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친정에서 매해 김장을 하고 있고
저흰 그래봤자 두식구에 회사다녀서 김치 많이 안먹어요.
2통 가져와도 일년내내 먹고도 남는데
가서 김장하고 담게 되면 3통 정도 가져옵니다.
김장하는 날 맞춰서 다들 시간 빼놓으면
모여서 김장을 하죠.
3형제가 시골에 모여서 하는데 저희 포함 두집은 경기도에 살고
한 집은 친정 바로 근처 도시 30분 거리에 삽니다.
저는 지금껏 김장 받아만 먹어본 적 없고
항상 내려가서 김장 돕고 김장비 단 얼마라도 드리고 와요.
유일한 딸 하나지만 무수리처럼 컸고 결혼해서도
시누이 노릇 한 적 없이 되려 무수리 노릇하고 살았죠.
제가 가까이 살면 친정엄마 혼자 농사 다 지으시고 힘드신데
도와드리고 김장할때 배추 절이고 씻는 가장 힘든 거라도
돕겠는데 그러지 못해요.
항상 친정엄마가 다 해놓으시면
기껏해야 우린 가서 버무리는 정도지요.
그것도 힘들다고 낑낑대니..
올핸 시간을 맞춘다고 맞췄는데 한집은 급한 일이 있어
김장은 같이 못 도우고 밤에 내려와서 김장 해놓은 거 담아가야 했고
시골집에서 가깝게 사는 집은 김장 하는 날 아침일찍 전화는 하더니
김장 다 끝나갈 무렵이 되도 오지를 않더군요.
마을 아주머니들이랑 여럿이 김장을 버무리는데 양이 많으니 좀 걸리거든요.
아침일찍 전화해서 일찍 오는 줄 알았더니 오지도 않고
전화를 하면 받지도 않고..
그러다 결국 거의 끝나갈 무렵에 와서는
허리가 아프다고 무거운거 못드네 , 김장도 못하네 어영부영 하더니
가져온 김치통 10개가 넘는 통에 꾹꾹 담아갑니다.
그것만 담아가면 그나마 낫지요.
자기들도 얼마 안먹는다면서 10통이나 담고 있네요.
얼마 안먹는다는데 그 많은 통 담아서 뭘 하는지...
옆에서 남편이(친정오빠) 뭘 그리 많이 담냐고 하니까
좀 남는거 나눠주면 어떠냐고 혼자 생색내고 있습니다.
네..
본인들 먹을 김치통은 6-8통 정도 되나봐요. 아마 그것보다 안먹을 겁니다.
그거외에 나머지 통과
김장봉투에 따로 엄청 담아 3-4꾸러미를 담고
작은 통에도 몇통 담아서
누구 주고 누구 주고..
자원봉사를 하는지 어떤 할머니를 드리고 어쩌고..
네 좋아요 좋습니다.
김장 죽어라 하는 사람 따로고
김장 김치 많다고 자기 맘껏 퍼주고 있는 사람 따로네요.
배추 농사도 잘 되어서 김장 좀 많이 했지만
많아서 여유있다고 자기가 농사 지은 것도 아니고
자기가 혼자 다 김장한 것도 아니고
어쩜 저리 당당히도 생색을 잘 내는지 신기합니다.
지금껏 그렇게 김장김치 가져갈때 단돈 얼마라도 주지 않더니
이번엔 남편이 따라와서 그랬는지 처음으로
김장비 드리라고 그것도 생색 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