나갔다가

그쪽 사람들과 함께 실종이 돼 버렸다한다. 그 뒤 시부모님이 아들의 영혼 결혼식을 올려 부부로 맺어 지금껏

내 남편이 그 셋째형님의 제사를 모셔오고 있다.

처음 남편을 만났을 때 난 무슨 소설속에나 나올법한 시댁 이야기를 듣고 남편에게 큰 감동을 받았다.

세상에 저렇게 형제를 기억하고 살아가는 형제가 있을까?...

참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구나를 느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셋째형님 제삿날이 남편의 생일인것이다.

매년 남편의 생일에  얼굴도 안본 시아재 제사음식을 해오면서....

올해는 남편의 생일을 하루전날 해 먹기로 하고...

제사는 그대로 지내기로 했다.

시신도 찾지 못한 아들을 못잊어 영혼 결혼식을 올린 부모마음..

그리고 20여년 가까이 그 형제를 기억하며 제사를 올려주는 형제...

정말 슬프면서 아름다운 가족이다.

죽은자는 살아있는 자의 마음속에서 살아가고...

살아있는자는 죽은 자를 기억하며 그 사람을 껴앉고 살아간다.

삶과 죽음은 어쩌면 같은 공간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저승과 이승은 어쩜 한 공간일수도...

그져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차이일뿐...

같은 공간에서 그렇게 공존해가는 것은 아닐까?

살아 있으돼 잊혀진 채로 살아가는 사람들 보다...

죽어 살아 졌으돼 기억으로 항상 함께 살아있는 존재로...

둘 중 어느것이 더 슬플까?

살아 있으돼 잊혀진 사람으로 살기 보단

죽어 있으돼 기억으로 함께 있는 것이 더 아름다울까?

 

삶!

죽음...

그건 찰라의 차이이고 한순간의 차이리라!~

오늘은 어제 죽은자가 그 토록 살고 싶던 내일이니 말이다.

 

IP : 112.173.xxx.17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헤로롱
    '11.12.6 2:39 PM (121.139.xxx.195)

    죽은 형제를 기억하는 형제도 멋지지만 제사를 실제 지내시는 수고를 하시는 님도 참 아름답습니다. 두분 다 훌륭하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9049 강아지를 키우는데 고양이 들이고 싶어요 4 ... 2012/01/16 1,057
59048 김윤기같은 스타일리스트에게 카운셀링 받으려면 4 촌기작렬 2012/01/16 2,208
59047 강아지를 키우는데 고양이 들이고 싶어요 4 ... 2012/01/16 877
59046 부모님들의 용돈, 보통 어느선에서 드리나요? 4 코알라 2012/01/16 1,039
59045 부모님 생신상 1 생각 2012/01/16 2,282
59044 개콘 '황현희'가 하는 '위대한 유산' 불편하네요. 11 다 좋은데 2012/01/16 3,225
59043 살림돋보기 사진이 안보여요 ddd 2012/01/16 714
59042 친구야, 내가 대학 졸업한 지 이십년이 넘었다... 7 난감 2012/01/16 2,225
59041 ktx 민영화 서명 합시다. 1 .. 2012/01/16 611
59040 face book 이 뭐에요? 무식한 질문이지만 3 ff 2012/01/16 1,099
59039 연말정산에서 차감징수액이 -100,000이라면 4 `` 2012/01/16 7,069
59038 학원비 할인되는 카드.. 5 꿈꾸는 돼지.. 2012/01/16 1,298
59037 운전 연수 했더니 힘이 쪽 빠지네요... 12 @@ 2012/01/16 4,474
59036 아는 엄마 조언대로 했을뿐인데(검증 입증 되었어요^^) 6 떡뽁기 레시.. 2012/01/16 2,373
59035 기획재정부 근무하는 행시출신분 와이프가 쓴 댓글인데 그리 행복하.. 16 ... 2012/01/16 8,168
59034 뭐하려고 기를 쓰고 결혼하려고 하는지... 13 ... 2012/01/16 1,888
59033 2009년생 육아보조 때문에 어린이집이 미어터지네요 1 자리없음 2012/01/16 871
59032 설날에 매작과를 미리 3 매작과 2012/01/16 620
59031 핸드폰 부재중이 찍혀있는데 065-44 란 번호이네요 이게 무.. 2012/01/16 410
59030 신발(사이즈) 딱 맞게 신으세요? 4 궁금 2012/01/16 6,131
59029 “박희태·공성진 찍으라고 했다” 세우실 2012/01/16 416
59028 둘째 임신중 첫애는 1 옐로이 2012/01/16 554
59027 kt 2g폰 쓰시던 서울분들 다 종료되었나요? 4 궁금 2012/01/16 728
59026 대학로,이화마을 코스 부탁드립니다. 마r씨 2012/01/16 1,096
59025 명절선물 꼭좀 부탁드립니다. 2 사돈간선물 2012/01/16 5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