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김장김치 담는 사람 따로 퍼주는 사람 따로.

조회수 : 2,544
작성일 : 2011-12-05 16:01:21
주말에 김장을 하고 왔습니다.
전 친정에서 매해 김장을 하고 있고
저흰 그래봤자 두식구에 회사다녀서 김치 많이 안먹어요.
2통 가져와도 일년내내 먹고도 남는데
가서 김장하고 담게 되면 3통 정도 가져옵니다.

김장하는 날 맞춰서 다들 시간 빼놓으면
모여서 김장을 하죠.
3형제가 시골에 모여서 하는데 저희 포함 두집은 경기도에 살고
한 집은 친정 바로 근처 도시 30분 거리에 삽니다.


저는 지금껏 김장 받아만 먹어본 적 없고
항상 내려가서 김장 돕고 김장비 단 얼마라도 드리고 와요.
유일한 딸 하나지만  무수리처럼 컸고 결혼해서도
시누이 노릇 한 적 없이 되려 무수리 노릇하고 살았죠.

제가 가까이 살면 친정엄마 혼자 농사 다 지으시고 힘드신데
도와드리고  김장할때 배추 절이고 씻는 가장 힘든 거라도
돕겠는데  그러지 못해요.
항상 친정엄마가 다 해놓으시면
기껏해야 우린 가서 버무리는 정도지요.
그것도 힘들다고 낑낑대니..

올핸 시간을 맞춘다고 맞췄는데 한집은 급한 일이 있어
김장은 같이 못 도우고 밤에 내려와서 김장 해놓은 거 담아가야 했고
시골집에서 가깝게 사는 집은 김장 하는 날 아침일찍 전화는 하더니
김장 다 끝나갈 무렵이 되도 오지를 않더군요.
마을 아주머니들이랑 여럿이 김장을 버무리는데 양이 많으니 좀 걸리거든요.

아침일찍 전화해서 일찍 오는 줄 알았더니 오지도 않고
전화를 하면 받지도 않고..
그러다 결국 거의 끝나갈 무렵에 와서는
허리가 아프다고 무거운거 못드네 , 김장도 못하네 어영부영 하더니
가져온 김치통 10개가 넘는 통에 꾹꾹 담아갑니다.

그것만 담아가면 그나마 낫지요.
자기들도 얼마 안먹는다면서 10통이나 담고 있네요.
얼마 안먹는다는데 그 많은 통 담아서 뭘 하는지...
옆에서 남편이(친정오빠)  뭘 그리 많이 담냐고 하니까
좀 남는거 나눠주면 어떠냐고 혼자 생색내고 있습니다.

네..
본인들 먹을 김치통은 6-8통 정도 되나봐요. 아마 그것보다 안먹을 겁니다.
그거외에 나머지 통과
김장봉투에 따로 엄청 담아 3-4꾸러미를 담고
작은 통에도 몇통 담아서
누구 주고 누구 주고..
자원봉사를 하는지 어떤 할머니를 드리고 어쩌고..
네 좋아요 좋습니다.

김장 죽어라 하는 사람 따로고
김장 김치 많다고 자기 맘껏 퍼주고 있는 사람 따로네요.

배추 농사도 잘 되어서 김장 좀 많이 했지만
많아서 여유있다고 자기가 농사 지은 것도 아니고
자기가 혼자 다 김장한 것도 아니고
어쩜 저리 당당히도 생색을 잘 내는지 신기합니다.

지금껏 그렇게 김장김치 가져갈때 단돈 얼마라도 주지 않더니
이번엔 남편이 따라와서 그랬는지 처음으로
김장비 드리라고 그것도 생색 내더군요.



IP : 112.168.xxx.6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1.12.5 4:05 PM (211.237.xxx.51)

    어쨋든 돈이라도 왕창 내놓고 가라고 하시죠..
    맨입으로 퍼갔으면 그에 해당하는 돈이라도 내라고 하세요...

  • 2. 원글
    '11.12.5 4:09 PM (112.168.xxx.63)

    10만원이라도 드렸으면 처음으로 많이 드린 걸껄요.
    친정엄마는 자식며느리한테 돈 달라고 하는 분 못되고.
    저도 참 뭐라고 하기 그래서 그냥 무시합니다.
    한 두해 겪어본 사람도 아니고..

