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리고 싶어서 조금은 긴 글을 써볼까 합니다.
돈을 많이 벌면 좋지요.
부모님이 물려주실 돈도 있으면 금상첨화구요.
그런데 얼마나 벌면 만족하시나요?
한달에 한 오백만 남편이 가져다 준다면 만족하시겠어요?
그럼 오백을 남편이 벌어오는 분한테 여쭤보지요.
만족하시나요..
물론 절대적 액수가 너무 작아 생활이 어려울 지경이면
문제가 되고 행복하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과거에 비하면 우리는 모두 잘 살게 되었지요.
어릴 적.. 겨울이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따뜻한 곳에 가면 얼굴이
벌개졌었어요. 추운 곳에 주로 있으니 얼굴이 얼어서요.^^
요즘처럼 난방이 잘 된 곳에서만 지내는 아이들은 이해도 안되겠지만요.
도시락은 어떻구요.. 분홍소시지를 계란물에 입혀 싸 간 날은 왠지 친구들과
따로 먹고 싶었던 기억은 없으신가요? ^^
저는 결혼한 지 14년 되었습니다.
"알뜰"이라면 누구 못지않게 살았습니다.
결혼초 남편 월급은 .. 연봉으로 따지면 1200만원이 채 안되었어요.
지금은 2년 전 파격적으로 많이 올라 한 달에 300정도 됩니다.
그 전까지는 200정도 였습니다.
6억 정도 되는 집이 있고, 현금은 2억5천 정도 가지고 있습니다.
전세금 5천으로 시작해서 외벌이로 모은 것이니 작지는 않다고 생각하고,
지금 다시 시작하래도 더 모을 자신은 없습니다.
아이들은 중학생인데 지금까지 학원 다니지 않고 스스로 공부합니다.
어릴 때는 무조건 참을 인을 그리며 잘한다 해주고, 옆에서 공부습관을 잡아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다행히 성적은 최상위권을 유지해 주고 있고..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사교육의
도움을 받겠지만.. 사교육을 받아서 잘하는 아이라면 집에서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번 어떤 새댁이 혼자 집에 있을 땐 소*을 여러번 보고 나중에 물을 내린다는
글을 올렸을 때 많은 분들이 너무 하다고 생각하셨는데 저는 그 글을 보며 그
새댁은 큰부자는 못돼도 반드시 작은부자는 될거라고 확신했습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그런 것도 절약하지 않으면 어디서 과연
절약을 할 수 있을 지 저는 오히려 의문을 가졌습니다.
아끼고 안쓰고 사는건 자기선택이고 만족이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나의 잣대를 적용해
인색하게 살면 안돼니 그런 부분을 줄일 수도 없고, 공공에게 피해를 주며 나의 이익을
탐하는 것도 아니니 가장 바람직한 절약의 시작이라고 봅니다.
작은 것을 아끼지 않으면 저처럼 적은 돈으로 돈을 모을 수 없습니다.
낭비를 해서 돈이 모이지 않는것 아니라.. 무조건 아끼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저는 결혼하고 지금까지 5분 거리에 있는 대형마트를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습니다. 가본 적은 있지만 물건은 안삽니다.
재래시장과의 가격차이. 용량이 크다보니 한 번 가면 5만원은 훌쩍...
그래도 집에 오면 반찬할 재료는 별로 없지요.
재래시장 만원 들고 가면 반찬이 많이 생기지요.
어제 미역줄기 천원어치로 미역줄기 볶음
오이 3개 천원 고추장에 찍어먹게 두고
콩나물 천원어치 콩나물 볶음
주로 채식위주로 먹으려 노력하지만
고등어 두마리 사천원 양념으로 조리고..
멸치 3천원어치 사서 볶고.. 집에 있는 청국장 끓여 김이랑 같이 먹었습니다.
마트는 멸치 3천원어치가 한 줌이나 될까요?
고등어도 행사 때 아니면 저 가격 어렵고.. 오이며 콩나물도 마찬가지입니다.
빨래는 많은 물에 세제 풀면 얼마나 넣어야 빨래가 깨끗해질까요?
저는 세제, 휴지 같은 소모품 사는게 제일 아까워서 최대한 아껴씁니다.
빨래는 빨래비누(저두 82쿡 분들이 추천하셔서 쓰는데 소키비누 강추입니다)
를 양파망에 두 개 넣고 양파망 때문에 거품이 잘 나니 물 묻은 빨래에 비누칠을 해주고
좀 뒀다가 세탁기에 헹굼코스만 세 번 해줍니다.
조금 번거롭지만 세탁세제를 풀 때보다 훨씬 빨래가 깨끗하고 세제 값도
오분의 일 정도 밖에 안듭니다.
철저하게 플라스틱에 붙은 종이까지 깨끗이 긁어내며 분리수거해서
쓰레기 봉투도 거의 필요 없습니다.
여행.. 가까운 곳 간단히 도시락 싸서 자주 놀러갔습니다.
주말이면 자전거 여행도 하구요.
꼭 많은 돈을 들여 좋은 곳을 가야 행복한 여행은 아니니까요.
그래도 저렴한 곳을 찾아 해외여행도 다닙니다.
작은 것을 아끼면 오히려 가능합니다.
많은 것(옷,가전,생필품등등)을 중고제품을 잘 이용합니다.
거부감 없고, 중고도 귀하게 대접해 사용합니다.
그렇게 해서 월급의 70%를 저축했습니다.
월급이 5만원이라도 오르면 그 돈이 없을 때도 살았다는 생각으로
따로 적금을 들었습니다.
적금이 만기가 되면 그 돈에 단 얼마라도 보태어 (예를 들면 적금으로
580만원을 만들면 80만원은 쓰자가 아니고 20만원을 채워 600만원을)
예금했는데 오랜 세월 그렇게 하니 저축액이 늘어나는데 꽤 일조를 했습니다.
생활이 조금 답답할 때도 있습니다.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저는 지금의 제 삶이 만족스럽습니다.
작은 것을 귀하게 여기며 오래 쓰고, 환경에도 일조하고
적은 돈으로도 운용이 되니 생활에 부담이 적습니다.
그러니 300이라는 많지 않은 봉급에도 생활이 여유롭습니다.
마음이 여유롭다는 뜻입니다.
지난 번에 제가 올린 글에 글 내용과 관련 없이 적은 월급에
저축의 비결이 뭔 지 물으신 분도 계셨고.. 82에는 생활비와
관련된 글도 많이 올라와 제 얘기를 좀 장황하게 써봤습니다.
지금 글을 쓰는 중에 한 잔의 커피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좋네요.
주방에 라디오를 하나 달면 조금 더 행복할것 같아 중고카페를
오랜 시간 뒤져 만원을 주고 구매한 라디오입니다.
돈을 많이 버는 것, 적게 버는 것이 꼭 마음의 여유와 생활의 여유를
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제가 글 쓰는 재주가 부족해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됐는지 모르겠습니다.
한 분이라도 제 글을 읽고, 부족한 소득에 만족을 느끼며 사는 방법을 공감하셨다면
보람이 있고(특히 결혼생활을 시작하는 새댁분들)분들께는 임혜지씨가 쓴 "고등어를 금하노라"를 권해 드립니다.
제가 얘기하고자 하는 내용이 필자의 재밌고,좋은 글솜씨로 잘 정리돼 있네요.
행복하고 자족하는 하루가 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