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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12월 5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세우실 조회수 : 971
작성일 : 2011-12-05 06:3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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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이란 놈을 찾으러 문경새재부터 달래강까지 숨차게 뛰어다녔다.
실용아 어딨니 실용아! 나보다 300살은 더 먹은 주목에게도 물어보고
새재를 넘는 사람들 굽어보다 일제 때, 송진 강제 공출하느라
몸에 깊은 칼을 맞은 조령 적송에게도 물어보았다.
관문에서 어묵을 파는 아저씨한테도 물어보고 백두대간에서 풍찬 노숙하기를
집인양 하던 산사람에게도 물어보았다.

달래강의 다슬기에게도, 얼음장 밑에 숨은 꺽지에게도
무르팍이나 적시고 말 수심의, 종이배나 띄웠음 적당할
강물에게도 물어보았다. 한결같이 안다는 답이 없었다.
섬진강가에서 잔뼈가 굵은 쌍칼 형님께도 물어보았다.
그 강도 댐을 막으니 물길이 탁하고 물이 줄어 옛날에 비하면 어림도 없더라고
강가의 숫염소처럼 순한 풀을 씹을 뿐이셨으나,
그의 머리에도 단단한 뿔이 돋고 있었다. 여차하면 들이받을 듯,

묵언으로 살고 흐르는 것들은 실용이니 참여니 국민이니 독재니
전에도 살았던 것들이고, 저 잡것들이 기저귀 차기 전에도
순명대로 흐르고 살았던 것들이어서 그런지
숨 가쁘게 달려가는 것들을 너그럽게 바라볼 뿐이었다.
모래톱은 어떻게 말했던가.
수백만 년 풍화를 겪으며 알알이 밀려 온 모래톱은
실용이란 놈이 모래무지처럼 제 품에 숨은 적도,
품어준 적도 없더라고 하였다.
여차하면 시멘트에 제 몸을 섞어주지 않을 듯하였다.
그래, 모래는 낱낱이 흩어짐으로 산하를 도와줘야 하리라

벙이 삼룡이도 아니고 유령이 실용實用이!
연암, 다산이 생환하신다면
곡학아세의 표본들을 수원화성 거중기에 달아 삼박 오일 간 북어처럼
말려 때려줄 놈이로다 ― 하실 것을 직감하면서
대답 없는 실용이를 찾아 부르고 불러보았다.

혹 그는 짝퉁 이순신이었던가
― 짐에게는 하루 12척의 바지선을 운송할 수 있는 운하가 필요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업자들과 토호들의 이익과 정권유지를 위하여
능히 반대를 위한 반대를 물리칠 수 있습니다 ―

졸지에 물리쳐야 할 왜적인양 오인 표적된 우리는
실용이를 찾아 족치러 날밤을 새며 쫓아다녔으나 빌어먹을
탄금대에 빠져죽었는지 남한강에 쓸려갔는지 찾을 수 없었다.

단언컨대 아무리 실용적으로 실리적으로 생각해봐도
실용이는 들어간 만큼 돈을 되돌려줄 자도,
만인을 강물에 띄워 평온히 유람시킬 자도,
물이 썩으면 그 모든 강물을 갈아줄 자도,
똥물을 더불어 마셔줄 자도 아니었으며,
국내산 생수가 떨어지면 에비앙 생수, 바이칼 호수를 공수해 들이킬 자들,
그리하여 실용이는 이 나라 이 산하가 제 것이 아닌 것들.
내가 얼핏 본 실용이는 전봇대 뽑힌 자리에 여전히 전봇대가 있는 줄 알고
개발―을 높이 들어 조건반사 하듯 오줌이나 갈기는 것들.

자신의 멀쩡한 내장을 스스로 파헤쳐 건강하게 살아가는 제 몸이 어디 있단 말인가!
고작 20년도 못 살 인간의 망상을 비웃으며 강물은 흘러가고
은유가 아니라 직설로 직설로 욕지기를 뱉으며 흘러가고
서정과 정치는 딴 몸이 아니라 꾸짖으며 흘러가고
눈 털어낸 솔잎은 더욱 푸르게 허공을 찔렀다.
그리하여 강물은 곡선이었고 비명은 직설이었다.


   - 문동만, ≪직설의 강물 ― 실용實用이를 찾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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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운하(이름만 바뀐) 반대와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시인 203인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에서 발췌했습니다.

 

 

 

 

 
2011년 12월 3일 경향그림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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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3일 경향장도리
[요기까지 화백 휴가!]

2011년 12월 3일 한겨레
http://img.hani.co.kr/imgdb/resize/2011/1203/132282417457_20111203.JPG

2011년 12월 3일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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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3일 서울신문
http://www.seoul.co.kr/cartoon/manpyung/2011/12/20111203.jpg

 


 
 
2011년 12월 5일 경향그림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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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5일 경향장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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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5일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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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5일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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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5일 서울신문
http://www.seoul.co.kr/cartoon/manpyung/2011/12/20111205.jpg

 

 

 

 

 

개인적으로는 언제부턴가 이런 일들이 당연하게 일어나는 게 신기한 걸 넘어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데도 생각보다 조용하게 그러려니 하고 넘어간다는 게 더 신기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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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배, 민중은 물이다. 물은 큰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엎기도 한다.
                                                                                                                                                        - 순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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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202.76.xxx.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스피린20알
    '11.12.5 9:26 AM (112.217.xxx.226) - 삭제된댓글

    엄훠- 경향 장도리 화백님! 돌아오셨군요..
    걱정했었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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