  • 3. ...
    '11.12.5 4:13 PM (211.208.xxx.43)

    원글님은 어차피 얼마 안먹으니 사드시고,
    친정엄마 이제 김장 하시지 말라고 하세요.
    그럼 해결됩니다.

    그런데 이런 집 보면 항상 문제는 어머니..
    아들을 못 놓더라구요.
    중간에서 딸만 속터지지요..

  • 4. 원글
    '11.12.5 4:17 PM (112.168.xxx.63)

    ...님 저도 수십번 말씀드려요.
    하다못해 그냥 딱 먹을만큼만 하자고요.
    근데 농사짓는 분은 땅을 두고 그렇게 하기 힘드신 거 같아요.
    이해는 되요.
    게다가 자식이 저랑 다른 한집이면 몰라도
    4형제 먹거리를 다 대주시는 거나 다름없어요.

    자식들한테 농사지어서 먹는 거라도 사먹지 않게 해줄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냐고 그래서 더 챙겨주시죠.
    엄마가 문제라기 보단 사람 나름이더라고요.
    다른 집들은 그래도 고마워하고 감사해하는데
    저 한집..저 한사람은 당당하고 당연하게 생각하고 ...

    사람이 저런걸 누구 탓 하겠어요.. 에효.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7444 외식할 때 모르는 사람이 잠깐 돌쟁이 애 봐주면 어떠세요?? 12 궁금 2011/12/11 3,139
47443 아래 서울공대와 의대 글 보고 제 얘기 올려봅니다. 17 아이고 2011/12/11 4,639
47442 지하철사물함.. 5 나린 2011/12/11 1,351
47441 남편이 편도 수술하는데 쉬운 죽만들기좀 가르쳐주세요 6 죽 만들기 2011/12/11 2,326
47440 몸이 너무 힘들고 정신이 없을때.. 우울하네요.. 2 힘들어 2011/12/11 1,226
47439 홍콩자유여행 해보신.. 20 여행 2011/12/11 3,853
47438 남향에 살고 싶어요 6 이클립스74.. 2011/12/11 1,986
47437 칠순부모님이 이용하실 호텔 추천해주세요~ 1 푸른거북이 2011/12/11 821
47436 국고로 지은 외국인학교를 외국인이 맘대로 팔고 사고 한다...?.. 2 납세자의 분.. 2011/12/11 1,444
47435 올레 멤버쉽 8만점 이상 남은거같은데요.. 3 고민 2011/12/11 1,375
47434 온라인수강권또는 할인권 필요없는데 쓰실분 사용하세요. 2 꼭 할사람만.. 2011/12/11 1,061
47433 홍정욱에 이어 이상득 의원도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 1 2011/12/11 1,942
47432 도미노피자 50% 할인 1분 - 저도 올려요 ㅎ 9 저도 2011/12/11 1,529
47431 건국대 행정학과, 숙대 경영학과 25 선택 2011/12/11 5,270
47430 공부하기 어렵나요? 1 방송통신대학.. 2011/12/11 1,243
47429 중고등 여자아이들 스키복 브랜드 좀 알려주세요^^; 2 숯검댕이 2011/12/11 1,537
47428 예비고1 1 영어 2011/12/11 1,242
47427 고대의대 성추행 3명, "징역형은 과하다며 항소. 12월 9일재.. 6 sooge 2011/12/11 2,161
47426 한미 FTA이후 한국 식량의 무기화 1 sooge 2011/12/11 1,078
47425 지방대에 대한 인식이 이정도이니, 서울 집값은 절대로 떨어지지 .. 37 헐... 2011/12/11 5,487
47424 혼자 사시는 엄마 4 뭐가 좋을까.. 2011/12/11 2,167
47423 뿌리깊은 나무, 재미없는 분 있으신가요? 16 난 별로 2011/12/11 3,402
47422 감기예방법 좀 알려주세요. 5 감기 2011/12/11 1,373
47421 도미노피자 50% 할인 1분 9 추억만이 2011/12/11 1,464
47420 출판기념회에 초대받았는데, 어떤 선물을 가져가야할까요? 3 초대받은 자.. 2011/12/11 5,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